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산강시권 茅山殭屍拳 (1979)
By 멧가비 | 2021년 3월 22일 |
8말9초 한국 미취학 및 국민학생들의 서브컬처 시장을 탈탈 발라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시"라는 컨텐츠는 사실 민속학 전승으로부터의 고증보다는 김용 무협지 등에 등장한 크리처로서의 이미지가 강한데, 그것을 시각적으로 기호화한 최초의 영상 작품이다. 타지에서 죽은자들의 시체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장의사의 로드무비 형식에, 젊은 견습 장의사와 복수자의 버디무비로서의 성격이 결합된 일종의 메타 무협. 애초에 공포 영화가 아니고 강시는 장의사의 술법으로 "이동시키는 시체"라는 정의에 충실하기만 할 뿐이다보니, 강시들이 주인공 일행을 공격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지도 않고 아직 매장하지 않은 신선한(?) 시체들이라 외관도 깨끗하다. 심지어 혈색도 아직 좋아서 멀쩡한 산 사람이 강시인 척 꼽사리 껴 있어도
청사 靑巳 (1993)
By 멧가비 | 2015년 8월 5일 |
'인간이 되려고 수련하는 요괴'라는 소재는 흔하지만 도를 닦아 정말 인간이 된 왕년의 요괴를 다룬 이야기는 많지 않다. 게다가 그 요괴가 상반된 매력의 두 중화 미인!! 왕조현의 백소정 캐릭터는 디테일함에선 조금 다를지 모르나 전체적으로는 '천녀유혼'의 섭소천의 재탕에 가깝다. 다만 왕조현의 귀신 캐릭터는 정말 전매특허라 할 정도로 배우에게 최적화 되어있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왕조현이 출연한 현대물도 꽤 많이 봤는데 기억 나는 게 하나도 없다. 역시나 제목 그대로 장만옥의 소청 캐릭터가 주인공인데, 인간으로 환골탈태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인격적으로 준비가 덜 된 '반요'에 가까운 캐릭터여서 재미있다. 인간이 되고 싶은 막연한 동경은 있었으나 인간이 되면 뭐가 좋은지도 몰랐고, 막상 인간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By 멧가비 | 2021년 9월 25일 |
거두절미, 텍스트 부분은 곱씹어 볼 여지가 없다, 무의미하다. [블랙 팬서]의 아시아판, 딱 그 정도, 좋은 의미로서 "마블 월드"라는 테마 파크에 아시아계 어트랙션 하나 새로 출시한 셈이다. 마틴 스콜세지 그 꼰대 영감처럼 얕잡는 의미가 아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좋은데 싫은 양가적인 감상이 교착상태다. 존 카펜터의 [빅 트러블]처럼 뭔가 우스개 같은 판타지 공간으로나 사용되던 오리엔탈리즘이 전세계 영화 시장 최고의 메이저 프랜차이즈인 "MCU"에서 진지한 세계관으로 다뤄진다는 건, 앞으로 저 시리즈에서 조금 더 친숙한 문화들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반대로 조금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 내가 알던 현대식 서구 판타지 세계관에서, 용이니 사자니 하는 것들을 저 정도 까지 구현한다고?
더 맨 후 세이브즈 더 월드 (The Man Who Saves the World.1982)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22년 7월 6일 |
1982년에 ‘세틴 이난츠’ 감독이 만든 터키산 SF 영화. 영제는 ‘The Man Who Saves the World’. 터키어 원제는 ‘Dünyayı Kurtaran Adam’다. 내용은 ‘무라트’와 ‘알리’가 외계 사막 행성에서 우주선째로 추락했다가, 지구에서 온 1000년 마법사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은 영제를 한역하면 ‘세상을 구한 남자’라는 거창한 제목이 되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흔히 ‘터키 스타워즈’라는 제목으로 불리고 있다. 언뜻 보면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를 베껴서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모큐버스터’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모큐버스터는 유명한 작품을 베끼되 의도적으로 열화시켜 엉성하게 만든 걸 기본으로 하고 있는 반면. 본작은 저작권 의식이 희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