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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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유희 死亡遊戱 (1978)
평가의 지점이 갈리는 문제작이다. 용쟁호투보다 먼저 찍기 시작한 영화의 필름 일부로 만든, 일종의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영화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덕분에 영화는 이소룡 영화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이소룡이 직접 연기하는 클라이막스 싸움에선 육성이 아예 제거되어 있으며(추측컨대, 괴조음 역시 이소룡 본인의 것이 아니다) 초반 장면에선 아예 당룡의 몸에 이소룡의 사진을 합성한 괴상한 장면이 버젓이 삽입되기도 하니 말이다. 이른 나이에 별안간 사망한 불세출의 스타를 위한 때늦은 작별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죽은 사람을 도로 끌어다가 카메라 앞에 세운, 죽어도 죽지 못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냉혹함 또한 느껴진다. 확실한 것은, 이소룡이 무술 연구가로서 보여주고 싶었던 결과물의 집대성과 같

정무문 精武門 (1972)
전작에 이어 다시 나유 감독, 각본이지만 단 1년 만에 작품 전체가 이소룡 스타일의 완성에 근접한 것으로 미뤄보건대, 촬영장에서 늘 태만했다던 나유 감독 대신 거의 이소룡 주도로 만들어진 영화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홍콩 무협-권격 영화의 계보에 있어서 아편전쟁 이후 열강들에 대한 저항을 다룬 영화 중 가장 상징적인 영화 중 하나일 것이다. 사부의 죽음과 "동아병부" 조롱에 분노한 진진은 일본인들의 가라테 도장을 격파하고 러시아인 파이터를 꺾는다. 중화권 관객에게 호소할 소재를 기가 막히게 고른, 좋은 비즈니스 영화인 셈이다. 그런가하면 반대로 진진은 민족성을 탈피한 국적 불분명의 Asian badass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정무관 내의 배신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모습은 진진이 단순한 민족

당산대형 唐山大兄 (1971)
이주노동자의 분노와 복수 쯤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의미부여. 무대가 태국인 것은 그저 예산절감 차원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고, 어차피 주요 인물들 포함 마지막 악당들까지 모두 중국인이기 때문에 영화의 갈등 관계에 국적이나 민족성을 부여하는 것은 과잉 해석이다. 의도가 아예 없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냥 다른 나라에서 중국인들 깽판치는 이야기일 뿐. 영화는 한 마디로 이소룡의 캐릭터와 "진번쿵푸"의 다이나믹한 동작을 선보이는 무대 공연과도 같다. 드라마틱한 스토리라던가 카리스마 있는 악당으로 이야기를 완성하기 보다는 괴조음을 지르는 이소룡의 원맨쇼나 다름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주연 배우로서는 사실상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입장이라 이소룡 본연의 스타일보다는 타협점이 더 많이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시트콤 '빅뱅이론'의 레너드 & 쉘든 콤비를 보며 R2D2와 C-3PO 콤비 같다는 생각을 늘 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둘은 커크 선장과 스팍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 영화가 재미없진 않다. 그러나 더 재미있을 수 있는데 그걸 반 밖에 못 전달한다. 가장 분량 많은 두 주인공이 참기 힘들 정도로 호감도가 낮은 인물인데다가 그 둘이 절절하게 연애를 하는 영화다. 저 둘만 따로 방 잡으라고 보내버리고 나머지들로만 영화를 채웠다면 훨씬 더 좋은 영화였으리라. 일단 스팍은 결정적일 때 입 열어서 사람 열 받게 하는 엄청난 재주를 가진 우주 요정이다. 기본적으로 호감이 안 가는 인물이라면 나머지 부분에서 설득력을 얻어야 하는데 일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