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할인매장 쇼핑몰인 사이먼 그룹의 프리미엄아울렛(Premium Outlets)은 현재 미국 전역에 66개나 있다. (내셔널파크의 갯수와 비슷한데, 그렇다고 그 중에 지금까지 몇 곳을 가봤는지 따져보지는 않을 생각임^^)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 쇼핑몰들과는 달리 프리미엄아울렛은 처음부터 대도시 외곽의 빈 땅에 크게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작년까지는 집에서 프리미엄아울렛을 가려면 항상 차로 1시간 정도는 운전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버지니아(Virginia) 주의 스털링(Sterling)으로 이사와서는 15분 정도만 운전하면 이렇게 프리미엄아울렛에 도착을 할 수 있다. 그 만큼 우리집이 워싱턴DC라는 대도시를 기준으로 바깥쪽에 위치하는 '서브어반(suburban)'에 속한다는 뜻이다. 누군가 집에서 아울렛이 가깝다고 참 좋아하셨는데, 이사를 온 지 두 달만에 처음으로 방문을 하게 되었다.
리스버그 프리미엄아울렛(Leesburg Premium Outlets)은 북부 버지니아 지역에서는 가장 큰 아울렛으로 매장이 100개 정도 모여있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몇 일 전에 내린 눈이 파라솔 위에 아직도 두껍게 쌓여있었고, 우리는 뒤로 보이는 컬럼비아 매장으로 들어갔다.
아울렛을 방문한 주목적은 개학전에 학교에서 스키트립을 가는 지혜의 스키복을 사기 위해서였다. 스키라... 한 때 이 몸도 용평스키장의 최상급 레인보우 슬로프를 휩쓸며 내려왔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생활 14년동안 한 번도 못 타봤다~ 여기 버지니아에서는 다시 타볼 기회가 있을까?
여름에는 비 오고 겨울에는 눈 오는 한국같은 날씨의 버지니아라서 그런지, 매장 앞의 보도에는 넓게 지붕을 만들어 놓아서 궂은 날씨에도 쇼핑하는데는 문제가 없도록 잘 만들어 놓았다.
2015년의 아이비리그 대학교 탐방여행을 하면서, 뉴욕 서쪽의 우드버리커먼(Woodbury Common)과 보스턴 남쪽의 렌섬빌리지(Wrentham Village)의 두 곳의 동부에 있는 프리미엄아울렛을 가봐서 건물들은 낯설지가 않았지만, 바닥에 수북히 쌓여있는 눈은 참 어색했다. 프리미엄아울렛이라면 모름지기 쨍쨍한 햇볕 아래에 야자수가 서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입구쪽 간판이 북향이라서 아직 눈이 많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도로와 보도의 눈은 정말로 잘 치우는 것 같다.
이 날 여기서 제일 신기했던 것은 프리미엄아울렛 안에 피아노를 판매하는 매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할인율이 몇십 퍼센트씩 하는 것도 아니고, 하나 사면 다른 하나는 50% 식의 1+1 행사 등은 없었다.^^
가장 중앙의 광장으로 생각되는 곳에는 분수대가 아니고, 아마도 화로대(?)로 추정되는 것이 있었다. 파이프의 가운데 부분이 까맣게 그을린 것이 가스로 불을 피웠던 흔적인 것 같았고, 정말로 불이 피워져 있었으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방문을 했으니, 예의상 무슨 매장들이 있는지 저 끝까지 한 번 걸어가는 중이다. 안 따져본다고 했지만... 여기가 대강 10번째 방문하는 프리미엄아울렛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장실로 향하는 복도에 곳곳의 프리미엄아울렛의 사진들을 붙여놓았는데, 그 중에 한국 파주 프리미엄아울렛(Paju Premium Outlets)의 모습도 있었다. 예전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 갔던 곳이 파주였나? 여주였나? 이제는 한국의 지리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래쪽 광장에는 인조잔디가 깔려있고, 흰색과 까만색의 커다란 체스말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빨간색 팽이처럼 보이는 것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의자이다.
