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그리고 핏빛 향기

종영된 대왕의 꿈-그다지 성공작은 아닌 듯

By  | 2013년 6월 10일 | 
어제 KBS의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이 종영을 맞았다. 시청율이나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아 70회로 종영하기로 했다는 말이 들렸다. 마지막까지 나당동맹의 신의 운운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점철하는 걸 보니 좋은 평판을 기대하기에는 작품 자체의 한계가 너무 컸던 것 같고. 마지막 방영분까지 신라가 당에 보낸 국서 내용을 터무니 없이 과장해서 보낸 건 역사 왜곡에 가깝다. 이 내용 삼국사기에 그대로 나와 있는데, 너무 길어서 포스팅 하기는 곤란한 것 같다. 사실 당시 당이라는 제국에게 신라 같은 나라와 ‘동등한 동맹’같은 개념은 없었을 텐데, 친당 반당이라는 구도에 꽂혀 있는 작가가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는 걸 기대하는 게 무리였다는 게 자문해준 분의 전언이다. 기벌포 전투에서 당파 전법 운운하는 것도 임진왜란

김유신이 복신과 협력해서 왕문도를 죽였다? - 드라마 대왕의 꿈

By  | 2013년 5월 12일 | 
어제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당에서 웅진도독으로 파견된 왕문도를 백제 부흥군 지도자 복신이 기습하는 장면이 나왔다. 물론 이 자체도 삼국사기 등의 기록과는 다르다. 당나라 황제가 좌위중랑장(左衛中郞將) 왕문도(王文度)를 보내 웅진도독(熊津都督)으로 삼았다. 28일에 [왕문도가] 삼년산성(三年山城)에 이르러 조서를 전달하였는데, 문도는 동쪽을 향하여 서고 대왕은 서쪽을 향하여 섰다. 칙명을 전한 후 문도가 당 황제의 예물을 왕에게 주려고 하다가 갑자기 병이 나서 곧바로 죽었으므로, 그를 따라 온 사람이 대신하여 일을 마쳤다. 물론 드라마에서야 실제 역사에 별 관심이 없으니 그러려니 해야겠지만, 그래도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은 남았다. 왕문도가 백제 군사에게 둘러싸여 위기에 몰렸을 때, 김유신이 군사를 끌고

Samarakand 행 2

By  | 2013년 8월 27일 | 
사주지로(絲綢之路)의 서역 중심지인 Samarkant는 여러 왕조와 민족이 스쳐간 파란만장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알렉산더 대제, 장건(張騫), 무쉴림, 징기스칸, 티무르... 세계사의 중심을 흔들던 곳에 왔다는 감회는 크지만 그런 역사를 뇌리에서 떠내 보내면 어디 가나 사람 사는 데는 비슷한 것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은 여행에 익숙해진 노인이 되어버려서일까? Samarkant도 Bukhara와 마찬가지로 볼만한 것이 남아있는 것은 주로 티무르 대제 때부터 건설된 모스크(寺院)와 마드라사 건축물들이었다. 이런 모슬렘 건축양식은 라호르(모슬렘 학교), 케이루앙, 알람부라 등 이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많이 보아 왔지만 내가 문외한이라 그런지 지역별, 시대별로 유형을 찾기가 힘든다. 중앙 광장에

드라마 잡담

By  | 2013년 8월 14일 | 
웃고 지나갈 문제지만... 어제 드라마 후아유에서 양시온이 산장에서 피습당했을 때 차건우가 찾아나서는 장면이 좀 거시기하게 처리된 듯. 차건우가 무전기를 통해 피습상황을 의심했으니, 정상적인 경찰이라면 자위에 있는 동료들에 비상상황 알리고 같이 찾아나서는 게 정상일 것. 그런데 '지금 네가 가면 반칙'이라는 소리 듣고도 '마음대로 하라'며 혼자 나서는 걸 뭘까? 드라마 전개 상 두사람의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혼자 찾아나서는 것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을 듯하지만. 설마 이런 거 보고 진짜로 따라하는 경찰은 없겠지만. 보통 사람들도 냉정하게 처리할 상황에서 드라마에서 본데로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안될테니 그냥...

Samarakand

By  | 2013년 8월 12일 | 
전부터 한 번 와 보고 싶었던 사마르칸트에 오게 된 것이 감격스럽다.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고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Bukhara 발 8시 5분 기차를 타고 세 시간을 달려 11시 10분 거의 정시에 사마르칸트에 도착하는 대로 레기스탄 광장, 마드레세 등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는 러시아 계 현지인 60세의 바렌무하 에로바(Barenmuha eroba)가 러시아어로 설명하고 베기가 우리말 통역을 하고 다녔다. 이 여인은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이곳에 왔을 때 안내를 할 정도로 우수한 안내자라고 한다. 영어도 잘 하고 역사지식도 상당한 사람인데 나이 때문에 베기처럼 관광안내 일도 안정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어려움을 쉬는 시간에 나한테 털어놓았다.이 도시의 유일한 한식당이라는 “식후경”의 음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