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트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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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열차 富貴列車 (1986)

멧가비|2021년 3월 24일

본토 반환 전, 홍콩 전성기의 장르 영화들의 리스트를 멀찌감치서 가만 바라보면 한 가지 묘한 의문이 생긴다. 아니, 의문이랄 것도 없다. 당시 홍콩 영화를 섭렵한 세대들이라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 같이 느꼈을 것이다. 홍콩 영화는 어느 장르를 만들어도 그 안에 어지간하면 쿵푸가 들어간다.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들은 쿵푸로 삼각관계의 결판을 내고, 호러 영화의 주인공들은 쿵푸로 귀신을 쫓는다. 견자단의 깐돌이 시절로 알려진 청춘 코미디물 [정봉적수]의 그 유명한 오프닝 장면을 보면 견자단이 꽤 그럴듯하게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데 그게 또 묘하게 우슈 투로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예 쿵푸랑 전혀 무관한 [금옥만당] 같은 음식 영화에서도 쿵푸를 한다. 아니 애초에 거기 캐스팅에 조문탁이 있잖아. 물론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Birds of Prey (and the Fantabulous Emancipation of One Harley Quinn) (2020)

멧가비|2020년 5월 18일

워너의 실사 '할리 퀸'이 구 폭스-현 디즈니의 실사 '데드풀'을 의식하고 있다는 건 너무 뻔한 얘기니 그에 대해서는 일단 차치하겠는데, 고백컨대, 나는 아직도 이 버전의 할리 퀸을 데드풀보다 좋아할 준비가 돼 있다.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 아리송한 미친 인간이 주인공인데다가 양쪽 다 웃기지도 않게 로맨스 영화를 표방하는데, 이렇게 까지 컨셉이 겹친다면 프레디 크루거가 똥밭에 구른 얼굴을 한 변태보다는 당연히 예쁜 미친년에 끌리게 마련이지. 심지어 그 미친년이 마고 로비잖아. 아니 그러니까요, 영화를 왠만큼은 만들어 줘야 "나 이 영화 좋다"고 떠들고 다녀도 쪽팔리지 않은 거 아니겠습니까 워너 여러분. 좋아해주겠다니까요. 그러니까 차라리, [수스쿼]와 이 영화에서 할리 퀸 - 조커 부분만 추려내고

웰컴 투 콜린우드 Welcome To Collinwood (2002)

웰컴 투 콜린우드 Welcome To Collinwood (2002)

멧가비|2018년 7월 18일

하이스트 영화라면 흔히 폼나게 차려 입은 사기꾼과 도둑들이, 그래봤자 범죄자인 주제에 쿨한 척 시크한 척 다 하는 장르. 내가 해당 장르에 가진 인식은 대충 그렇다. 하지만 여기, 너무나도 형편 없어서 되려 저 범죄를 응원하게 되는 소시민적 하이스트 영화 도둑들이 있다. 하이스트 영화는 으레 멤버들이 모이고, 그들이 절도를 해야만 하는 동기가 제시되며, 절도를 위한 계획이 브리핑 되는 과정이 제시된다. 이 지점에서 이 영화의 개성이 묻어 나온다. 불확실한 껀수에, 껀수를 물어 온 주모자 대신 엉뚱한 꼽사리들이 모이는데 이게 하나같이 오합지졸들인 거지. 영화가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 않아도 저 계획이 멀쩡히 성공하지 않을 것을 알게 된다. 대체 정말 진지하게 금고를 털 마음이 있기나 한 건지, 금

MCU 10주년 재감상 - 앤트맨 Ant-Man (2015)

MCU 10주년 재감상 - 앤트맨 Ant-Man (2015)

멧가비|2018년 6월 20일

내가 아는 한 MCU 영화들은 어설프게 세련됨을 추구하지 않는다. 고전적이라면 고전적이고 낡았다면 낡았다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마블 세계관에 맞는 식으로 능숙하게 재해석, 이것이 그간 MCU 영화들이 노골적으로 세련미를 추구하지 않아서 오히려 세련되어 보이는 비결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이언맨 시리즈는 90년대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처럼 외국의 테러리스트들에 맞서는 이야기, 캡틴 아메리카 삼부작은 각각 2차대전 시대극, 냉전시대 첩보 스릴러 그리고 그리스 비극의 구조를 끌어들인다. 이어서 이 영화가 기대는 서브 포맷은 'size change'. 멀리는 리처드 매드슨 원작의 불길한 촌극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가 대표적으로 있고, 내 세대의 추억 속에는 [이너스페이스]와 [애들이 줄었어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