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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92|조회수: 0|CIVI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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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201 Be Right Back

블랙 미러 201 Be Right Back

멧가비|2015년 7월 23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흔적을 웹 데이터로 남기게 되는 디지털 생활에 대한 묘사를 망부석 여인의 스토리로 풀어내는 점이 재미있다. 게다가 하필 그 망부석 여인을 연기한 배우가 헤일리 앳웰이라니. 디지털 인공지능이 사람의 인격을 대체할거라 믿는 무모함과 어리석은 미련이 슬프다. 자신이 만들어 낸 인공 지능 괴물에 대해 결국 책임지지 않는, 텐마 박사와도 같은 이기심이 또 슬프다. 결국 로봇을 폐기하지도 곁에 두지도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까운 곳에 가두어 방치하는 결말은, 미련과 이기심과 잔인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으리라. 에피소드 초반을 보면, 섹스가 잘 풀리지 않자 남자가 당황하는데 여자는 괜찮다며 다독여주는 장면이 있다. 별 거 아닌 장면이지만, 진짜로 사랑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블랙 미러 103 The Entire History of You

블랙 미러 103 The Entire History of You

멧가비|2015년 7월 22일

시즌 1 최고의 에피소드. 개인적으로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제일 센 느낌이었다. 인간은 망각하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 완벽하게 통용되지 않는 사회. 눈과 귀로 접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심지어 고화질로 다시 재생해서 확인할 수도 있는 미친 테크놀러지의 세상에서의 삶이 가져올 수 있는 기형적인 불행이 너무나 알기 쉽게 와 닿는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죄를 지어놓고서도 죄책감의 일부를 남편 리암에게 떠 넘기려는 피온의 모습에서 뭔가 되게 현실적인 짜증과 분노와 피로감이 느껴진다. 내가 잘 못한 건 맞는데 너도 책임이 있어, 라는 태도는 이미 현실에서도 흔한 인간 군상의 하나다. 테크놀러지의 기형성을 소재로 하지만 결국 인간의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는 시리즈라서 재미있고 또한 씁쓸하다.

블랙 미러 102 Fifteen Million Merits

블랙 미러 102 Fifteen Million Merits

멧가비|2015년 7월 22일

노예처럼 하루종일 자전거 페달을 밟아 번 사이버 화폐는 사이버 인터페이스의 아바타를 꾸미는 데에 쓰거나 팝업 광고를 스킵하는 데에나 쓸 뿐이다. 화폐의 단위인 '메리트'가 상징하는 것처럼, 메리트를 소비해 제공받는 서비스들엔 어떠한 메리트가 있을까. 아무 의심없이 페달 노예의 생활을 받아들이는 회색의 사람들. 회색보다 더 아래 계층을 이루는 노란색 뚱보들. 자신도 간신히 뚱보가 아닌 경계선에 있으면서 노란 뚱보들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회색 남자에게서 현실 사회 저소득 계층의 어떠한 모습을 본다. 지독한 계급 구조를 뒤집을 최소한의 의지도 없으면서 자신보다 더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만 큰소리치는 비겁한 자본주의판 노예. 아침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소리도 사이버 인터페이스의 서비스이며 하루 종일 눈을

블랙 미러 101 The National Anthem

블랙 미러 101 The National Anthem

멧가비|2015년 7월 22일

납치된 왕실의 공주. 납치범으로부터 돼지와의 라이브 섹스 방송을 요구받은 총리. 세상에 이 만큼 잔인한 인질극은 본 적이 없다. 혹시나 싶은 희망 혹은 현실도피의 여지마저 점점 잃어가는 총리의 절망적인 모습, 자국 왕실과 내각이 위협 당하는 사건인데도 결국 매스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것은 그저 엔터테인먼트로 여기는 대중의 가벼운 태도.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되지만 그만큼 서늘하다. 정적으로 진행되지만 이야기에 깔린 정서 자체가 너무나 파괴적이다. 국어 시간에 배웠던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시구가 어울린다. 그 조용한 폭력성에 보는 내 멘탈도 파괴되는 듯 하다. 시리즈가 추구하는 장르를 한 방에 알려주는 존나 쌈빡한 첫 에피소드. 쇼킹 망치로 머리통을 얻어 맞고 그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