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에 대한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대했었는데 이준익 감독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감독이 아니라서, 강하늘도 역시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연이 강하늘이라서, 흑백영화라서, 윤동주 혼자가 아닌 윤동주와 송몽규의 영화라서 좋았다.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이니 내내 슬펐지만 다 보고 나서 남는 것은 슬픔도 아니고 분노도 아닌 속상함. 극장 엘리베이터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을 판매한다고 붙어 있길래 가지고 있던 시집 판본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던 참이라 영화 보기 전에 구입했다. 집에 와서 포장을 뜯어 보니 48년 유고 시집과 55년 증보판을 재현한 시집 두 권과 자필 원고 책자 한 권이 들어 있는 엄청나지만 소박한 세트인데 너무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