푸드코트에도 들러서 어떤 메뉴들이 있는지 확인해봤는데, 그다지 먹어보고 싶은 가게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울렛 쇼핑하다가 배고프면 잠시 집에 가서 밥먹고 다시 와야겠당~"
날씨가 춥고 배도 고파서 사진의 마이클코어스(Michael Kors) 매장만 마지막으로 잠시 둘러본 후에, 지혜가 보스턴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주말이라서 잘 먹여서 보내려고, 한인타운 센터빌(Centreville)의 고깃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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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이사를 왔으니 새해일출은 바다에서 뜨는 것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워싱턴DC는 바닷가에 위치한 도시가 아닌데다, 그 동쪽에 커다란 델마바 반도(Delmarva Peninsula)가 있어서 대서양에서 뜨는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동쪽이나 남쪽으로 3시간 이상을 달려야 했고, 일기예보가 2022년 새해 첫날의 날씨도 흐리다고 해서 포기했다. 여기서 '알쓸미잡(알아두면 쓸데없는 미국관련 잡학사전)' 하나... '델마바(Delmarva)'라는 이름은 그 반도에 있는 3개의 주인 Delaware, Maryland, 그리고 Virginia를 합성해서 만든 공식적인 이름이라고 한다.
대신에 지난 2019년과 2021년처럼 1월 1일부터 아울렛을 갈까했으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찾은 곳은 우리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스티븐 F 우드바하지 센터(Steven F. Udvar-Hazy Center)라는 곳으로, 왼쪽 간판의 장소명 위에 음영으로 스미소니언 재단 국립항공우주박물관(Smithsonian Institution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이라고 되어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기는 워싱턴DC의 내셔널몰에 있는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아니고, 버지니아 덜레스 국제공항 아래에 2003년에 문을 연 별관(annex)이다. 헝가리 이민자로 상용 여객기 임대업을 해서 억만장자가 된 Steven F. Udvar-Házy가 스미소니언 재단에 6천5백만불을 기부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시장에 그의 이름을 붙였단다. (2011년에 봄방학 때 워싱턴/나이아가라/뉴욕 여행에서 방문했던 내셔널몰의 항공우주박물관 본관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당연히 전시장 입장료는 없지만 주차비는 15불이 있고, 아이맥스(IMAX) 극장은 별도의 관람료를 내고 표를 사야 한다. 현재 30분 내외 길이의 4편의 우주와 비행 관련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데, 우리는 우주왕복선의 이야기를 다룬 <The Dream is Alive>를 먼저 보고 또 마지막에 볼 다른 영화도 예매를 했다. 무슨 영화를 또 봤는지와 주차비 관련해서는 이 포스팅 마지막에 다시 자세히 알려드린다.
아이맥스 영화를 보고 나와서 계속 걸어가면 이렇게 폭이 약 80 m에 좌우로 길이가 300 m가 넘는 거대한 주격납고(main hangar)가 나온다. 점심 도시락까지 챙겨가 3시간 이상을 구경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모두 소개하려면 두 편으로 나누어도 부족할 것 같고, 그렇다고 이 비행기 저 비행기 사진들만 설명없이 주루룩 올리는 것은 위기주부의 스타일도 아니고 해서...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들만 '간단한' 설명과 함께 보여드리면서 그냥 한 편으로 끝내기로 했다.
전시장의 중앙에 널찍이 자리를 잡고 있는 이 독특한 까만 비행기는 "블랙버드(Blackbird)"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Lockheed SR-71 고고도 정찰기로, 적국의 하늘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격추 미사일이 날라오면 더 빨리 더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미사일이 못 따라온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2015년에 아리조나 투산의 피마항공우주박물관(Pima Air & Space Museum)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그 때는 밑에서만 올려다봐서 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없었는데, 여기는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정말 '사진빨'이 제대로 나오는 매혹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주격납고와는 별도로 만들어진 James S. McDonnell Space Hangar에는 정면에 보이는 우주왕복선을 포함해서 우주와 관련된 전시물들이 따로 모여있다. 그런데 연결된 입구의 왼쪽으로 금색 육각형 모양이 있는 걸개그림이 보인다.
바로 지난 크리스마스에 마침내 우주로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의 순금 반사경 모습을 실물 크기로 보여주면서, 아래에는 간단한 설명판과 함께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모형도 아닌 단순한 그림일 뿐이지만, 지난 30년의 노력끝에 이제 막 우주로 날라가고 있는 12조원짜리 차세대 우주망원경을 직접 본 듯한 감동이었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Space Shuttle Discovery)는 1984년부터 2011년까지 39번이나 우주로 발사되어서, 현재 남아있는 3대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비행횟수가 많은 우주왕복선으로 1990년에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궤도에 올려놓기도 했다. 나머지 2대의 우주왕복선은 아틀란티스(Atlantis)와 엔데버(Endeavour)인데,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 있는 아틀란티스는 우리가 2013년 봄에 방문했을 때는 전시관이 오픈하지 않아 직접 보지는 못했고, LA의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에 전시된 엔데버는 여기를 클릭하시면 전시된 모습과 함께 전시되기까지의 과정도 보실 수 있다.
