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영화로는 훌륭하나, 감흥은 글쎄. 감독이 감독인지라 전작과의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우선, 이전 아이스크림 3부작에 비해선 매우 얌전해졌다. 아이스크림 3부작 때는 자주 브레이크를 끊고 개그씬도 팍팍넣고 쉴새없이 말빨과 클리셰가 폭주했었다. [세계의 끝]은 그 중 가장 절정에 달했었다. 듣는 사람이 피곤할 정도로 몰아붙이는 에너지가 있었다. 그런 에너지 넘치는 전작들에 비해 [베이비 드라이버]는 이름마냥 유순하다. 하지만 '유순'하다고 덜 훌륭한 것은 아니다. 힘이 약해진 듯 보이지만, 갑자기 날리는 잽에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이제 에드거 라이트는 더이상 관객을 무작정 두들겨 패지 않는다. 이제 그는 패턴을 가지고 조리한다. 가장 걱정되었던 점이, 영화가 트레일러가 전부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