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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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1985
말 그대로 고문 영화다. 시작부터 고문실에서 시작해서 후반부까지 고문만 받다가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다. 당연히 박원상에게 큰 박수를 보내야 한다. 거의 모든 고문 장면을 대역없이 소화하며 그 고통을 느끼며 연기했다. 박원상 뿐만 아니라 이경영, 문성근, 명계남, 김의성이 이들의 21세기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사실 영화 속 고문 장면이 보기 힘든 수준은 아니다. 피부로 느끼는 영화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보기 힘들 정도의 고문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그 당시 고문관들이 피해자에게 외상을 입히면 안됐기에, 물고문이나 전기고문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연기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조금 멘붕이 오긴 했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육체적 고문보단 정신적 고문일 것이다. 거짓된 사실을

남영동 1985, 2012
이 영화가 감당하기 힘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남영동1985의 러닝타임은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대치의 고통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죠. 고문이라는 것, 그 전근대적인 신체형이 버젓히 1985년의 대한민국에서 정치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정신적인 압박, 수치심, 신체적 폭행, 다양한 고통들이 필름 안에 높은 수위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김종태 역을 맡은 박원상씨는 전체 분량의 8할 이상을 헐벗은 육체로 연기합니다. 피복이 벗겨진 신체는 그 자체로 연약하고 보호받지 못한다는 감상을 줍니다. 몽둥이로 무장하고 갖춰 입은 자들 사이에서 적나라하게 벌거벗겨진 그의 몸은 그 자체로 권력의 폭력에 노출되고 시대의 짐을 어깨에 얹어야만 했던 수많은 이들을 대표합니다. 이경영

26년 - 이종교배 텍스트의 불완전함
1. <26년>, 이제야 보았다. 지난한 투자와 제작 과정을 거쳐 공개되는만큼 썩 괜찮은 흥행 성적을 낸 것은 다행이다. 이 정도면 작품이 가지는 진심만큼은 잘 전달됐다. 그러나, 2. 강풀 원작 영화의 단점은 그대로다. 이 사람 작품은 많이 쳐내든 그대로 가져가든 여러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한 길로 통한다. 밋밋해진다는 거. 어떤 식으로 봐도 스크롤 효과에 기댄 웹툰과 영상 몽타주에 기댄 영화라는 매체는 리듬감 자체가 다른데 그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나보다. 기승전결을 느낄래야 느낄 수 없는 서사는 도대체 내가 영화를 보고 있는 건지, 홍보영상을 보고 있는 건지 의아하게 만든다. 사실 <26년>은 원작에서 많은 편집을 가한 경우인데, 캐릭터를

26년
광주를 다룬 영화는 몇편 봤지만 다른 영화들에서는 나와도 뉴스 화면을 통해서나 나와서 현실감이 덜했었는지, 살아 있는 전씨의 모습과 너무나도 위풍당당한 일상을 영화 내내 함께 봐야 하는 게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고 분노가 치미는 일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 않았으면서도 전직대통령이라기보다는 조폭 보스 같은 느낌, 혹은 29만원 발언 이후엔 코미디언 같은 느낌마저 들어 그저 무시하고 비웃고 넘겨 온 게 스스로도 참 어이 없어지는. 그건 무시도 뭣도 아니었던 거다. 앞으로 전두환 보면서 또 현실감이 안 들어 그저 우습게만 보이는 일이 있더라도 의식적으로라도 웃지 말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