전시장 바닥에는 다양한 항공과 우주 관련된 그림들로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그 뒤로 여러가지 로켓들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우주개발 역사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로켓이 안 보인다고 했더니...
달탐사에 사용되었던 새턴 5호 로켓(Saturn V Rocket)의 모형은 이렇게 따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역시 2013년에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직접 봤던 이 거대한 로켓 실물의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감동의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옛날 살던 동네의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JPL) 로고가 박힌 화성 착륙선 패스파인더(Pathfinder)와, 바퀴 6개가 달린 탐사선 소저너(Sojourner)가 1997년에 최초로 화성에 착륙한 직후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모형도 볼 수가 있었다.
이외에도 허공에 매달린 많은 인공위성을 비롯해, 실제 우주에 다녀온 거미와 많은 물건들, 옛날 로켓의 실물 등등과 우주와 관련된 모형과 장난감까지 아주 다양한 전시가 있는 스페이스행거(Space Hangar)였다.
그 옆으로는 별도의 건물인 Mary Baker Engen Restoration Hangar가 있어서, 오래된 여러 비행기의 복원작업을 하는 모습을 평일에는 직접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은 워싱턴DC의 본관과 여기 버지니아 별관 이외에도, 메릴랜드 실버힐(Silver Hill)이라는 곳에 또 저장소를 가지고 있다 한다. 다시 연결통로를 따라 주격납고로 돌아가서 다른 유명한 전시물을 찾아가보자~
2차 세계대전부터 한국전쟁까지 미공군의 주력 전략폭격기였던 Boeing B-29 Superfortress는 4천대 가까이 생산이 되어서, 전세계 항공박물관 어디에 가나 한 대쯤은 볼 수 있는 아주 흔한 비행기이다. 하지만 여기 전시된 B-29가 특별히 유명한 이유는... 이 비행기가 바로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바로 그 기체인 에놀라게이(Enola Gay)이기 때문이다! 이 폭격기의 조종사였던 Paul Tibbets가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따서 지은 Enola Gay가 반대편에 선명하게 씌여있었는데 깜박하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주격납고 남쪽 멀리 퇴역한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Concorde)가 보이는데, 에어프랑스에서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콩코드는 총 20대가 생산되어서 대부분 프랑스와 영국에 전시되어 있지만, 미국에 3대가 있어서 뉴욕과 시애틀에서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갑자기 뒤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 한 대가 우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어서 깜짝...^^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콩코드 가까이 가보자~
2003년에 퇴역하지 않고 지금까지 운항이 되었다고 해도, 일반인들은 타기 어려운 비싼 티켓값의 초음속 여객기라서 실물 아래에 서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여러 회사가 초음속 여객기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대형 항공사들이 2030년대를 목표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므로, 우리 부부는 몰라도 딸은 나중에 초음속 여객기를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남쪽 끝에 매달려 있는 꼬리날개가 두 개인 저 비행기는 2005년에 67시간 동안 착륙하지 않고 논스톱으로 지구를 한바퀴 돈 세계기록을 가지고 있는 Virgin Atlantic GlobalFlyer 기체이다.
반대편 주격납고의 북쪽에는 '밀덕'이나 '항덕'이시라면 하루종일 구경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의 많은 비교적 최신의 군용 항공기들과 여러 전시물이 있다. 최신의 스텔스 전투기인 Lockheed Martin F-35 Lightning II의 모습도 가운데 보이는데, 개발 과정에서 최종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된 시제기라고 한다.
그냥 사진 구도가 잘 나온 것 같아서 한 장만 더 올리면, 날개를 접고 있는 미해군의 곡예비행팀인 블루앤젤스(Blue Angels)의 파란 F/A-18A와 해양경비대가 운용한 Sikorsky HH-52 Seaguard 헬기의 모습이다.
