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의화요일밤

14시간 연착과 항공사의 대처

By  | 2017년 7월 6일 | 
오전 10시 하와이 가는 비행기가 자정으로 밀렸다. 기체점검 중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부품을 주문해야 하고, 수령한 시점부터 교체까지 최소 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 시간'이란 명확한 기한에 귀가 쏠린 우리는 주문에서 배달, 수령에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했다. 그래서 40여 분이 지나 다시 나온 직원이 부득이하게 열네 시간 연착하게 됐으니 집에들 돌아가시라 했을 때 난 내 귓구멍 어디에 구멍이 또 나서 헛것이 들리는 줄 알았다. 공항에 비행기가 없어서 승객을 돌려보내다니 대체 뭔 소리요? 비행기는 있었다. 다만 부품수급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어 교체까지 하고 떴다간 한창 날아가는 도중에 승무원과 기장의 근로시간한도를 초과하고 만다. 그러니 지금 출발지에서 규정대로 10시간의 휴식을 주고 그들이

하와이 01 - 식탁 위의 도마뱀

By  | 2017년 7월 9일 | 
하와이 01 - 식탁 위의 도마뱀
다섯이서 야외테이블에 둘러앉아 새우구이를 먹던 중 갑자기 아내가 흐빙귥! 이라고 받아적기 어려운 비명을 내지르며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새우한테 멱살이라도 잡혔나 했더니 아무 이상 없었다. 전원이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자 아내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물통을 가리켰다. 뭔가 하고 잘 봤더니물통 옆에 도마뱀 대가리-_-+ 고개는 도리도리 갈라진 혓바닥은 날름날름.아내가 자리에서 완전히 이탈하고 나머지 넷 중의 셋이 황급히 카메라를 꺼내니까 얘도 무대로 올라왔다.작고 귀엽네요.콘크리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열대생명체와의 만남, 0.1초가 소중했다. 탁자의 갈라진 틈 사이에 들어갔다가 이따금씩 식탁 상하단으로 고개를 내미는 녀석을 눈과 렌즈로 쉬지 않고 따라다녔다. 그제서야 탁자 반대쪽 끝에 앉았던 카메라 안 꺼낸 일행

프렌즈 아파트

By  | 2017년 4월 30일 | 
프렌즈 아파트
미드 프렌즈에서 주인공들이 사는 아파트 건물. 작중 설정대로 웨스트빌리지에 있다. Grove Street와 Bedford Street의 교차점이고 지금도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집값에 영향을 주는지는 미지수.

아내의 맥북을 뜯었다

By  | 2017년 5월 7일 | 
아내의 맥북을 뜯었다
오래토록 기다린 탐포포의 크라이테리언 버전이 도착, 기왕 처음 트는 거 좋은 화면으로 보겠다며 아내의 맥북에 DVD를 넣었다가 고대로 먹혔다. 디스크는 분명히 들어갔는데 인식이 안 됐고, 인식이 안 되니 꺼내기버튼을 눌러도 소용이 없었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누가 음식영화 아닐랄까봐 컴퓨터가 디스크를 통째로 삼켰단 말인가. 구글을 뒤져서 나온 갖가지 해결책을 다 동원해도 요지부동이었다. 아내 말로는 드라이브가 전부터 약간 이상하긴 했다기에 어쩔 수 없이 애플스토어에 가져가기로 했다. 녹색반팔 유니폼의 직원께서는 투입구에 달린 스위치가 고장나서 드라이브 전체를 교체해야 하며 비용은 191달러라고 안내해줬다. 아따 비싸네. 그건 됐으니 안에 박힌 DVD만 꺼내주면 안 되나요? 무슨 DVD? 영화 DVD.

로건 / 겟 아웃 / 덩케르크

By  | 2017년 8월 14일 | 
전부 스포일러. 로건 - 가장 정치적인 히어로영화 현직 미국대통령 T씨에 대한 헐리우드의 반감이 전면적으로 드러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직후여서 더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좋은사람 다 죽고 정의가 사라진 바람에 불법이민자들에게 조차 피해가는 땅으로 전락한 2029년 미국에서 최후의 양심 로건이 새로운 시대를 열 젊은 세대가 무사히 캐나다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 제약회사가 말 그대로 만들어낸 어린 뮤턴트들, 제약회사와 결탁하고 어린이들을 무기화하려는 사립용병대, 입으로만 싸우는 용병대장 도널드, 죽어가는 아군 지도자 등등 정치적으로 보기 딱 좋은 요소들이 영화에 가득하다. 그런 걸 감안하면 도널드가 어린이 전사들의 다양한 초능력을 골고루 맛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