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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posts강시 영화의 역사 - 인혁인 人嚇人 (1982)
오프닝부터 조짐이 보이는데, 과연 영화는 [귀타귀]를 역으로 뒤집는 발상 위에 만들어졌다. 이제 홍금보는 마을 늙은 부자에게 아내를 빼앗기는 어수룩한 남자가 아니라 간통을 캐내는 탐정이고, 조력자였던 종발은 적대하는 사술사로 출연한다. [귀타귀]의 속편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아무 관계없는 그저 홍금보가 또 나올 뿐인 아류작인데, 그렇다고 해도 [귀타귀]를 아예 의식하지 않은 것은 또 아닌 셈이다. [귀타귀]와 시리즈 취급을 받을 만큼 동시대에 비슷한 소재로 만들어졌으니 이 시점에서야말로 이제 홍금보식 호러 코미디 세계관이라는 게 대충 윤곽이 잡히는 것이다. 혼에 빙의되는 유령 탐정이라는 이미지는 아마도 일본 만화 [유유백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며, 홍금보가 지찰인(纸扎人)으로 변장해 보여주는 얼
강시 영화의 역사 - 귀타귀 鬼打鬼 (1980)
픽션 매체에서든 현실에서든 "중국"이라는 전제로 떠올릴 수 있는 부정적 이미지 중 대표적인 두 가지, 허세와 부도덕함. 그 두 가지를 동력 삼아 이야기가 굴러가는 어쩌면 풍자극. 물론 그 시절 인식을 고려하면 자조적인 의미로 시나리오를 썼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어수룩하면서도 허세만 강한 주인공 장대담을, 속여서 그의 아내와 간통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죽이려고 까지 하는 부도덕한 마을 유지. 그리고 양측에 챔피언으로서 가담하는 무산파 술사 사형제의 대결구도로 영화는 요약된다. 이야기는 심플하다. 괜히 조잡한 플롯 넣어서 정작 술법 대결 보여줄 시간은 부족했던 [기문둔갑]을 혹시 반면교사 삼았으려나. [모산강시권]의 강시가 시체 염하는 과정부터 자세히 묘사하고 귀향이라는 현실적인 모티브로 극
기문둔갑 奇門遁甲 (1982)
청나라 강희 시대를 배경으로 온갖 신기한 술법을 부리는 도사들의 성장과 복수를 다룬 이색 무협극. 출생의 비밀, 아버지의 복수 등 홍콩 고전 무협의 기초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성 플롯에 따르려는 타성에 가깝고, 사실은 그거 전부 다 맥거핀. 주인공 수근은 유괴된 왕자로 오해 받을 뿐 딱히 출생의 비밀도 없고 그 왕자를 납치했던 전 팔기장군과 유사부자 관계일 필요도 없다. 그냥 평범한 청년이 괴노인들의 문하에 들어갔는데, 라고 영화가 시작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괜히 앞부분에 무의미한 클리셰를 배치하니까 황제의 지시에 충실히 따를 뿐인 박쥐술사가 악당처럼 보일 뿐, 국가법 어긴 주제에 도주하다가 납치한 왕자마저 죽여버린 팔기장군이 진짜 나쁜 놈이잖아. 스토리 구성이 엉망인
모산강시권 茅山殭屍拳 (1979)
8말9초 한국 미취학 및 국민학생들의 서브컬처 시장을 탈탈 발라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시"라는 컨텐츠는 사실 민속학 전승으로부터의 고증보다는 김용 무협지 등에 등장한 크리처로서의 이미지가 강한데, 그것을 시각적으로 기호화한 최초의 영상 작품이다. 타지에서 죽은자들의 시체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장의사의 로드무비 형식에, 젊은 견습 장의사와 복수자의 버디무비로서의 성격이 결합된 일종의 메타 무협. 애초에 공포 영화가 아니고 강시는 장의사의 술법으로 "이동시키는 시체"라는 정의에 충실하기만 할 뿐이다보니, 강시들이 주인공 일행을 공격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지도 않고 아직 매장하지 않은 신선한(?) 시체들이라 외관도 깨끗하다. 심지어 혈색도 아직 좋아서 멀쩡한 산 사람이 강시인 척 꼽사리 껴 있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