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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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Black Widow (2021)

멧가비|2021년 8월 1일

세뇌를 주요 소재로 차용한 유사 첩보물이라는 점에서 [윈터 솔저]와 견주어지는 건 이 영화의 태생적인 운명이다. [윈터 솔저]에 대해 먼저 다시금 짚고 넘어가자면, 냉전시대 사회파 영화와도 같은 진지한 톤에 가면 쓴 괴인과 독수리 남자가 날뛰는, 냉탕과 열탕위 뒤섞인 흥미로운 잡탕밥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 주인공 나타샤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마치 선댄스 영화처럼 톤이 침잠되고, 그러나 그와 반대로 비밀조직 암살자들이 코스프레 같은 옷을 맞춰입고 대로변에서 쌈박질을 해댈 때는 이건 누가 봐도 만화 원작 실사화다. 이 불협화음을 어찌 비난하랴.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슈퍼히어로 영화다. 초인들이 세상을 구한다는 거창한 명분으로 10년 넘게 유지되는 세계관의 또 한 꼭지다. 애초에

완다비전 WandaVision (2021)

멧가비|2021년 3월 21일

영화, 드라마를 막론하고 MCU 작품 중에 이렇게 시작부터 당황스러운 게 있었나. 50년대 서브어반 시트콤이라는 장르사적 배경에 아주 약간 관심이 있어서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도 이거 보고 괜찮으려나 하는 걱정부터 드는 게 사실. 더 황당한 건 50년대, 60년대.... 계속 시대를 거슬러 올라오면서 시트콤 패러디를 하는데, 그게 사실은 크게 의미있는 연출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미국의 황금기인 50년대 배경 시트콤을 가상현실로 만든 게, 자신의 황금기로 돌아가고픈 완다의 어떤 노스탤지어적 무의식이 상징적으로 작동한 건지 어떤 건지 하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아니 그런 거 없고 그냥 아빠가 덕질하던 미드가 그 시대 것들이었을 뿐. 그게 전부. 그런 것 치고는 시트콤 패러디 파트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2019)

멧가비|2019년 7월 8일

우리 나이로 이제 고 1, 2 쯤 된 피터는 성인의 문턱에서 호되게 성장통을 겪는다. 천방지축 소년이었던 자신을 더 큰 세상으로 데려가 성장시켜 준 멘토의 부재. 멘토의 부재는 더 이상 가르쳐 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영원히 그를 뛰어넘을 수 없게 돼버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년미 철철 톰 홀랜드의 두 번째 스파이더맨 영화는 아직 준비 안 된 성장과 독립을 강요받는 "소년기의 황혼"에 대한 이야기.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는 체크포인트에 선 소년들은 어떤 어른들을 만난다. 윽박지르는 어른, 무책임한 어른 때로는 속이는 어른. 미스테리오라는 이름의 어른은 속이는 어른이다. 미스테리오는 여러 면에서 메타적인 면모를 갖춘 악당인데, 심지어는 지구 616 어쩌고 하는 약간의 코믹스 설정 까지

제시카 존스 시즌3, 디펜더스 마지막 이야기

멧가비|2019년 7월 8일

세 시즌을 통틀어 비유하자면 [핸콕]으로 시작해서 [슈퍼]로 끝난다고 볼 수 있다. 즉, 제시카로 시작해 팻시로 끝나는 긴 이야기. 공명심, 열등감 등등이 복잡하게 뒤엉킨 팻시의 내면. 그 근간에는 어머니로부터 학대 받은 기억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동 중일 것이며, 그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본격적으로 타락하는 것은 (보편적인 가족애를 제외하면) 넓은 의미로서는 유사 스톡홀롬 신드롬의 발병이다. 게다가 그 시점에 와서는, 제시카의 말마따나, 팻시 자신이 애증하던 도로시를 그대로 닮아버렸기 때문에, 도로시의 살해를 자신(이 믿는 스스로의 신성성)에 대한 치명적인 도발로 받아들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제시카는 세 시즌을 통해 결국 다 잃었다. 다 잃고서야 결국 영웅의 길을 걷기 위한 정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