1차로 그 정도 둘러보고는 입구쪽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왔다. 거대한 전시센터의 모습과 그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일부러 만들어 놓은 타워로 서쪽 바로 밑으로 격납고가 보이고,
북쪽으로 멀리 워싱턴DC의 관문인 버지니아 덜레스 국제공항(Dulles International Airport)이 보인다. 국제공항의 활주로에서 여기 전시장의 격납고까지 유도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콩코드나 우주왕복선 같은 큰 동체를 쉽게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여기 공항 바로 아래에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별관을 만든 것이다.
빠질 수 없는 기념품 가게 잠깐 들러서 구경을 하고는, 점심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돌아갔다.
입구 정면의 좌우로는 각종 항공과 우주관련 기여자들과 단체의 이름이, 또 소액이라도 이 곳 건설을 위해서 기부한 사람들의 명단이 있는 금속판이 줄지어 있고, 그 끝에는 '어센트(Ascent)'라는 조각작품이 하늘로 솟아 있다. 피크닉에리어를 찾아 갔지만 비가 와서 의자가 다 젖어있었기 때문에 차 안에서 점심을 먹고는 다시 전시장으로 돌아와서 2차 관람을 시작했다.
1차에서는 올라가보지 않았던 높은 관람대가 있어서 거기서 보는 모습은 또 느낌이 색달랐다. 디스커버리 호의 바로 위에 매달려 있는 특이하게 생긴 위성은 TDRS(Tracking and Data Relay Satellite)로 우주왕복선과 지상의 교신을 담당했다고 하며, 화물칸에 설치되어 있던 로봇팔인 캐나담(Canadarm)은 꺼내져서 오른편 노란색 거치대에 전시되어 있다.
뒤로 돌아보면 멀리 들어온 입구가 보이고, 발아래에는 블랙버드의 거대한 모습이 보인다. 우주복같은 조종복을 입고 좌우에 커다란 로켓엔진을 단 비행기를 타고 마하3.2의 속도로 적국의 하늘을 날아가는 느낌은 어땠을까?
3층 관람대를 따라 걸으며 에놀라게이의 전체 모습도 한 번 찍어봤는데, 그 아래쪽에 빨간 원이 그려진 비행기들은 2차대전 당시의 일본군 전투기들이다.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폭격기 아래에 일본 전투기들이라... 스미소니언에서 일부러 이렇게 배치를 한 것인지가 궁금하다.
정면에서 광각으로 내려보고 찍은 콩코드는 완전히 무슨 미사일같이 보였는데, 새로 개발되고 있는 초음속 여객기들도 마하2 이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은 비슷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블랙버드, 디스커버리, 에놀라게이, 콩코드 등의 이 곳을 대표하는 비행기와 우주선을 다시 봤지만, 우리 가족의 가장 많은 귀여움을 받은 비행기는...
스카이베이비(Sky Baby)라는 이름의 이 복엽기로 Ray Stits가 1952년에 자신의 집에서 만들었는데, 1980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비행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한다.^^ 이렇게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별관인 Steven F. Udvar-Hazy Center 구경을 모두 마치고 다시 아이맥스 극장으로 향했다.
여기서 관람한 두번째 영화는 현재 일반극장에서도 상영중인 <스파이더맨: No Way Home>이었다. 국립 박물관 내의 아이맥스 극장에서 상업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이 참 의외였는데, 가격도 조금 저렴했던 것 같다. 문제는 전시장이 완전히 문을 닫은 후에 영화가 끝났는데, 그 때는 주차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모르고, 미리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주차비 15불을 결제한 것이었다. 출구 게이트가 그냥 열려있는 것을 보고 상당히 아까웠지만, 그냥 입장료도 없이 눈호강을 했으니 가족 3명이 각각 5불씩 박물관에 기부를 한 셈 치기로 했다. 참, 판데믹 이후에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본 이 영화의 주제는 한마디로 '어른 말씀을 들어라'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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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서 '우리 동네'는 조금 넓게 봐서 차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까지를 포함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 이 넒게 잡은 우리 동네의 특징은 내셔널(National)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장소나 볼거리가 무척 많다는 것이다.^^ 북부 버지니아로 이사와서 첫번째 맞는 크리스마스의 오후에, 소위 DMV(D.C.-Maryland-Virginia)라 불리는 우리 동네의 '내셔널...'들을 둘러본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누어 소개하는데, 그 전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먼저 점심을 먹은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LA에서 DC로 대륙횡단 이사계획 포스팅을 올렸을 때, 이웃님 한 분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Peking Gourmet Inn에서 오리요리를 꼭 먹어보라는 댓글을 남겨주셨었다. 도착해서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여기서 만난 한국분과 말씀을 나누다가 유명한 음식점이라는 이야기를 또 들어서, 가족이 크리스마스 런치를 여기서 먹어보기로 했다. 식당의 영어이름을 한글로 쓰기도 어렵고, 그냥 한국의 동네마다 있는 중국집 이름인 '북경반점'이라고 부르는게 편할 것 같다.
