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서 가까운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건물은 1874년에 워싱턴DC 최초의 미술품 전시관인 코코란 미술관(Corcoran Gallery of Art)으로 건설되었는데, 스미소니언 캐슬과 뉴욕 세인트패트릭 대성당 등을 설계한 건축가 James Renwick Jr.의 작품이다. 개관 후 20여년이 지나서 코코란은 더 큰 건물을 지어서 이전하고, 1899년부터는 연방정부의 사무실로 1960년대까지 사용되다가 오래되고 협소해 철거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시 영부인인 재클린 케네디의 노력으로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후에 1972년에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의 미술관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이 날도 실버라인 전철을 타고 DC 구경을 나왔지만, 내셔널몰까지 4개 정거장 전인 Farragut West 역에서 내렸다. 지상으로 올라오니 북쪽의 Farragut Square의 공원이 나왔는데, 모두 저 동상의 주인공으로 미해군의 첫번째 제독인 데이빗 패러것(David Farragut)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는 불과 11살의 나이에 양부를 따라 배에 올라서 1812년 전쟁에 참여했고 21살에 지휘관이 되었다. 멕시코 전쟁을 거쳐서 남부 테네시 출신이지만 북군의 해군을 이끌고 남부 봉쇄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거기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스미소니언 미국미술관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of the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가 나오는데, 19세기 이후의 공예품(craft) 위주 전시를 하는 작은 별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건축가 렌윅이 이 건물을 설계할 때 프랑스 루브르의 튈르리 궁전(Tuileries Palace)을 본땄기 때문에, 완공된 후에는 '미국의 루브르(American Louvre)'로 불리기도 했단다.
올해로 정확히 개관 50주년을 맞아서 This Present Moment: Crafting a Better World 기념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예전에 뉴멕시코 산타페(Santa Fe)에서 봤던 '기적의 계단'을 떠올리게 하는 원형의 나무계단이 있었다. 이러한 장식미술(decorative arts)도 공예품과 함께 이 미술관의 중요한 주제라고 한다.
또 행위예술(?) 작품도 있었는데, 전시된 유리로 만든 고글과 헬멧 및 물주머니에 슬리퍼까지 유리로 만들어서 신고는 뒤쪽 사진과 같이 멕시코 국경장벽 앞을 걸었단다. 하지만 유리 슬리퍼가 깨지는 바람에 얼마 못가서 포기했다고... '국경의 신데렐라'인가?
빠질 수 없는 기념품 가게 구경인데, 벽장 위의 사다리와 문 위에 걸린 물고기(?)도 파는 건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레드카펫이 깔려있는 줄 알았으면 드레스라도 준비해 올 걸...^^ 반짝이는 샹들리에 아래를 지나서 정면에 오렌지색 빛이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넓은 공간에는 색색의 조명을 받는 커다란 그물(?)이 사방으로 매달려서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고, 바닥에는 등고선처럼 보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멀리 벽에 붙은 설명에 따르면 작품명 <1.8 Renwick>은 2011년 일본 토호쿠 대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주기가 백만분의 1.8초 짧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과 물리적 세계의 상호작용을 나타내고 있단다. "현대미술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쓰지 않기로 다짐했었는데..."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구멍이 뚫린 그물을 배경으로 커플셀카를 찍을 때는 조명이 보라색 계열로 천천히 바뀌었다~
만화 스펀지밥에 나오는 '불가사리'인 패트릭을 따라하는 위기주부와
노래 부르는 오페라 가수(Opera Singer)를 흉내내는 아내의 모습이다.
멀리서 볼 때는 해바라기인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자세히 보니까 엄청 기괴하고 무서움...
팔각형의 홀에 설치된 네온사인 작품인데 'UNIMAGINABLE' 단어만 불이 꺼졌다 켜졌다 했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였었다."
스타벅스의 종이컵과 두껑 등의 일회용품들만 잔뜩 모아 놓았던 <Drag>라는 작품이다.
