역사 그리고 핏빛 향기

낭만적인 대왕의 꿈

By  | 2013년 4월 6일 | 
지난주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상당히 낭만적인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먼저 김춘추가 당의 고구려 정벌을 말리는 장면. 삼한의 평화를 위해 당의 고구려 정벌을 김춘추가 말렸다는 설정이다. 물론 실제 역사에서 벌어지는 것은 고사하고 떠올리기조차 곤란한 발상이다. 또 한가지는 의자왕의 변덕. 몇주 전만 해도 삼한의 평화를 위해 김춘추가 필요하다며, 그를 죽여야 한다던 신하들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며 일갈하던 의자왕. 지난주에는 다시 김춘추가 이번에는 서라벌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다시 김춘추 죽이기에 나섰다. 당 황제가 김춘추의 인품에 반해서 ‘고구려를 침공하지 말아달라’는 식의 요구를 들어주는 장면도 드라마적 낭만의 사례. 작가는 이런 변덕이 역사를 움직였던 동력이라고 보는 모양이지만, 이건 작가의

종편 일부 유현진 등판경기 기사 유감

By  | 2013년 4월 4일 | 
어제 오랜만에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의 등판을 볼 기회가 있었다. 만사 제끼고 이 경기를 봤는데, 나름대로 호투했던 것 같은데... 안타를 많이 맞았다고는 하지만 사사구를 내주지 않았고, 10안타도 산발시키고, 위기마다 병살타를 유도해 6.1이닝 1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이뤄내지 않았나. 생소한 빅리그에서 첫 등판 치고는 제법 잘 던졌다고 평가해 줄 법도 하건만. 경기가 끝난 직후, TV 조선 등에서는 배너 기사에 ‘호된 신고식’, 이라는 식으로 내보냈다. 이것만 보면 엄청 못던 질 줄 알 것이다. 어느 기사에서는 10안타에 3실점만을 강조했다. 3실점이라고는 하지만 7회의 2실점은 수비수의 실책으로 진루한 주자가 실책으로 들어온 건데, 그래서 자책점으로도 인정되지 않은 건데, 굳이 유현진의 실점인 것처

성질대로 살았던 인물들-드라마 대왕의 꿈

By  | 2013년 4월 20일 | 
드라마니까 이런 식으로 등장인물의 기개를 표현하고 싶어 그랬겠지만.... 지난주 드라마 대왕의 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깔을 부린다. 연개소문을 만난 계백부터. 계백이 고구려의 도움을 얻으려 연개소문을 만났다는 게 드라마의 설정인데, 이 자리에서 계백은 정변을 일으켜 왕을 쫓아내고 정권을 잡은 연개소문을 나무란다. 드라마에서야 연개소문이 이해를 하고 넘어 갔지만, 설마 드라마 보고 현실에서도 외교 그렇게 할 청소년이 나오면 큰일 난다. 소정방이 무례하게 군다고 칼을 뽑아든 김유신도 그렇고. 연합작전을 하러 온 동맹국 장수에게 아무 때나 칼 뽑아드는 짓도 배울만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날 흥수가 조정에서 나당연합군의 침공에

계백이 김춘추를 구출했다?-드라마 대왕의 꿈

By  | 2013년 3월 3일 | 
어제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계백이 왜의 자객에게서 김춘추를 구출하는 장면이 나왔다. 물론 실제 역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드라마의 논리로만 보아도 계백이 김춘추를 구해주는 논리는 좀 무리가 될 것 같다. 드라마의 설정대로라면 계백은 김춘추를 살려서 사비성으로 데려가려고 자객으로부터 구해주었다고 한다. 계백은 그게 의자왕의 뜻이라고 믿는단다. 그런데 그 자객은 누가 보냈겠나. 드라마 설정대로라면 흥수의 사주를 받은 소가노 이루카가 보냈다는 얘기가 되는데. 계백은 남의 나라에 와서 자기 나라 사신의 사주를 받고 움직인 왜국 사람을 마음대로 죽여도 된다고 믿었다는 얘기가 된다. 흥수 역시 이상한 사람이 된다. 흥수는 그러면서도 휘하의 계백에게 아무런 시사도 해주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여 김춘추를 구해주도

낭만적인 의자왕?

By  | 2013년 3월 17일 | 
어제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는 왜에서 돌아오던 김춘추가 계백에게 사로잡혀 사비로 끌려오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물론 실제 역사에는 이런 얘기 없다는 점, 두말하면 잔소리고. 역사적 사실이야 가볍게 무시하는 게 드라마 작가들의 특권(?)이라 할 수 있으니 일단 제껴두고. 사실이야 어쨌건 여기서 주인공인 김춘추가 죽으면 안되니 이렇게 끌려갔던 김춘추는 어떻게든 살아서 신라도 돌아가야 할 상황이 되었다. 여기서 제작진이 선택한 해법은 이렇다. 김춘추가 사비로 잡혀갔다는 사실을 알아낸 선덕여왕은 후계자로 책봉된 승만을 사절로 보냈고, 의자왕은 그 성의에 감복했다. 그래서 이렇게 신망받는 김춘추를 죽이면 백제 왕실의 권위가 추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제 신료들이 김춘추를 포로 천명과 바꾸는 조건으로 돌려보내는 건 안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