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오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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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열 - 봄잭
오픈 시간 전부터 오락실 앞에는 줄이 늘어서 있다. 아무리 세계 유일의 고전 게임 오락실이라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카메라는 물론, 삼각대나 여러 장비를 들고 온 사람들도 많다. 어떤 젊은이들은 이미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조용히 줄 맨 뒤로 간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원할 때 와서 언제든 하고 싶은 만큼 게임을 플레이했다. 훨씬 오래전부터 다녔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예전에 동네 노인들끼리 있을 때와는 너무 달라졌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간다. 천천히 뒤를 따라 들어갔다. 어차피 내가 하는 게임들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을 것이다. 요즘 젊은 애들은 미리 게임을 찾아보고 오는 것 같은데.......

한 줄 - 테트리스
나는 장례 지도사다. 도시에는 흔한 직업일 수 있지만 이런 시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상조에 가입을 하기 때문에 내가 나설 일이 드물기는 하다. 직접 나서게 되는 경우는 미리 준비해두지 못했거나 가족과 연락이 뜸한 분들이다.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하게 보겠지만, 나는 내 직업이 좋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거두는 일은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한동안은 일이 맡겨지면 그분을 편안히 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면식도 없는 내가 누군가의 마지막을 주도하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었다. 생전의 그 분들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노인들이 모이는 공간을 찾.......

당당하게 - 마계촌
나는 골동품처럼 오래된 것들을 좋아한다. 그중 최고는 역시 레트로 게임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세상에 나온 게임들을 수집할 뿐 아니라 직접 플레이하기도 한다. 주변 친구들 중에는 이런 취향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훨씬 화려하고 멋진 최신 게임이 많은데 왜 레트로를 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었다. 그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레트로 게임은 비밀스러운 취미가 되어 갔다. 요즘 나온 게임을 하면, 내가 어떤 게임을 얼마나 했는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는지가 모두 공유된다. 하지만 레트로 게임은 그렇지 않다. 당시에는 공유되는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수백 번을 죽어도, 실력이.......

한판 - 버추어 파이터 2
나도 언젠가는 최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연습 시간이었다. 학교를 다니다 보니 오락실에 가는 시간이 늦어졌다. 부모님이 게임을 싫어했으므로 오래 머무를 수도 없었다. 들키면 큰일이니까. 그럼에도 동네에서 나름 잘하는 편에 속했다. 특히 버추어 파이터는 자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커멘드 입력이 아니라 직관적인 연속 입력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당연히 합격했다. 내 실력이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에 들어간 이후 깨달았다. 나는 최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팀전으로 진행하는 대회에 나갈 때면 나도 출전했다. 팀 내에서 나의 순위는 중간보다 조금 높은 수.......
![[Spoiler] 점프 신작 '공주님 고문 시간입니다' 원작자에 '우공못' 작가 그림. '시간정지용사' 또다른 플레이어? '다음에 오는 만화 대상' 운영 잡지 폐간](https://img.zoomtrend.com/2026/06/07/1780881297-ECA090ED948426-28EC95A0EB8B88EBA980EC8B9CEAB7B8EB8490.jp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