한국계 예술가의 작품도 있었는데, 찌그러진 백자에 그려진 그림을 자세히 보면 산수화 가운데에 공룡이 노닐고 있다.^^
이렇게 2층을 한 바퀴를 돌고 그랜드살롱으로 다시 오니까 이번에는 푸른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 방에는 피아노도 한 대 놓여 있었는데 음악까지 더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건너편으로 가서 사진의 모델이 되어준 후에 함께 다시 레드카펫을 밟고 아래에 보이는 출구로 나가는 것으로 30분 정도의 짧은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 관람을 마쳤다.
미술관 정문 앞에는 비밀경호팀(Secret Service) 소속의 반짝반짝한 경찰차들이 옆으로 나란히 서서 도로를 막고 있다. 그 이유는 가로수 너머로 보이는 아이젠하워 행정동(Eisenhower Executive Office Building)의 바로 왼편으로, 이 날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펜실베니아 애비뉴 1600번지' 주소의 백악관(White House) 정문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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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4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기념해서 약 2년전인 2020년 9월 17일에 개관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메모리얼(Dwight D. Eisenhower Memorial)은 워싱턴DC의 내셔널몰 지역에 만들어진 가장 최신의 국가기념물(National Memorial)이다. LA의 유명한 디즈니홀(Disney Hall)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을 했지만, 기념관 건물이라기 보다는 현대적 조형물이 있는 도심공원에 가까운 모습이다.
DC의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외부공사를 하는 모습인데, 2018년부터 무려 10억불을 들여서 모든 전시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마치고, 올가을에 마침내 재개장을 한단다. 옛날 모습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몇 달 후에 방문해보기로 하고, 이제부터 간단히 소개할 아이젠하워 기념관은 이 건물에서 Independence Ave를 건넌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가 미국 대통령 기념관 맞아?" 공원간판도 없는 입구에서는 커다란 대리석 기둥과 함께, 등을 돌리고 쭈그려 앉아있는 소년의 동상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캔사스 주의 애빌린(Abilene)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목장일을 도우며 자란 소년이, 차례로 미국의 오성장군과 대통령이 된 미래의 자신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 아이스크림을 파는 푸드트럭이 보이는데, 이 날은 7월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있어서 내셔널몰 교통이 모두 통제되었기 때문에, 여기 지하철역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서쪽 기둥에는 오성장군의 표식과 함께 그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기념관 중앙의 넓은 대리석 바닥에는 좌우로 두 개의 인물 조각들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구조이다.
뒷 배경이 되는 반투명 철판의 아래에서 겨우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라고 커다랗게 조각된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 빼고는 지금 그늘에서 쉬고있는 가족이 유일한 방문객이었고, 국립공원청 직원도 퇴근을 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인 1944년 6월 6일 아침에, 곧 낙하산을 타고 독일군이 점령한 땅에 뛰어내려야 하는 미군 101공수사단의 병사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에 차례로 육군참모총장, 컬럼비아대학교 총장, NATO군 최고사령관을 거쳐서, 1952년말에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다.
두번째 인물 조각은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으로 1953~1961년 연임한 것을 나타낸다. 사모님이 조각의 기단에 앉아서 잠시 포즈를 취해 주기는 했지만, 7월의 햇살에 달궈진 대리석 바닥에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동쪽 입구에는 대통령 재임기간을 표시한 다른 기둥이 하나 더 서있고, 사진 오른쪽의 나무 뒤로 작은 비지터센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너무 더워서 저기까지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중에 기둥 뒤로 보이는 스미소니언 인디언박물관과 그 너머 국립식물원 등을 구경할 때, 비지터센터는 들러보기로 하고 그냥 돌아섰다.
아이젠하워 기념관의 가장 큰 특징은 배경을 이루고 있는 이 금속으로 만든 '걸개그림' 태피스트리(Tapestry)이다. 전체 길이가 동서로 136미터에 높이가 6미터나 되는 스테인레스 철망에 철사로 수를 놓아서 그린 그림은 노르망디 해안의 평화로운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한다. 제작 당시에 바로 뒤에 보이는 미국 교육부 건물에서 잠시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밤에 조명이 들어왔을 때 보면 아주 멋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날은 햇살이 너무 뜨겁고 눈부셔서 자세히 구경을 할 수가 없었는데다, 갑자기 도로쪽에서 큰 소음이 들려왔다.
