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 은행강도물인 척 짐짓 시작하지만 껍데기 깐 알맹이는 가족 드라마다. 저 둘이 은행강도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에 던져진 인물이라 할지라도 이야기는 대강 성립한다. 형제애, 그것도 사막의 지렁이처럼 살려고 버둥대면서도 절대로 져버리지 않는 형제애를 다룬 이야기. 그럼에도 그것을 과시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는 [태극기 휘날리며]와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 보다 덜 수사적이다. 세련되려고 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세련됐다. 어쩌면 동시에 미국이라는 세계관에 대한 염세적 자조이기도 하다. 땅의 원래 주인이었던 코만치족의 후예든, 미국을 일으킨 텍사스 백인의 후손이든 지금은 모두 똑같이 버려진 땅에서 말라 비틀어지다 못해 모래 바람처럼 스러져 가고만 있다. 가난 대물림의 연쇄를 끊고 싶어서 선택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