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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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미드 LOST (2004 ~ 2010)
종영이 10년도 안 됐는데 왠지 추억의 드라마가 돼 버린 떡밥물의 조상님. 스토리, 캐릭터 등 극의 중요한 모든 요소들보다 떡밥 그 자체가 우선인 작품들을 나는 떡밥물이라고 부른다. 가령 '언더 더 돔'이나 '웨이워드 파인즈' 같은 것들 말이다. 영화보다는 길게 늘릴 수 있는 드라마 포맷에 더 많으며, 이런 드라마들은 대개 끝이 안 좋다. 초반 몰입도는 대단하다. 시즌1 첫 회, 추락한 비행기 잔해 사이에서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죽는 아비규환의 에너지가 대단했으며 숲의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는 그 때 까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것이었다. 생존 적응 기간을 거쳐 '다른 사람들'이 나오는 부분까지는 잘 편집하면 훌륭한 한 편의 영화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지친 리더, bitch, badass 등 이

저지 드레드 Dredd (2012)
아무래도 95년 스탤론판의 처참한 흥행 실패를 의식했겠지. 스케일을 키우는 대신 오히려 무대를 좁히는 승부수를 던진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굳이 리부트를 한 점이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꽤 좋은 선택이고 영리한 각색이다. 무대는 폐쇄된 빌딩 한 채. 그렇다! 브루스 윌리스의 난닝구가 안 떠오를 수가 없다. 실베스터 스탤론 영화의 리부트판을 '다이하드'처럼 각색했는데 주인공은 아놀드 슈월츠네거같은 연기를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90년대 마초성이 다시 끓어오르는 남자의 로망같은 영화 되시겠다. 두 주인공 중 하나인 올리비아 설비 맘에 든다. 저지들이 시커먼 뚜껑 뒤집어 써서 누가 누군지 구분도 하기 힘든 와중에 혼자 개나리처럼 활짝 피었네. 독심술계 뮤턴트라고 하니 히로인한테 헬멧을 안 씌우는 핑계

헤이트풀 에이트 The Hateful Eight (2015)
마치 연극이 원작인 서부시대 추리극인 척 시치미 뚝 떼는 점이 재미있다. 그러다가도 막상 다 보고나면 그럼 그렇지, 하게 되는 기분. 등장 인물들이 주절대는 말들은 그냥 타란티노식 잡담이고 사실은 서로 눈알 부라리면서 긴장 타다가 누가 먼저 얼마나 어떻게 죽는지 재미나게 지켜보는, 마찬가지로 타란티노식 대학살 쇼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존나 쓸 데 없는 소리 지껄이면서 속으론 다들 죽이려고 타이밍 재는 그 긴장감이 너무 좋다. 역시 타란티노다. 챕터로 나뉜 구성, 뒤 섞인 서사, 아무 의미 없는데 왠지 재밌는 잡담, 별 거 없는 캐릭터에 대한 장황한 소개, 롱 테이크, 특유의 카메라 앵글과 피칠갑 쇼 등 타란티노 세계관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부품들이 역시나 다 들어있어 친숙하다. 그러면서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 (2015)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이름 자체가 장르를 상징하는 이름 중 하나가 되었고, 애거서의 작품들은 후대에 영향을 끼치다 못해 그 플롯들이 이젠 장르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 쯤은 해봤을 법한 클리셰가 된 지경이라, 당대에 원작을 읽던 독자와 같은 신선한 몰입감과 흥분은 사실상 느끼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후대에 이르러 거듭해 작품이 다른 매체를 통해 리바이벌 되는 것은 순전히 재창작자의 역량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미 아는 작품을 더 얼마나 재밌게 만드는지 혹은 알던 것도 잊을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지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BBC가 만든 3부작 드라마는 꽤 성공적이다. 정식 번역본을 정독한 적은 없지만 대강의 플롯과 범인이 밝혀지는 결말까지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