독립기념일에 인디펜던스 길로 오토바이와 사륜차를 탄 사람들이 엔진소리를 내며 단체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옛날에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폭주족들이 떼로 몰려다니던 것이 떠올랐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들 생각이나 행동은 다 거기서 거긴가 보다~
그래도 이렇게 앞바퀴를 들고 지나가는 것을 보니, 시끄럽기는 했지만 잠시 구경거리는 되었다.^^ 여기가 내셔널몰 남쪽 경계라서 좀 외진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경비가 삼엄한 동네에서 저러고 다녀도 괜찮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서 3곳이나 잠깐씩 구경을 모두 마쳤다. 이제 다시 '국립잔디밭'으로 돌아가서 저녁 도시락을 먹은 후에 DC의 불꽃놀이를 구경했던 것도 이미 소개해드렸고, 이것으로 지난 7월의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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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허쉬혼(Joseph Hirshhorn)은 라트비아에서 13남매의 12째로 태어나 6살에 미국으로 이민와서 가난하게 자랐다. 14살에 월스트리트에서 심부름꾼으로 일을 시작해서, 3년 뒤인 1916년에 주식중개인이 되어서 첫 해에만 168,000달러를 벌었다. 브로커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1929년 대공황 두 달 전에 자신의 모든 주식을 팔아서 4백만불을 현금화 했고 (어떻게 알았지?), 1930년대에 캐나다 우라늄 광산에 투자해서 1960년에 모든 지분을 팔고 은퇴할 때 그의 재산은 1억불이었다. 그는 자신이 젊을 때부터 사들인 회화와 조각 6천점을 1966년에 미국정부에 기증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워싱턴DC의 내셔널몰에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의 허쉬혼 미술관(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이 1974년에 개관을 했다.
미국의 첫번째 국립박물관 건물이었던 예술산업관(Arts + Industries Building) 구경을 짧게 마치고도 아직 내셔널몰 박물관과 미술관들의 폐장시간이 30분 남았었다. 그래서, 바로 서쪽에 붙어있는 아직 못 가본 미술관 한 곳을 더 구경하기로 했는데, 공사중이라서 입구는 뒤쪽으로 돌아서 들어가야 한다고 되어있다.
예술적인 공사가림막 아래로 "WE ARE OPEN"이라고 써놓은 이 동그란 건물이 허쉬혼 박물관/조각정원(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인데, 미국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스미소니언 재단 소속으로 19세기말 이후의 미술작품만 전시하니까 국립현대미술관(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rt)라 부를 수도 있겠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현재 원형의 외벽을 재단장하는 공사만 진행되고 있어서 내부를 관람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1층은 사진의 로비만 유리벽으로 막혀있고 나머지는 모두 뚫려있는 구조인데, 도넛의 네 귀퉁이(?)가 떠받혀져서 공중에 떠있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된다.
2층의 바깥 링(ring) 전체를 한바퀴 도는 공간에는 LAURIE ANDERSON: THE WEATHER 특별전시가 8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궁금하시면 앞서 링크를 클릭해서 직접 읽어보시기 바라고... 미술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아내의 모습인데, 왼쪽에 까만색으로 반짝이는 물체는 커다란 새이다.
바닥과 벽의 구분이 잘 되지 않아서 정말로 아내가 그림의 일부가 된 것처럼 보인다. 이 특별전시를 위해 미술관의 벽과 바닥을 모두 까맣게 칠한 후에 흰색 페인트로 작가가 직접 모두 그린 것인데, 그렇다면 전시기간이 끝나면 이 작품은 그냥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벽을 떼서 옮길 수도 없고...
노란 보트가 하나 놓여진 주위로 관람객들이 서있는 모습이 아주 멋있게 사진이 찍혔다.
