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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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 할로우 Sleepy Hollow (1999)
팀 버튼 영화들은 대개 작가주의보다는 예술 영화에 가까운, 안정적인 내러티브보다는 그만의 탐미주의를 즐기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나 극단적인 이미지 콜라주의 실험과도 같은 [화성침공]의 바로 다음 작품은, 놀랍게도 서사를 집중해서 따라갈 필요가 있는 장르였다. 버튼의 수사물이라니, 벌써 세기말의 냄새가 난다. 주인공 이카보드 크레인은 신앙을 잃고 이성과 인과만을 믿게 된 남자. 이렇게 사리분별 뚜렷한 남자가 버튼 영화에 나와도 되는 걸까 싶었는데, 아뿔싸, 배경이 18세기다. 종교와 미신이 세상의 헤게모니를 완벽히 차지하고 있던 시절, 무신론자는 비주류요 아웃사이더일 뿐인 것. 이카보드는 잘 봐줘야 뉴욕 출신 힙스터다. 멀쩡한 주인공이 미쳐있던 시대에서 미친놈 취급을 받는 영화인 거다. 버튼

위커맨 The Wicker Man (1973)
스코틀랜드 어딘가, 서머아일이라는 이름의 섬마을에는 고대 드루이드 계열의 묘한 토착 신앙이 자리잡고 있다. 리비도가 완벽히 개방된 듯한 이 마을의 종교는 섹스를, 특히 남근을 숭배하는데 마을 곳곳에는 밤꽃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집집의 정원수는 남근 모양으로 다듬어져있다. 마을 사람들이 술판을 벌이며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사실상 음담패설이다. 그러면서도 초등교육 과정에서는 처녀 생식을 강조하는 모순을 품고 있는 등 원시 주술적인 면도 강하다. 서머아일에서 온 편지를 받은 경찰관 하위 경사가 소녀 실종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마을에 도착한다. 하위의 눈에 비친 마을은, 그저 종교 때문이라고 하기엔 마을 사람들이 마치 '하이브 마인드'의 통제 아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지나치게 한통속이다. 실종사건의 이면에 있

스켈리톤 키 The Skeleton Key (2005)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루는 공포 영화 중에는 간혹 주인공이 의미 있는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한 채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영화는 대개 두 종류로 나뉜다. 영화 자체가 무의미해져버리는 경우, 그리고 그 무의미함으로 가는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경우. 이 영화는 후자. 주인공 캐럴은 자신이 옳다고 믿고 실천한 행동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케이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이 사실은 위기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도록 설계 된 교묘한 덫이라는 설정. 나는 이런 것을 "올드보이 플롯"이라고 부른다. 복수의 일환으로 오대수가 했던 일들이 사실은 이우진의 거대한 복수극 각본의 일부였던 것처럼, 캐럴은 흑마술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흑마술의 제물이 되는 길로 향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