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그리고 핏빛 향기

드라마 징비록 - 역사 왜곡이 당분간 좀 심할 듯

By  | 2015년 2월 21일 | 
전작인 정도전이 비교적 역사적 사실에 충실했던 편이라, 이번 징비록 역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인 듯한데... 이 드라마가 첫방부터 조금은 그런 기대를 저버린 것 같더니, 당분간은 재미와 함께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어렵게 만드는 듯하다. 대왕의 꿈 정도로 황당한 수준을 아니지만, 그래도 일부 역사적 사실에는 왜곡이 좀 있다. 드라마에 너무 빠지다 보면, 여기 나오는 내용 속사정도 모르고 진짜 역사로 생각하기 십상인 듯해서...먼저 역사적 사실과 다른 한 장면부터. 기축옥사 때 유성룡이 자청해서 국문장에 나가는 장면은 좀 심한 픽션이다. 기축옥사 때 유성룡이 이런 일을 했다는 기록은 본 적이 없다. 이런 다시 강조하지만 유성룡의 실제 캐릭터는 나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이

징비록 3회분 – 좀 무리한 설정

By  | 2015년 2월 22일 | 
그건 님이 하실 소리가 아닐텐데? 단순한 드라마 관련 단순 사실 확인에까지 이런 글을 올린 작자글을 이렇게 추천하는 존재가 많은 것을 보면 여기도 참. 우 하긴 공권력 비호 받는 것 같으니, 그거 믿고 이렇게까지 해야겠지. 아직 좀비 바이러스는 맹위를 떨치는 군 관련된 컨텐츠를 집필했던 인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아야 할 입장이 되었다. 그런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전작 정도전에 비해 확실히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증 충실 정도는 많이 떨어진다. 여기에 좀 무리한 설정까지 겹친 듯. 왜구들에게 자기가 손죽도 침략시켰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눈 뽑고 혀 잘랐다 하더니, 정작 주동자인 사화동은 예외로 했다는 설정은 뭔지? 이렇게 하는 바람에 사화동이 입을 놀려 비격진천뢰 기밀을 입

징비록 4편 – 좀 무리한 설정들

By  | 2015년 2월 28일 | 
전작인 정도전에 비해 조금 무리한 설정들이 보이는데, 한번 시작했으니 내친 걸음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사극은 어차피 픽션이라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지만 KBS 그것도 1TV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다보니, 여기 나오는 게 진실이고 사료와 당시의 역사적 사정을 말하는 게 오히려 헛소리로 몰리는 실정이 되었다. 특히 필자에게 관련된 컨텐츠를 의뢰한 기획자 분이 의심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악착같이 밝혀야 할 사정이 되었다. 이번에는 간단한 것부터. 이번 회차 초반부터 유성룡이 왕에게 기축옥사를 뒤에서 조종했느냐고 묻는 장면이 있었다. 그러자 선조가 ‘권력욕에 사로 잡혀 신하들을 도륙했느냐고 묻는 것이냐’고 반문했고, 류성룡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장면. 당시 시대상황에서 좀 무리한 설정인

징비록 – 통신사 관련 문제

By  | 2015년 3월 1일 | 
어제 세자 책봉 문제에 대한 묘사는 예고한 대로 진행된 것 같으니, 이번에는 통신사와 관련되어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것들을 잠깐 보겠다. 이 드라마에서 묘사된 통신사들 중, 허성과 김성일의 관계도 좀 고증이 부족한 듯. 지위는 부사와 서장관이지만, 동문수학한 사이이고 허성의 연배가 높아서 함부로 하대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묘사한 이유는 쉽게 짐작이 된다. 이들의 관계를 곧이 곧대로 묘사하다 보면, 이 두사람은 동문수학에 당색까지 같았음에도 심한 갈등을 겪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김성일의 문집 등에 나타나 있는 바로는 당색이 다른 황윤길보다 허성이 더 김성일의 무리를 제지하려 했고, 그래서 갈등이 심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김성일이 허성을 부하로 하대했던 것처럼 묘사되니, 당연히 동동한

역사 그날 - 속 없는 소리들

By  | 2014년 7월 13일 | 
하도 다른 시대 무시하는 것 같아서 평소 잘 보지 않는 프로그램인데, 어제는 특이하게 고대사 주제인 불국사를 다루기에 호기심에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봤다. 그런데 혹시는 역시나로... 이 프로그램이 말만 교양이지, 교양 다운 정보를 주지 않는 건 한두번만 봐도 알겠지만, 그래도 좀 심한 것 같다. 이날 불국사를 창건한 시기가 신라의 전성기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건 그렇다 치겠는데.. 문제는 이 시기를 칭송하다 보니, 신병주 교수가 농담조로 ‘신라 시대에 태어났어야 했다’는 식의 발언이 나왔다. 이 시기 그만큼 화려한 문화가 있었다는 뜻인 건 알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상황을 호도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신라 진골 귀족들이 휘황찬란하게 금으로 장식한 집에서 살고, 비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