이 북경반점은 폴스처치(Falls Church)라는 마을의 비교적 허름한 상가건물에 들어서 있는데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프론트에서 까만 나비넥타이와 양복을 입은 직원을 마주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홀과 분리된 입구부터 사방에 수 많은 사진액자가 걸려있는데, 익숙한 얼굴이 살짝 보이는 왼쪽 벽을 자세히 보면...
미국의 대통령들과 급을 같이 하는 싸이가 가운데 보이는데, 옛날에 얼굴이 부딪힐 정도로 '가까이 스쳐지나간' 인연이 있어서 반가웠다.^^ 그 위쪽으로 제41대 '아버지' 부시(George H. W. Bush)와 오른쪽에 제43대 '아들' 부시(George W. Bush), 그리고 그 위에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인 '호두왕자' 마윈의 모습도 보인다.
많은 다른 음식점들이 문을 닫는 크리스마스에 예약전화가 계속 불통이라 예약도 없이 인기있다는 중국집에 왔는데, 다행히 거의 기다리지 않고 빈자리가 나와서 앉을 수가 있었다. 일년에 딱 하루 유대인들이 중국인들에게 고마워하는 날이 바로 성탄절이라는 농담이 있다는데, 우리도 옛날 라스베가스에서 M호텔 뷔페를 먹으려다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판다익스프레스에서 크리스마스 저녁을 먹으며 감사해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넓은 홀의 모든 벽에도 이 곳을 방문한 유명인들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있다. 1978년에 DC 외곽에 문을 연 허름한 중국집이 이렇게 유명해진 것은 오로지 앞서 소개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문인데, 중국음식을 좋아하던 그는 1981년부터 8년간의 부통령과 연이어서 4년간의 대통령 재임기간에 50회 가까이 이 북경반점에서 식사와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아들 부시' 등 공화당 정치인들도 자주 방문해서 사진을 남겼고, 뒤따라서 다른 연예인들도 이 곳을 찾게 된 것이다.
예약도 없이 와서 요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북경오리를 시켰지만, 거의 바로 나온 것으로 봐서 그냥 그 날 장사할 만큼은 항상 미리 만들어두는 것으로 생각된다. 요리사같지는 않고 전문적으로 오리만 잘라주는 일을 하는 직원이 칼로 오리를 썰고 있는데, 일단 속이 좀 불그스레한 것이 생각보다는 조금 덜 구워진 느낌이 들었다.
오리의 껍질과 고기가 놓여진 접시를 놓고 모녀사진 한 장 더... 다른 간단한 아페타이저만 하나 더 시켜서 식탁이 좀 단조로워 보이기는 한다.
왠만해서 이런 음식 사진은 잘 안 찍는데, 밀전병에 고기와 파, 소스를 놓고 한 번 찍어봤다. 미국 대통령의 단골집이었고 그래서 전세계 많은 유명인들이 다녀간 북경오리 전문점이라고는 하지만, 우리집의 결론은 옛날 맛있게 먹었던 놀부 유황오리의 추억만 떠오르게 할 뿐이고, 몇 년전에 아내와 지혜가 한국에서 먹었던 북경오리 요리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여하튼 식사를 했으니 이제 금강산... 말고 백악관 구경을 하러 가보자~
폴스처치에서 알링턴(Arlington)을 지나 20분 정도 달려서 백악관 남쪽 잔디밭 근처에 주차를 했다. 옛날에는 저 까만 높은 창살의 바로 앞까지 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보시려면 클릭) 언제부터인지 보행자 통행은 금지되었고, 자전거 등을 타고 멈추지 않고 지나갈 수만 있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저 우리 동네 '하얀집'이 아니라 남쪽 잔디밭에 심어져 있는,
미국의 내셔널크리스마스트리(National Christmas Tree)를 직접 구경하는 것으로, 멀리 남쪽에 서있는 워싱턴 기념탑도 함께 보인다.
