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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리스 Limitless (2011) - 약쟁이 정치가
주인공 에디 모라는 우연히 얻은 신종 약물 NZT-48를 복용함으로써 두뇌풀가동의 간지남으로 변신한다. 어디선가 들은 풍월을 줄줄 썰풀어 사람들을 구워 삶으며 귀썰미만으로 외국어를 구사하는 재주를 부린다. 그 뿐인가, 집에 자빠져서 보던 [맹룡과강]의 기억으로 이소룡 뺨치는 현피 실력을 뽐내는 데다가, 섹스도 예술로 하는가보더라. 이런 류의 영화가 대개 그렇듯, 약을 뺏으려는 무서운 형들이 나오고 주인공은 부작용에 시달리고 뭐 그런 식. 그 과정에서 진짜 약빨고 세상을 본다 싶은 사이키델릭한 연출이 재미있으며, 복용을 끊으려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금단 증세에 대한 묘사가 좋다.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네 어쩌네 하는 SF 외피를 하고 있지만 실상 영화의 전체는 마약 중독에 대한 거대한 은유에 더 가깝

써로게이트 Surrogates (2009) - 꼭두각시의 세상
전세계의 사람 중 98% 이상이 아바타 로봇을 통해서만 세상을 살아간다.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매끈하게 생긴 아바타 로봇들로만 가득한 기괴한 세상. 자신의 몸으로 직접 거리를 나서는 게 마치 알몸 외출이나 되는 듯 백안시되는 분위기의 묘사가 재미있다. 영화는 소통의 부재, 그리고 "인간다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톰 그리어는 써로게이트만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적잖이 회의를 가진 인물인데,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내와의 관계다. 한 집에 살고 있으면서도 각자의 방에 누워 써로게이트로만 소통하는 이상한 부부관계 말이다. 같이 있어도 같이 있지 않은 아이러니한 인간관계가 영화의 핵심. 어쩌면 영화는 개봉 당시보다 요즘과 더 맞닿아 있다. 스마트폰 메신저가 대중

우주해적 코브라 극장판 (1988) - 배신자 여왕
SPACE ADVENTURE スペースアドベンチャーコブラ [우주해적 코브라]의 첫 애니메이션화이자 첫 극장판. 원작의 초반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로얄 자매'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하드보일드한 분위기와 기괴한 상상력을 조금 덜어낸 대신 로맨스를 강조해 낭만적이고 슬픈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크리스털 보위의 갈고리 손이 사라진 것이 아쉽고, 세 자매의 캐릭터성이 부각된 점은 좋다. 원작과 달리 코브라는 마치 [매드 맥스] 시리즈의 맥스처럼 관찰자에 더 가까운 페이크 주인공이며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은 세 자매인데, 인간 지도라는 설정이 사라진 대신 우주 파괴급 병기를 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인간 열쇠로 각색됐다. 더불어 한 행성의 여왕으로서의 운명 역시 중요한 코드인데, 이는 책임감이기

불을 찾아서 La Guerre Du Feu (1981)
불을 찾아나선 원시인들의 이야기. 알고 보면 거의 분장을 하지 않은 맨 얼굴의 론 펄먼이 속해있는 집단 울람족은 대충 유럽인의 조상 쯤으로 보인다. 불과 도구를 사용할 줄 알지만 불을 만들지는 못하는 이들은 어느 날 네안데르탈인으로 보이는 털복숭이 와가부족의 습격을 받아 불씨를 잃고, 이에 울람족 전사 3인은 불을 찾기 위한 여정에서 동굴로 돌아오기 까지 다른 아종들과 만나게 된다. 혈거인인 울람족, 진화가 덜 된 와가부족, 머드맨 이바카족 등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원시인들은 동시대의 인류가 맞나 싶을 만큼 한 눈에도 식별할 수 있을 외모 차이를 갖고 있다. 인지 가능한 대사가 없는 작품이니 만큼, 피아를 구분하기 위한 시각적 연출 방식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영화는 마치 단체로 복장을 맞춰 입고 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