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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705|조회수: 0|STUDY_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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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드롬 Videodrome (1983)

멧가비|2018년 11월 24일

크로넨버그의 주 은유 대상이라면 대개는 에이즈, 매독 같은 것들이다. 더러운 성병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대에 공감 가능한 위협이라는 점, 그래서 크로넨버그의 공포는 늘 즉각적이고 직관적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 이르러서 크로넨버그의 인체변형 프릭쇼는 미래에 대한 불쾌한 예언서를 테마로 잡아버린다. 갑자기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사이버 네트워크라는 개념 자체를 쉽게 대중이 상상할 수 없는 시대였으니만큼 영화 속 공포와 저주의 매개체는 비디오 테이프로 표현되지만, 영화가 비디오와 그 비디오에 탐닉하며 괴물이 되어가는 인간들을 통해 묘사하는 지옥도는 딱 지금의 인터넷 문화 군상에 적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초신경(과 이상성욕)을 자극하는 시청각 매체에 빨려들듯이 집착, 현실의 것과 가상의

이색지대 Westworld (1973)

멧가비|2018년 11월 4일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는 말이 개척이지 사실은 야만적인 식민 역사의 상징 중 하나다. 그 서부시대를 무대로 꾸민 로봇 시뮬레이션 유원지가 배경. 방문객들은 모험과 낭만을 즐긴다는 핑계 하에,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그 서부시대 테마파크를 유린하고 욕보인다. 19세기 말 미국의 "진정한" 역사가 어떠한 야만성에서 시작했는지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설정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거리낌 없이 헤집고 약탈할 수 있는 미개척지란 이 영화의 기초 설정이면서 또한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이질 않은가. 이렇게만 보면 침략의 역사를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 오래도록 팔아먹은 헐리웃 서부극 장사꾼들에 대한 비판이자 미국인으로서의 자성적인 목소리 같지만, 또 한 편으로는 수정주의 서부극의 정신을 허여멀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멧가비|2018년 10월 27일

플4 게임 엔딩 본 기념 재감상 이질적이고 비판도 많았던 전작의 거미 수트를 결국 만화판에 근접한 익숙한 디자인으로 교체하고 스파이더맨의 적대자로서는 약속된 듯이 그린 고블린이 등판한다. 나는 이 영화가 대형 스튜디오아래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고용 감독으로서의 마크 웹과, 작가주의 연출자로서의 마크 웹이 끊임없이 타협과 충돌을 반복하는 치열한 현장 그 자체라고 본다. 상기했다시피 코믹스 팬 혹은 대중 관객의 보편적인 요구를 받아들이는 듯 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감독 고유의 스타일이 어정쩡하게 섞여있다. 시각 효과와 액션 안무는 이미 훌륭했던 전작보다도 눈에 띄게 더 좋아졌으나 정작 이야기 자체는 피터와 그웬의 로맨스에만 지나치게 편중된 경향이 강한 게 그 결과다. 작가주의라고 다 좋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The Amazing Spider-Man (2012)

멧가비|2018년 10월 27일

플4 게임 엔딩 본 기념 재감상 샘 레이미의 전설적인 삼부작이 막 내린지 대략 5년 쯤 지났으니 그 작품들이 줬던 인상이 관객들에게서 아직 채 휘발되기 전이다. 처음부터 비교-격하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이 영화에 그래도 차별화 되는 의의가 있으니, 80년대풍 하이틴 로맨스를을 슈퍼히어로 버전으로 센스 있게 변주했다는 점이다. 클리셰들과 비교해보자. 여자 주인공에게 데이트 신청을 승락 받은 후에 기뻐서 방방 뛰는 남자 주인공. 이 영화에도 있다. 피터도 그웬과 일이 잘 풀리자 방방 뛴다. 단지 방방 뛰는 김에 웹 스윙 훈련을 병행할 뿐이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집 현관 대신 방 창문으로 직접 기어 올라가 밀회하는 장면들도 어딘가에서 많이 본 것이다. 피터도 그웬 방에 찾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