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보물이 거기에 있다"고 선언해 대해적시대를 개막한 해적왕처럼, 어느 노인이 돈가방의 소재를 유언으로 남겨 정신 나간 빅레이스를 반강제 개최해버리고 만다. 전설의 비보를 노린 해적들처럼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자동차를 타고 보물로 향한다. 자동차 크기를 점점 키우는 산업적 변혁기였던 미국 60년대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나온 거지. 어딘가에 보상이 숨겨져 있는데 그에 이르는 힌트는 추상적이고, 보상 분배에 관해서 경쟁자들과는 합의점을 찾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독식을 노리는 불나방들이 필연적으로 출현한다. 이 영화에서 레이스가 열리는 논리가 그렇다. 배신, 협잡쇼라고 불러도 좋을 한국의 대표 코미디 TV쇼인 [런닝맨]의 정신적 조상은 엉뚱하게도 60년대 헐리웃 코미디 영화였단 말인가. 현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