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건조한 에스피오나지 영화라길래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같은 걸 기대하고 봤다. 사실 내 잘못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 걸? '차갑고 건조한 에스피오나지 영화'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그 누구라도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떠올릴 수 밖에 없지, 안 그래? 왜 화를 내냐 열려라, 스포 천국! 하지만 정작 관람하고나니 당 영화는 한국적 감성이 든 에스피오나지 영화랄까. 전반적으로 차가운 건 맞는데, 그 중심에 좀 뭐랄까 뜨거운 부분이 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영화야말로 신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인간적으로 뜨겁게 요동치는 핵심을 가진 영화라 해야겠지. 근데 재밌는 건, 평소라면 이런 부분을 엄청 싫어했을텐데, 이 영화에서는 그 부분이 이상하게도 좋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