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기 전부터, 해리슨 포드의 ‘데커드’에게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라이언 고슬링의 ‘조’를 곱씹게 된다. 스스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인 것을 끝내 깨닫지만 그럼에도 서로 다른 사람들, 가족들을 이어주며 맞이하는 끝. 태생이나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과 주체성이 삶을 대변한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다시금 증명해주는 남자. 그래서 나는 그를 ‘K’보다 ‘조’라고 불러주고 싶다. 둘 다 만들어진 아이덴티티지만, 그 남자가 잠시라도 특별하게 여겼던 그 이름을 그에게 헌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