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항상 개연성을 생각했다. 왜 그렇게 했을까 라는 점을 나는 꼭 짚고 넘어가야하나보다. 그래서 나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의 여행에는 쉽게 동요될 수 없었다. 그렇게 전화를 신경쓰는 사람이 대체 왜?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다. 이유를 생각하지 말라고, 사는 건 그런거라고, 하나하나 꼬치꼬치 따지고 들기엔 인생이란 비논리적인 일 투성이라고, 말이다. 어떤 강렬한 의미나 기타 교훈을 주는 영화는 아니다. 그저 잔잔한 물결에 올라타, 러닝타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자신 나름의 비정형화된 결론에 도달하는 그런 영화다. 국산 김치들에게는 다소 정서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만한 껀수가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는 영화고 그들은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