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2006)
By 멧가비 | 2019년 7월 12일 |
이른바 "체감상 천만 영화"로 꼽히는 대표작. 바꿔 말하면 이렇다. 누구나 다 본 것 같지만 정작 제대로 본 사람은 "내 주변에만 없나" 싶은 기묘한 컬트. 이 영화에 배우 허이재가 나온 건 몰라도 지대한, 한정수 얼굴은 다들 안다. 심지어 나다 씹새끼야는 알면서 김해숙이 나온 것 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더라. 김해숙의 (아들의 살인범은 아껴주면서 정작 친딸은 뒷통수를 갈기는 이상한 엄마지만) "엄마 연기"가 전설적으로 완성된 그 영화인데도 말이다. 어쩌다보니 대표작 없는 유명 배우, 짤방으로 더 친숙한 배우 김래원의 대표작 아닌 대표작처럼 되어버린 것 같던데, 비슷한 시기에 나온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기발하고 재기 넘치는 코미디 수작인데도 아무도 모르는데, 정작 어디 하나 잘 만들었다 싶은 구석이
수리남 (2022)
By 멧가비 | 2023년 2월 26일 |
윤종빈의 또 아버지 서사다. 역시나 가족 먹여 살리겠다는 궁극적인 목표 하나로 온갖 수완을 동원하다가 동업자의 뒷통수를 치기도 하는데, 그 뒷통수 맞는 역할에서 치는 역할로 하정우가 포지션 변경을 했을 뿐. "능글 맞은 달변가 하정우"는 윤종빈 필모 밖에서도 이미 여러 번 검증된, 마치 채플린의 "떠돌이"와 같은 개념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싶고. 윤종빈 영화에서는 아니었지만 스파이인 주인공을 믿었다가 자멸하는 악당 역할이라면 황정민도 경력직이다. 악한이라도 그 나름대로의 카리스마나 친화력 같은 것을 가진 악한이 있는가 하면 전요환 같은 타입은 말하자면, 커버 없이 강풍으로 돌아가는 선풍기 같은 인간, 나한테 아무리 이득이 되더라도 가까이 하기에 너무 위태로운 인간이다. 그래서 저 인간이 어떻게 파
리포 맨 Repo Man (1984)
By 멧가비 | 2017년 1월 16일 |
![리포 맨 Repo Man (1984)](https://img.zoomtrend.com/2017/01/16/a0317057_587c9f952fe43.jpg)
주인공 오토는 학교를 때려치우고 펑크족들과 어울리지만 그렇다고 펑크족은 아닌 어중간한 소년이다. 우연히 만난 전문가 '버드'의 소개를 통해 할부 대금 미납 차량을 강제로 회수하는 '리포 맨'이 되는데, 폭력과 위법으로 넘어가는 어느 선에 적당히 걸쳐있는, 마찬가지로 어중간한 갱스터 생활에 가깝다. 80년대식 물신주의를 상징하는 "자동차"를 탈취하는 일을 통해 해방감의 찌꺼기를 맛보지만 그나마도 확실하게 뺏는다기 보다는 몰래 훔쳐오는 방식. 어쩌다가는 차를 훔치다가 흑인 모드족들에게 붙들려 얻어맞기까지 하는 등, 오토는 여전히 이리 저리 치이기만 하는 인생이다. 그러던 오토에게 2만 달러의 현상금을 획득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쉐비 말리부 한 대를 회수하는 일.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이 수
자도즈 Zardoz (1973)
By 멧가비 | 2018년 11월 25일 |
종교 풍자가 기본 골격인 영화다. 자도즈는 야만인이라 일컬어지는 지상인들을 지배함에 있어서, 총과 총알을 무상 분배하시어 폭력을 숭배토록 부추기고, 남성의 성기에 대해서는 폭력과 죽음의 씨앗이라 정의 내린다. 이렇게나 비생산적이로 비생명적인 복음을 전파하는 자도즈를 따라 주인공 제드가 도착한 곳은 보텍스. 영생인들이 살고 있는 땅 보텍스는 많은 종교에서 묘사하는 이상향에 대한 모순적 풍자다. 영생인들은 서구 기독교의 보수적인 종교화에 나오는 천사와 같은 외모를 하고 있는데, 낙원의 인류처럼 묘사되는 첫인상과 달리 이들에게는 가시적인 욕망이 없고 오로지 끝없이 반복적인 일상 뿐. 이들에게 주어진 미래란 죽지도 못하는 비참한 노화의 징벌 혹은 무감각의 징벌 뿐이다. 제드는 알파벳 Z의 코먼웰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