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국영이 세상을 버리기 위해 세상 위로 추락했을 때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유달리 속옷바람으로 차차차를 추던 그를 그리워했다. 왜 그랬을까? 그 영화 속에 요크가 늘 입에 달고 살았던 새 이야기를 그의 죽음과 어떻해서든 연관짓고 싶었던 걸까? 영화는 이미지, 그 자체였다. 나른함 그리고 축축함. 영화 속의 모든 것들은 나른했고 또 젖어있었다. 땀에 젖고, 비에 젖고, 끈적끈적한 일상에 젖어있었다. 각각의 인물들은 모두 그 축축함에 잠식 당했고, 그들은 익사한 시체들처럼 필름 위를 둥둥 떠다녔다. 자신의 인생에서 정리해야 할 것은 머리 모양이 전부인 듯한 장국영의 빗질하는 손길. 한때 경찰이었던 사실을 잊지 않은 그의 손 덕분에 선원의 신분으로 권총을 너무도 멋지게 쏘아대는 유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