깜깜한 밤하늘같은 다른 방에는 하얀 의자에 앉은 흑인이 뭔가 할 말이 있다고 하는 “I have something to say” 제목의 전시이다. 참고로 오른쪽에 반짝이는 아크릴 조각같은 것은 작품의 일부가 아니고, 유모차를 끄는 관람객 아저씨다.^^
하지만 마지막 방에서는 이렇게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했다... 왼편 출구를 통해서 조금 전에 들어갔던 입구가 보이니까 건물 한 바퀴를 다 돌았고, 이제 3층으로 올라가자~
3층의 안쪽에는 MARK BRADFORD: PICKETT’S CHARGE 상설전시가 동그란 건물의 벽을 따라서 만들어져 있다.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피켓의 돌격(Pickett's Charge)'은 바로 지난 3월에 방문했던 게티스버그 국립군사공원에서 봤던 커다란 사이클로라마 그림의 이름이다.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전투를 그린 360도 그림의 프린트를 이용해서 역시 동그란 허쉬혼 미술관의 벽을 따라 고정된 추상작품(?)을 만든 것인데, 한 바퀴 다 돌아볼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상설전시라고 되어있지만 영원히 여기에 전시될 것 같지는 않은데, 이 작품도 나중에 어떻게 처리가 될 지 궁금하다. 혹시 쓰레기통으로 직행...?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딱 타는 순간에 보이는 사방을 덮고있는 이 글자들도 2012년에 만들어진 BARBARA KRUGER: BELIEF+DOUBT 상설전시 작품이다.
지하 특별전시실에는 최근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진 '땡땡이 호박'으로 유명한 93세의 일본 할머니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ONE WITH ETERNITY: YAYOI KUSAMA IN THE HIRSHHORN COLLECTION 특별전시가 11월말까지 열리고 있는데, 오전에 무료티켓을 미리 받아서 정해진 시간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구경을 못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의 첫번째 허쉬혼 미술관 방문에서는 이렇게 단 3명의 작품만 구경을 했는데, 문 닫는 시간이 되어서 기념품가게를 잠깐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가야 했다.
도너츠 모양의 건물을 안쪽 가운데서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다. 이제 왼편 사람들을 따라서 밖으로 나가서 뒤를 돌아보면,
지난 번에 북쪽의 국립미술관 조각정원에서 바라봤던 다크서클이 심한 여성의 걸개그림을 가까이서 볼 수가 있는데, 스위스 미술가 Nicolas Party의 <Draw the Curtain>이라는 파스텔화를 높이 26 m, 길이 253 m로 프린트해서 원통형의 건물을 완전히 감은 것이라 한다.
그리고 내셔널몰 잔디밭 안에 약간 낮게 땅을 파서 허쉬혼 조각정원(Hirshhorn Sculpture Garden)을 만들어 놓았다. 바로 내려갈까 하다가 서쪽에 있는 다른 장소를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는 것이 걷는 거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로댕의 <깔레의 시민들>같은 유명하고 비싼 작품들을 이렇게 오픈해놓으면, 훔쳐가지는 못하더라도 훼손될 수는 있지 않을까?
하지만 다른 곳을 들렀다가 다시 와보니, 이렇게 조각정원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무시무시한 조각상이 못 내려가도록 지키고 서 있었다. 사실은 미술관 마감시간이 되어서 관람객을 모두 내보내고 계단에 줄을 쳐둔 것이지만...^^ 건물 안에서도 작품 3개밖에 못 봤고, 조각정원은 내려가 보지도 못 했으니, 또 무엇보다도 쿠사마 야요이의 특별전시를 보기 위해서라도 여기 스미소니언의 현대미술관인 허쉬혼 박물관/조각정원(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은 조만간에 다시 방문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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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는 '기념관과 미술관 등을 모두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박물관'이 70~80개나 있다고 알려드린 적이 있다. 그 중에는 스파이 박물관, 성경 박물관 등 입장료가 있는 사설박물관들도 다수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은 내셔널몰(National Mall) 부근의 스미소니언 재단이 운영하는 쟁쟁한 국립박물관들로 모두 공짜로 운영되는 곳들이다. 그렇다면 그 대단한 '공짜 국립박물관'들 중에서 최초로 내셔널뮤지엄(National Museum)이라는 타이틀로 문을 열었던 곳은 어디일까? 아, 글의 제목에 정답이 있구나~^^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와서 스미소니언 역에 내려서 밖으로 나오니, 내셔널몰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855년에 만들어진 스미소니언 캐슬(Smithsonian Castle)이 제일 먼저 가까이 보인다. 하지만, 이 날 우리가 먼저 찾아가는 곳은 이 성의 바로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다른 건물이다.