커다란 메인트리를 중심으로 그 둘레에 작은 트리들이 많이 심어져 있는데, 그 수는 58개라고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다. 미국의 50개 주와 5개의 해외 영토 및 워싱턴DC의 56개에, 아메리카 원주민을 대표하는 Bureau of Indian Education과 해외에 주둔중인 미군을 대표하는 Department of Defense의 트리가 추가되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 크리스마스트리가 서있는 타원형의 큰 잔디밭인 The Ellipse와 북쪽의 화이트하우스는 국립공원청에서 별도로 President's Park (White House)라는 독립된 오피셜유닛으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 NPS에서 만들어 놓은 안내판도 볼 수가 있다.
미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들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살아있는 나무를 잘라서 쓰고는 말라죽으면 버린다는 것이었는데 (제일 유명한 뉴욕의 록펠러센터의 커다란 트리도 살아있던 나무를 잘라서 세워놓은 것임), 안내판의 설명을 읽어보니 다행히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나무들은 옮겨다 심어서 계속 살아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또 궁금한 것이 내년에도 계속 이 나무를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는 것인지? 아니면 매년 다른 나무를 옮겨다가 심고 뽑고 하는 것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주변에 작은 나무들이 서있는 둘레길의 이름은 Pathway of Peace로, 트리에 매달린 장식들은 모두 그 지역의 학생들이 직접 그림을 그린 것을 여기로 공수해와서 매달아 놓은 것이었다.
아무래도 캘리포니아 트리가 가장 눈에 들어왔는데, 특히 올해 선정된 학교가 3달전까지만 해도 위기주부가 살던 곳의 바로 옆인 사우전드오크 초등학교(Thousand Oaks Elementary)라서 더욱 반가웠다.
"저 백악관 투어도 한 번 해봐야 되는데... 내년에는 정말 열심히 우리 동네 구석구석 구경을 해야지~ 합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의 트리가 있는데, 여기 장식은 독일, 한국, 푸에르토리코의 미군기지 내 학교의 학생들이 그려서 보낸 것이라고 되어있다. 이 사진 오른편 아래에 한국 Camp Humphreys의 고등학생이 그린 무궁화, 호랑이, 까치의 그림이 보이고,
위쪽에는 성조기와 태극기, 독수리와 무궁화가 짝을 이룬 그림과 조선시대 어좌 뒤에 놓여진 병풍의 일월오봉도가 있어서, 특히 연말을 맞아 고국을 생각나게 했다. 트리에 불이 들어오는 해질녁까지 기다리려고 했지만, 빗방울도 떨어지고 크리스마스라 다른 문을 연 곳도 없고 해서, 또 우리 동네 '내셔널 트리'는 내년에도 또 보러오면 되니까, 그냥 다른 곳에 또 멋지고 이쁜 '내셔널...'이 있다고 해서 구경하러 차를 몰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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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년이 훨씬 넘게 블로그를 써왔지만, 장보기와 저녁밥상 같은 평범한 일상의 사진이나 이야기는 LA 생활의 초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올리지 않았다. 여행지들만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디서 장을 보고 어떤 가게를 다녀갔는지 하는 것은 사적인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사는 곳이 완전히 바뀌었다 보니까... 한 번 쯤은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여기 북부 버지니아의 한인타운을 소개한다는 핑계로 12월 어느날의 모습을 짧게 보여 드린다.
일을 보러 한인타운으로 내려가기 전에, 집 근처에 있는 은행에 먼저 잠깐 들렀다. LA에서는 체이스(CHASE) 은행이 거의 동네마다 가장 좋은 터에 커다랗게 있었는데,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지점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우리집 근처에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버지니아 28번 도로인 Sully Rd를 타고 남쪽으로 20분 정도, 덜레스 공항을 옆으로 지나서 내려가면 커다란 한인타운이 나온다.
