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건나혼자

필라델피아 감옥박물관

By  | 2016년 9월 28일 | 
필라델피아 감옥박물관
기차 타고는 처음이라 들떴는데 밤새 비가 내리더니 아침에는 물안개가 내 얼굴을 적셨다. 하늘은 검고 기차문은 부산행 생각만 나게 하고...ㄷㄷ 도착했더니 역 앞에 녹조라떼. 아 감옥가기 좋은 날이다.리프트(Lyft)라는 택시앱을 이용해 이스턴스테이트 교도소(Eastern State Penitentiary)에 도착했다. 필라델피아는 벌써 다섯번째라 좀 색다른 걸 해보자고 고른 거였다. 아내 입장에선 남편이랑 단둘이 떠난 기차여행의 첫행선지가 감옥...허허허. 내가 잘못했습니다. 1971년까지 실제 교도소로 사용된던 곳인데, 입구에서 고개를 들어보니 왠 가고일이 환영의 손짓을 하며 그렇게 심각하기만 하지는 않다고 알려주었다. 과연, 낡은 벽과 침침한 조명의 통로를 따라 매표소까지 들어갔더니 뜻밖의 행운이 기다리

아가씨(2016) 여자들이 압승하는 이야기

By  | 2016년 10월 17일 | 
한줄요약: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여자를 욕구충족의 도구로만 여기는 남자 두 명과 그 둘을 서로 싸우게 만들고 자신들은 자유를 찾아가는 영리한 여자 두 명의 이야기다. 이하 대량스포. 코우즈키는 집안의 독재자다. 일본군에게 빌붙어 권력의 맛을 본 그는 능동적으로 창씨개명을 하고 일본가문에 들어간다. 그러나 피지배계급의 매국노를 받아주는 집안이 명망이 높을리도 없거니와 코우즈키 본인이 유능한 것도 아니다. 갈곳 없는 그의 삶은 색의 탐닉으로 빠져든다. 그는 색정소설과 춘화를 수집하고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을 불러모아 (어지간히도 점잖게 빼입고들 나타난다) 야설낭독회를 연다. 낭독자는 주최자의 아내다. 아내는 모르는 남자들 앞에서 수치심도 잊고 눈부신 조명 아래 포르노성우가 된다. 그녀는 청자의 상상력과

필라델피아 여기저기

By  | 2016년 10월 1일 | 
필라델피아 여기저기
록키동상. 영화에서 록키가 계단을 오르내리며 훈련했던 미술관에 설치돼 있다.러브조각상. 필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인데 뉴욕에도 있긴 있음. 있는줄도 몰랐던 전망대에 올라갔더니 왠 공부 잘하게 생긴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사진 찍고 돈 많이 벌게 해달라고 기도함.전망이 나쁜 건 아닌데 노을이 어이없을 정도로 밋밋해서 큰 감동은 없었다. 이 다음날은 울긋불긋 난리도 아니었음. 아아 타이밍이여.동물원에선 기구를 띄워놓고 1인당 12달러씩 받고 있었다. 솔직히 땡겼는데 어쩌다보니 패스.서로 꼬리를 휘감고 있떤 귀여운 원숭이들오늘따라 활발히 걸어댕기던 호랑귀한 갈라파고스 거북. 전에 갔을 땐 완전 귀여운 새끼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못 봤다.엄마고릴라 배위에서 자고 있는 아기고릴라. 8월 26일에 태어났

토론토 관광은 시티패스와 함께

By  | 2016년 10월 16일 | 
토론토 관광은 시티패스와 함께
시티패스는 시내유명관광지의 입장권을 한데 묶어 40%이상 저렴하게 파는 할인권이다. 북미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팔고 있고 필수관광코스를 망라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12년 전에도 이번에도 구입한 토론토의 시티패스로 아래와 같은 곳에 다녀왔다. 1. 온타리오 왕립박물관 미술품과 자연사전시물을 골고루 갖춰 가족단위로 오는 방문객이 많다. 작게나마 한국관도 마련돼 있었다. 위사진은 정선이 그림을 그린 부채. 기간한정으로 여는 특별전에는 입장권에 포함된 것과 별도요금이 붙는 것이 나뉘어져있다. 2. 까사 로마 최소 500년 전에 지은 성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20세기초에 잘나가던 금융가가 저택으로 세운 것이란다. 내부에서는 군사관련 전시물과 100년 전의 모습을 유지한 방 등을 볼 수 있고 옥상으로

도핑으로 가장 많은 메달을 박탈당한 나라

By  | 2016년 8월 15일 | 
약물복용으로 16개월 자격정지를 당했던 러시아의 율리아 에피모바를 미국의 릴리 킹이 있는 힘껏 디스해 화제가 됐다. 여기에 펠프스 선생이 피처링를 더해 판을 벌렸다. 국가주도하에 조직적으로 도핑을 해온 것으로 드러난 러시아는 약물적발로 박탈당한 올림픽메달이 총 12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2016년 6월 기준). 회수된 메달은 차승위선수에게 주어지는데 러시아는 이렇게 회복한 메달수도 12개로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응? 아직 소치메달은 안 털었으니 곧 균형을 깨질 것 같다. 반대로 가장 많은 메달을 회복한 나라는 릴리 킹과 펠프스의 조국, 미합중국이다. 총 13개의 메달을 되찾았으니 약쟁이들에게 화를 낼만도 하다...만, 사실은 반납한 것도 11개로 러시아에 이어 2등이다. 이중에 마이클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