바로 옆의 이 건물은 최초의 미국 국립박물관(United States National Museum)으로 1881년에 오픈을 했고, 1910년에 맞은편 국립 자연사 박물관으로 많은 소장품을 옮긴 후에, 이름을 '예술산업관' 아트앤인더스트리빌딩(Arts and Industries Building, AIB)으로 변경을 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건물이 워낙 낡아서 2004년부터 총예산 2억불로 거의 새로 짓는 수준으로 리모델링을 시작했는데, 작년에 외관공사만 먼저 마치고 스미소니언 재단 175주년을 기념해 임시 오픈을 하면서 '퓨쳐(FUTURES)'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북쪽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제목 Expanded Present 설치미술은 노랑과 녹색의 셀로판지(?)가 입체적으로 붙어있는 것이었는데, 빛을 이용한 조각으로 유명한 한국계 미술가 Soo Sunny Park의 작품이라 한다.
대륙횡단 여행기를 쓰면서 계속 커플셀카를 올렸더니, 이런 동네 나들이 이야기에도 왠지 꼭 올려야 할 듯 해서...^^
2050년의 미래(future)를 주제로 한 전시를, 가장 오래되어서 보수중인 박물관 건물에서 한다는 사실 자체가 참신했다. 전시는 여기 북쪽 입구를 포함해서 십자모양으로 연결된 동서남북 4개의 공간과 중앙홀에만 작게 마련되어 있었다.
중앙홀에 있던 정체불명의 광섬유(?) 장치인데, 전시 홈페이지에서 다시 설명을 찾아보려고 해도 나와있지가 않다.
"MY FUTURE LOOKS ____"에 들어갈 한 단어를 아내가 앞에 서있는 동그란 장치에 대고 말해보라고 하는데, 색깔이 바뀌기만 할 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진 중앙홀에 서서 동그란 천정을 올려다 본다~ "나의 미래는 ____ 할 것 같다"
버진그룹의 하이퍼루프(hyperloop) 테스트기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비행기처럼 빠르면서 전기자동차처럼 경제적이고 기차처럼 대량운송이 가능하다고 써놓았다. 설명 왼쪽에 노선도가 그려져 있지만, 과연 2050년에 대륙횡단 하이퍼루프가 운행을 하고 있을까?
건너편 전시실에 아이들의 인기를 끌던 형체가 변하면서 빛을 발하던 물체였는데, 뭐 인공지능 AI가 앞에 서있는 사람이 몸으로 표현하는 것, 즉 바디랭귀지를 읽고 반응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듯 하다. 하지만 여기서 위기주부와 아내의 가장 큰 관심을 끈 전시는 뒤에 살짝 보이는...
벨넥서스(Bell Nexus)에서 만든 '날으는 자동차(flying car)'의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모형이었다. 즉 그냥 커다란 6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이다~
안내판 제일 아래를 보면 바로 이 자리에 1930년대에는 최신기술 소개로 프로펠러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2050년이면 내 나이 80인데... 그 전에 보통 사람들이 이런 에어택시(air taxi)를 타고 다니는 시대가 올까?" 역시 미래는 물음표 투성이다...^^
미래의 생활을 보여주는 코너에는 뜬금없이 마블영화 <이터널스>의 주인공들이 입었던 의상이 한 쪽에 전시되어 있고,
바다 위에 건설한다는 수상도시의 모형도 만들어져 있었다. 그나마 이게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지금 인도양 몰디브에 건설을 시작했다는 뉴스도 있고, 한국 부산 앞바다에도 비슷한 것을 만들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서둘러 나와서 첫번째 국립박물관이었던 여기 아트인더스트리빌딩(Arts + Industries Building)의 내부를 짧게라도 둘러본 이유는, 이 특별전시를 다다음날 마감하고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위해 다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중간에 이런 이벤트 전시를 잠깐씩 또 할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 2028년에 모든 공사가 완전히 끝난다고 하는데, 그 때는 국립 라티노(Latino) 박물관이나 여성 박물관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단다. 미래는 참 멀고도 가깝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이 노래가사처럼 말이다~ ♪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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