센터빌 한인타운의 가장 큰 쇼핑몰인 센터빌스퀘어(Centreville Square)의 간판 모습을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가져왔다.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북부 버지니아에서 원래 한인타운은 애난데일(Annandale)에 있지만, 1990년대부터 여기가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많은 한국분들이 이주해서 새로 한인타운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참고로 센터빌의 스펠링은 Centerville이 아니라 영국식으로 Centreville(센트레빌?)로 쓰는데, 이런 사소한 차이가 동부로 이사온 것을 팍팍 느끼게 해준다~
첫번째로 스모그 검사(smog inspection)를 위해서 카센터로 왔다. 이사와서 버지니아 주에 자동차 두 대를 등록했는데, 연식이 아주 오래되신 이 차는 2개월만 유효한 스티커를 주면서, 그 안에 스모그 검사를 해야만 새로 1년 등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 때 주차를 왜 저렇게 했을까? ㅎㅎ
그런데 사장님께서 버지니아 주는 안전검사(safety inspection) 스티커도 반드시 붙여야 한다고 하셨다. 앞에 세워놓은 차를 직원이 건물 뒤의 정비소로 가지고 가서 검사나 수리를 하는 럭셔리한 카센터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와본 것 같다...^^
다행히 스모그 검사도 한 번에 통과했고 (매연을 실제로 측정한 것은 아니었음), 앞유리창에 안전검사도 통과했다는 스티커가 붙은 차를 바로 찾았다. 버지니아 주는 연식에 상관없이 모든 차량이 매년 안전검사를 받아야 되는데, 그 검사 비용이 $20이라서 천만대 이상의 차량이 검사받는 비용만 매년 2억불이 넘는다고 한다. 검사를 하면 5대중 1대 정도가 핸들이나 브레이크 등의 문제로 간단한 수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이 의무적인 안전검사가 실제 버지니아 도로의 사고율을 낮추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다음 행선지도 같은 쇼핑몰 안에 있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잠깐 어떤 다른 가게들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이 지역에서 가장 지점이 많은 대형 식료품 매장으로 생각되는 자이언트(Giant) 마켓으로, 우리 동네 근처에도 하나가 있는데 별로 자주 가게될 것 같지는 않다.
1차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목적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되었던 주소가 바로 여기 센터빌의 저 파리바게트(Paris Baguette)였는데, 저기서 첫번째 대륙횡단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했던게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시간 참 빨리 간다~
두번째 목적지는 이 미용실... 두 달만에 아주 짧게 이발을 했더니 몸무게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아주 마음에 들게 잘 잘라주셔서, 앞으로 매달 정기적으로 여기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원래 장을 볼 계획은 없었지만, 살게 생각이 나서 건너편 다른 쇼핑몰에 있는 H마트에 잠깐 들렀다. 센터빌스퀘어에도 롯데플라자(Lotte Plaza)가 있기는 한데, 앞서 방문했던 애쉬번(Ashburn)과 헌돈(Herndon)의 롯데플라자는 한국마켓이라기 보다는 인도마켓이던데, 센터빌의 롯데플라자는 좀 다를 것 같기는 했지만 다음에 확인해보기로 하고 이리로 왔다.
버지니아 한국마트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LA보다 비싼 것은 이해를 하는데, 특히 많이 비싼 것은 이 한국 소주의 가격... 하지만 가격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18도 이하의 밍밍한 소주만 마트에서는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에 소개하는 장소를 한 곳 더 들러야 했다.
세번째 일인 한국에 물건을 보내기를 위해서 한미우체국 택배회사 본사가 있는 센터빌 북쪽의 챈틀리(Chantilly)로 갔다. 아마도 챈틀리라는 지명은 프랑스에 있는 성과 정원, 경마장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라는 Chantilly(샹티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 때문에 손님은 한 번에 한 명만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추운 날씨에 20분 정도를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택배 비용도 당연히 LA보다는 제법 비쌌다... 하지만 화장품과 약을 한국으로 보냈는데, 정말 광고처럼 딱 5일만에 한국의 지방까지 잘 도착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건물 유리에 붙어있던 이 학원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던 여기 페어팩스 출신의 김주영 선생님이 떠올라서...^^
마지막으로 우리 동네 스털링(Sterling)에 돌아와서 들린 곳은 버지니아ABC로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주류판매소인데, 알콜도수 18도를 초과하는 술은 이 가게에서만 살 수 있다! 이사온 곳이 옛날 살던 LA와는 정말 다른 세상임을 팍팍 느끼게 해주는 현실인데, 왜 하필이면 'ABC마트'라고 부르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드린다~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은 집으로 돌아와서 이 날 쓴 신용카드 내역을 확인해보니까, 이 가게에서 술을 산 금액은 Groceries 또는 Shopping 항목이 아니라, 술값이 Bills & utillities 항목으로 분류가 되어있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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