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의화요일밤

택시운전사/악녀/옥자

By  | 2017년 9월 12일 | 
택시운전사 영화의 큰 줄기는 마찬가지로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던 변호인과 같다. 공부 대신 데모나 해싸는 대학생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기성세대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싸움에 동참하고 나아가 최전선까지 밀고 가는 이야기다. 역시 변호인과 마찬가지로 약자들이 조직적인 국가의 폭력 앞에 도리 없이 쓰러지는 모습은 정말 보고 있기 괴로웠다. 어떨게 될 지 다 알면서도 그랬다. 모두가 지적하는 후반의 택시추격전은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하는 광주시민들의 염원과 희생정신을 상징화했다고 받아들였다. 물론 가차없이 잘라서 변기물에 내려버리는 게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 장면에 크게 정신을 빼기지 않은 건 다 박중사 덕분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꽤 많은 이들이 이 마지막 검문장면을 명장면으로 꼽는다. 긴장감이 최고

수퍼패미컴 클래식을 샀다. 힘들었다.

By  | 2017년 11월 3일 | 
수퍼패미컴 클래식을 샀다. 힘들었다.
밖에서 90분안에서 20분 기다렸다. 발매일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하고 파는곳은 사실상 여기 뉴욕 닌텐도월드 뿐이라 오지게 줄을 서야 한다. 비바람이 몰아친 지난 일요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고. 지금은 그나마 나아진 편이라 판매시간 30분 전에 도착해도 무난히 구입하는 분위기다. 손목에 채워줬다던 구매권도 오늘은 나눠주지 않았다. 허나 판매를 개시한 후에도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수백 명이 몰리는데 캐셔는 세 명 뿐이고 되팔이방지를 위한 신분증검사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일인당 한 대만 구입할 수 있고 올해 산 사람이 하나를 더 사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닌텐도 측에서도 내년까지 계속 생산할 거니까 절대 정가 이상의 가격을 주고 사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앞

관광지로서의 서울

By  | 2018년 5월 25일 | 
관광지로서의 서울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레블 2016년 12월/2017년 1월호에 실린 서울. 총 21개의 도시를 선정해 문화, 자연, 도시로 분류해 각각 최고의 목적지를 선정했다. 지중해의 조세피난처 몰타가 문화, 캐나다의 밴프가 자연, 서울이 도시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케이팝, IT인프라, 세련되고 힙한 도시문화, 음식, 화장품 등이 외신에 소개되는 대표적인 서울의 매력들이다. 계간지 론리플래닛 이번호에 실린 홍대주변의 광광지. 내가 아는 15, 20년 전의 홍대는 만화총판점+클럽문화였다. 지금은 이렇게나 바뀌었다. 경의선숲길이 가장 궁금하다.

진주만 추모기념관, 기록은 이렇게 하는 것

By  | 2017년 8월 28일 | 
진주만 추모기념관, 기록은 이렇게 하는 것
진주만 추모기념관을 구성하는 시설 중 USS미주리전함에 다녀왔다. 기념관에서 표를 구하고 셔틀버스에 탑승해 다리를 건너 포드아일랜드로 들어갔다. 거대한 전함의 옆구리를 바라보며 입구를 통과하면 사진으로 유명한 해군의 키스가 입장객을 반겨준다. 별 상관은 없지만, 승선하는 계단에서 문득 내려다보니 두산 중장비가 놓여있었다. 미국에선 거의 일본 것만 보는데 두산도 심심찮게 는에 띈다. 가이드투어와 오디오투어(한국어 있음!)가 무료로 제공된다. 첫코스는 거대한 대포. 그러나 여기에 신경쓸 겨를은 별로 없었다.미주리함이 기념관이 된 이유는 대포 뒤쪽, 바로 이 갑판에서 일본이 항복문서에 서명을 했기 때문이다. 종전의 아이콘인 키스동상이 입구에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위 사진은 배에 올라탄 일본쪽 대표.바닥의

남녀 500미터 동반우승

By  | 2018년 3월 18일 | 
남녀 500미터 동반우승
이런 날이 오는구나. 정말 대단하다. 4년 전, 심석희와 안현수를 응원하러 몬트리올까지 가서 두 사람이 나란히 종합우승을 거두는 걸 보았다. 같은 장소에서 오늘 최민정과 황대현이 각각 500미터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유있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은 행복하게 웃으며 양손으로 브이를 날렸다. 늘 딱딱한 얼굴이던 그가 평창 1500부터 웃을 줄 알게 되어 내 기분이 다 좋다. 이런 기막힌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준 ISU에 감사. 2위로 달리던 황대현은 선두의 중국선수를 영리하게 제쳤다. 밖으로 도는 척 하다가 상대가 길목을 막으러 나오자 순식간에 인코스로 치고 나갔다. 결승선 통과하고는 호쾌하게 포효! 늘 취약했던 종목에서 금메달도 금메달이지만 자신이 거둔 성과에 숨김없이 기쁨을 표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