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이란 모름지기 힘좋은 토종 암닭을 잡아서 시간을 들여서 푹푹 제맛이다. 동민씨와 쟈닐이 먼저 숙소에 도착하여 백숙을 주문해놓기로 한다. 그럼, 하고 발걸음을 돌리자 마자 두사람은 순식간에 굽이를 넘어갔다. 내가 아무리 애를쓰고 노력했고 동민씨가 뭐라고 공치사를 했든 그들은 결국 내가 없었다면 훨씬더 빠르게 트레킹을 완주할수 있던 사람들이었다. 사라져 가는 두사람의 모습을 보며 미안하기도하고 고맙기도 한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맘편히 느림보가 되었다. 늦게 도착할 수록 백숙은 더욱 진국일테다- 나는 질질 발을 끌었고, 게으르던 경이는 비틀어진 발목을 제대로 편 카이져 소제처럼 뚜벅뚜벅 나를 버리고 가버렸다. 점점 어두워지는 산길에 혼자 있을수 없으니 경이 뒷꽁무리를 쫒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