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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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착한 집정관 나쁜 집정관 - 프리터

로마의 착한 집정관 나쁜 집정관 - 프리터

프리터: 로마집정관 Praetor프리터는 Andrei Novac의 2014년 작으로, 제목인 프리터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취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사람 Freeter”이 아니라 국내출시명에 표시된 대로 “고대 로마의 집정관Praetor”를 의미합니다. 후자가 아니라 전자였어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제목이 아니었겠는가 싶긴 합니다만. 아무튼 프리터는 로마를 배경으로 한 문명, 도시 건설 게임으로, 각 플레이어는 자원을 모으고 건물을 짓고 이것을 이용하여 승점을 벌고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게임으로서는 특이하게도 카드 한 장 없이 타일과 일꾼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꾼은 일반 마커가 아닌 주사위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주사위라면 당연히 굴려서 무작위의 값을

긴 배든 짧은 배든 만들어 보자 - 노티커스

긴 배든 짧은 배든 만들어 보자 - 노티커스

노티커스 Nauticus 노티커스는 볼프강 크라머와 미하엘 키슬링 콤비의 2013년작으로, 배를 만들고 상품을 선적해서 납품하는 과정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개인보드 창고와 돈, 일꾼을 가지고 시작하며, 선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되면 중앙 보드에서 원형으로 놓인 액션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수행합니다. 이후 돌아가면서 선 플레이어가 선택한 액션을 수행할 수도 있고 수행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시스템은 푸에르토 리코, 산후앙, 레이스 포 더 갤럭시에서 톰 레만이 선보인 것과 거의 동일합니다. 특히 액션을 선택한 선 플레이어는 추가적인 이득을 얻는다는 것까지 같죠. 하지만 물론 다른 점도 적지 않은데, 일단 이 액션이 놓이는 칸에는 액션의 비용과 선택시의 이득이 적혀있고, 액션

당신이 하는 말을 하나도 모르겠어

당신이 하는 말을 하나도 모르겠어

요즘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 “이능배틀은 일상계 속에서”에서 퍽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이 작품은 평범한 학생들이 우연히 초능력을 얻었지만 그걸로 지구를 정복하거나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대신 적당히 일상을 보내면서 겪는 소소한 사건들을 다룬 것인데, 주인공 쥬고는 소위 말하는 ‘중2병’을 겪고 있어 독특한 설정에 집착하고 있다. 이 ‘중2병’이라는 것도 설명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냥 사춘기 남자애가 멋있다고 생각할만한 것들, 가령 ‘선홍색 율법의 구현자’처럼 멋들어진 별명이나 ‘피보다 더 붉은 자여…’처럼 복잡무쌍한 주문, 혹은 ‘자신은 천상계의 왕자였으나 금기를 어겨 능력과 기억을 봉인당하고 인간계에 환생하게 된 것’처럼 신비로운 서브컬처적 설정에 집착하는 정도로 그려지고 있다. 아무

영화와 취향 문제

최근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화제작 “인터스텔라”를 보고 진심으로 감탄했다. 초반에는 좀 지지부진하고 지루한 감이 있긴 하지만 중반부터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서 대미를 장식하고, 그러고도 긴장의 끈을 풀지 않은 채 결말까지 치달아 영화가 끝났을 때는 “끝이야? 벌써 세 시간 끝?”이라고 놀라게 되었다. 그리고 그래픽은 물론이고 스토리도 훌륭해서, 중반까지는 “크리스토퍼 놀란도 결국은 ‘유년기의 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군.” 싶다가 결국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큰 뜻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마음 속으로 사과했다. 그래서 나처럼 우주와 SF를 좋아하는 사람, ‘웜홀’, ‘블랙홀’ 따위 단어에 가슴이 뛰는 사람은 물론이고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관람 에티켓의 지옥

관람 에티켓의 지옥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영화관 관객들의 에티켓이 엉망일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 영화를 자주 보진 못하지만 만족스럽게 조용히 영화를 보고 나오는 경우가 정말 드물다. 가장 최근에 정말 조용히 만족스럽게 보고 나온 영화가 독립영화관에서 봤던 “레바논 감정”이었다. 독립영화는 그런 점이 멋지다. 관객 모두가 상영관을 악착같이 찾아서 온 것이라 한마음이 되어 조용히 놀라운 집중력으로 감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객들이 다른 영화는 별로 집중하지 않고 보는가?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파괴적인 관람 에티켓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단연코 핸드폰에 관한 것들이다. 상영 중인데도 핸드폰을 꺼내 보는 사람이 반드시 한 명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