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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업 4 : 레볼루션> 댄스액션 하이브리드

By  | 2012년 9월 14일 | 
<스텝업 4 : 레볼루션> 댄스액션 하이브리드
플래시몹의 끝판왕 ★★★☆☆ 10분의 희열, 88분의 안이함 댄스에서는 탄성이, 드라마에서는 하품이 <스텝업>은 21세기에 살아남은 댄스영화 시리즈다. 21세기로 말할 것 같으면, <아바타>가 있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있는 세계다. 사람의 춤사위보다는 CG가 우세한 21세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텝업>은 선택을 했다. 댄스영화라는 고전적인 프레임을 21세기에도 통하는 시리즈로 전환시키는 것은 역시나 볼거리다. <페임> <더티 댄싱> <플래시 댄스> 등의 댄스영화들이 춤사위의 절정에서 빚어내는 감동 따위는 애초에 관심이 없다. <스텝업>은 비보잉이나 힙합으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와 발레라는 클래식의 콜라보레이션을 이

이토록 고단한 소년의 성장_<시스터> 단평

By  | 2012년 9월 14일 | 
이토록 고단한 소년의 성장_<시스터> 단평
소년은 살기 위해 훔친다. 언덕 위 고급 리조트에 비치된 스키, 겨울 파카, 장갑은 모두 열두 살 소년 시몽의 생계와 맞닿아있다. 하나뿐인 누나는 BMW나 벤츠를 타고 나가 집에 안 들어오기 일쑤다. 서늘한 알프스 공기 사이로 소년은 바쁘게 움직인다. 겨울이 끝나고 스키장이 폐장하면 소년의 생계는 위협받는다. 따뜻한 봄이 오히려 삶의 위기로 치환되는 것은 놀라운 아이러니다. 영화는 가족과 계급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묵묵히 이야기를 풀어낸다. 언덕 위 고급 리조트와 언덕 아래 소년의 아파트는 계층을 시각화한다. 위르실라 메이에의 두 번째 영화 <시스터>는 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탄 소년>을 떠오르게 한다. 부모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고 홀로 자라는 소년에게 삶이란 얼마나 가혹한가. 거칠고

<벨아미> 옴므파탈은 거들 뿐

By  | 2012년 9월 14일 | 
<벨아미> 옴므파탈은 거들 뿐
크리스티나 리치의 귀환 ★★★☆☆ 고급 막장 드라마 스토리의 원조 로버튼 패틴슨의 거품이 빠질 때가 왔다 자연주의보다는 여성주의에 힘이 실린 영화 1890년 파리는 향락의 도시다. 너도 나도 부를 찾아 부나비처럼 파리로 모여든다. 거리의 여인들까지도 어렵지 않게 돈다발을 거머쥐는 그 곳으로 퇴역 군인 조르주 뒤루아(로버트 패틴슨) 또한 찾아온다. 알제리 전선을 뒤로하고 스며든 파리의 생활이란 값비싼 턱시도, 고급 구두,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질 줄 알았지만, 현실은 꿈과 다르다. 매달 말이 되면 쥐꼬리만한 월급도 바닥나고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는 단칸방을 나와 끼니 대신 밤 산책으로 주린 배를 달랜다. 하지만 행운이란 스치듯 찾아오는 법이다. 조르주 뒤루아는 우연히 만난 군인 동료 포레스티에(필립 글레니스

속물근성 칸타빌레_<대학살의 신> 단평

By  | 2012년 9월 14일 | 
속물근성 칸타빌레_<대학살의 신> 단평
11살 재커리가 막대기를 휘둘러 이턴의 앞니 두 개가 부러진다. ‘우리는 교양인답게 원만하게 합의를 보고 깔끔하게 갈등을 처리한다’는 암묵적인 합의 하에 부모들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계획대로 교양인의 면모를 드러내면서 일단락됐다면 모두가 행복했겠지만, 대화는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대학살의 신>은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다. 야스미나 레자의 동명 연극이 로만 폴란스키의 손으로 영화화되면서 이 치졸한 어른 싸움에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로스토퍼 왈츠, 존 C.라일리라는 대배우들이 동참했다. 단 네 명의 등장인물은 미국 중상류층의 속물근성을 대표한다. 페넬로피(조디 포스터)는 아프리카 난민구호에 열성이지만 정작 남편 마이클(존 C.라일리)이 햄

잔혹'후까시'하드코어물_<차가운 열대어> 단평

By  | 2012년 9월 14일 | 
잔혹'후까시'하드코어물_<차가운 열대어> 단평
먼저 심호흡부터 하자. <차가운 열대어>는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사건으로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실화를 모티프로 했다. 거슬리는 손님을 독살한 뒤 토막 살해했던 사건은 그대로 피와 살이 튀는 고어영화가 됐다. 국도 도로변에서 작은 열대어 가게를 운영하는 남자 무라타에게 어느 날 샤모토 부부가 다가온다. 재혼한 젊은 아내와 반항기 가득한 딸 사이에서 위태롭게 가족을 지탱하던 남자는 사교성 좋은 무라타와 가까워진다. 문제는 이 호기로운 남자가 58명의 시체를 토막 낸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이다. <자살클럽>, <노리코의 식탁> 등을 연출한 소노 시온 감독은 과격한 폭력과 섹스로 한 편의 하드코어 오페라를 연주한다. 영화의 폭력묘사는 끔찍한 고어에 가깝다. 소노 시온은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