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러진 가족을 건드는 영화는 손쉽게 눈물을 동반한다. 흩어진 가족을 모으는 카드로는 보통 가족의 죽음이 사용된다. 행복을 담보로 평생을 이자로 갚은 엄마에게 시한부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몹쓸 자식과 무책임한 남편으로 인해 엄마의 고독함이 더해질수록 슬픔은 배가된다. <봄, 눈>은 이렇게 새로울 것 없는 소재들을 끌어다 모은 집합체다. 이 가족드라마 돌림 노래 속에서도 조화보다는 불협화음을 연주한다. 윤석화의 24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던 만큼 <봄, 눈>은 배우 윤석화를 위한 장을 펼쳤다. 사업실패 후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놀고먹는 남편(이경영), 얼굴 맞대면 찌푸리기 바쁜 딸(심이영), 회사일로 만나기 힘든 아들(임지규), 그 속에서 순옥(윤석화)은 생활비 궁리에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