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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스텐즈 eXistenZ (1999)

엑시스텐즈 eXistenZ (1999)

멧가비|2016년 12월 13일

영화는 일종의 가상현실 체험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아닌듯 묘하게 인체의 어딘가를 닮은 역겨운 외형의 게임기 '포드'는 탯줄처럼 생긴 케이블을 이용해 인간의 중추신경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마치 샌드박스 오픈월드 게임처럼 룰과 미션이 주어지지 않은 채, 유저의 자유의지와 창의력으로 할 일을 찾아 해결해야 하는 방식의 시뮬레이션 게임 속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은, 게임을 만드는 자와 게임을 악마의 것으로 간주해 반대하는 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영화 자체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게임의 진행은 맥거핀과 모호한 상징성으로 가득하다. 마치 관객의 이해와 해석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영화가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게임의 모호한 성질과 관련 있다.

아이 로봇 I, Robot (2004)

아이 로봇 I, Robot (2004)

멧가비|2016년 12월 10일

윌 스미스가 연기한 델 스푸너는 로봇 혐오자로서 한 가지 딜레마에 빠진다. 살인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서 NS-5라는 신기종 로봇을 용의자로 지목하는데, 로봇을 살인죄로 기소하려면 인간으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봇을 그저 기계로 간주하면 그것은 살인이 아닌 산업재해가 된다. 영화는 로봇의 감정과 자유의지는 인간의 것과 같은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극중 인물은 수전은 델에게 묻는다. 왜 그렇게 로봇을 미워하느냐고.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그 반대로 물을 일이다. 왜 그렇게 로봇을 믿는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고안한 '로봇 3원칙'에 대해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세계관이다. 하지만 그건 곧 인간들 자신에 대한 과신과 다를 바 없다. 로봇이 완벽할 거라는 믿음은 곧 인간이 그들 스스로의 테크놀러지에

할로우 맨 Hollow Man (2000)

할로우 맨 Hollow Man (2000)

멧가비|2016년 12월 10일

국방성의 사주로 "인체 투명화" 실험을 주도하는 세바스찬 케인은, 고릴라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성공한 후 공명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을 모르모트로 삼기에 이른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패의 압박감, 그리고 실험실에 갇힌 피험자로서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투명화 능력(?)을 악용하기로 결심한다. 과학자 동료들을 추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급기야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여성을 겁탈하기까지 한다. 케인은 단지 거만한 출세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겁탈하게 되는 여성을 평소에도 몰래 훔쳐보는 등 기본적으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우선 윤리가 결여된 과학 기술이 남용되는 것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애초에 국방성부터가 투명 기술을 군사 병기화 할 계획으로 지원했다는 언급도 있다. 그런가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1)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1)

멧가비|2016년 12월 10일

안드로이드 소년 데이빗은 스윈튼 부부의 유사 자녀로 입양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용도 폐기"되어 숲에 버려진다. 단지 스윈튼 부부의 아들인 마틴이 살아서 돌아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론이 있다.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森政弘)는 자신의 논문에 실린 그래프의 한 부분을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 명명한 바 있다. 말하자면, 로봇이(혹은 인간을 지향한 다른 무언가가) 인간을 닮아갈 수록 오히려 거부감과 위화감,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효과에 대한 것이다. 흔히 쇼윈도의 마네킹이나 3D 비디오 게임의 CG 퍼펫을 통해서 체험할 수 있다. 데이빗은 마틴의 자리를 대체해 아들로 여겨지지만 로봇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마치 [바이센테니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