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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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집: 피를 빠는 눈 呪いの館: 血を吸う眼 (1971)
해머의 드라큘라 영화를, 크리스토퍼 리 대신 일본 배우가 연기해보자!는 기획에서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영화에서 등장하는 초자연적 존재는 재해석 없이 딱 고딕 호러의 뱀파이어의 일본판일 뿐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서양 탐미주의를 재현하는 것이 영화의 핵심인 듯 하다. 역시나 고딕풍의 불길한 파이프 오르간 음악이 깔리고 사건은 대부분 저택에서 벌어진다. 나츠코라는 또 다른 꽃귀신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전작의 유우코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서구 혼혈 미녀의 얼굴이다. 미학적인 차원에서 기획된 영화로 추측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는 스토리의 허술함이다. 크게 개연성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특별히 흡입력이나 짜임새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해머 드라큘라 영화의

유령 저택의 공포: 피를 빠는 인형 幽霊屋敷の恐怖: 血を吸う人形 (1970)
영화는 해머 사의 드라큘라 시리즈로 대표되는 영미권식 뱀파이어 영화들의 분위기를 차용하고 있지만 그 내용물은 전혀 흡혈귀 영화가 아니다. 부두교 주술에 가까운 무언가로 유우코는 오히려 사전적인 의미의 '좀비'에 더 가깝다. 이미 조지 A. 로메로의 영화가 나온 이후이지만, 그 문화적 파급력에 속하지 않은 색다른 좀비 영화가 있었다는 의의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의 초반 스토리 전개 구조는 이후에 나올 히치콕의 '사이코'와도 비슷하다. 그러나 뭣보다 영화의 핵심은 미장센이다. 서양식 저택 근처를 활보하는 혼혈 느낌의 미녀 귀신이라는, 다분히 쇼와 시대 일본 특유의 서양 탐미주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덕분에 비주얼은 꽤 그럴듯 하다. 유우코는

망령의 괴묘 저택 亡靈怪猫屋數 (1958)
현대 호러로 시작해 과거의 이야기를 상기한 후 다시 현대로 돌아오는 액자식 구성. 과거 파트는 다른 매체로도 많이 변주되어 유명한 '나베시마(鍋島)의 바케네코(화묘, 化猫) 전설'이다. 현대 파트는 전체적으로 파란 톤이 깔려있는데 정작 과거 파트는 총천연색 그대로인 점이 재미있다. 아무래도 현대 파트는 설화를 소개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일 뿐이고, 중심은 역시나 바케네코 설화라는 것. 고양이 요괴가 뿜어내는 저주 파워를 묘사하는 배우들의 마임이 훌륭하다. 일본의 고전 공포 영화 특유의 정적인 카메라 앵글, 격정적인 음악과 함께 맞물리며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고전미와 그로테스크의 조화. 과거 파트가 설화를 기묘하게 재현하는 데에 충실하다면, 현대 파트는 분량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더 현대

제브라맨 ゼブラ-マン (2004)
주인공 이치카와 신이치는 평범한 사람인데도 제브라맨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서자마자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그를 넘어 위기의 순간엔 단순히 제브라맨을 흉내낸 누군가를 넘어 그 자신이 진짜 제브라맨이 되어 초인 그 자체의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출생의 비밀도 뭣도 없는 남자가 뜬금없이 초인 영웅으로 탄생하는 비논리적인 이야기는 그 이면의 서브텍스트를 읽는 것이 더 재미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영화는 '(될 거라는) 믿음의 힘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조금 작은 관점에서의 영화는 복장도착자가 꾸는 꿈을 시각화한 것처럼 보인다. 단지 세일러복을 입고 거리를 걸은 것만으로 체포된 여고사의 이야기는 사회가 복장 페티쉬를 바라보는 시선을 상징한다. 단지 남들과 다른 취향을 가졌을 뿐인데 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