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ary.邊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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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posts쿠바(Cuba),2일차:Havana,말레콘, 군인 그리고 환전
이날도 일찍 일어나버렸다. 이러지 않았는데. 삐걱거리는 침대에서도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좁디좁은 비행기의 좌석에서도 나는 잘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언제나, 옅은 향 냄새처럼 내 안에는 아직 피로함이 떠돌고 있겄만 나의 눈은 야속하게 열려버린다. 창 밖으로는 아침 해나 혹은 아직 다 떨어지지 못한 달이 나를 보고 서글프게 웃는 듯 하다. 마흔. 나는 점점 늙어간다. 내가 일어난 풀에 잠에서 잠깐 깬 아내는 인터넷 카드를 사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가게의 오픈 시간이 아홉시 반이었던가. 내가 일어난 시간은 아직 일곱시 반. 나는 남은 두 시간 동안 천천히 샤워를 하고 꼼꼼히 소지품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그래도 남는 시간은 산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1. 말레콘
쿠바(Cuba),1일차:Havana,럼럼(Rumrum)에서의 식사,그리고 밤거리
자고 일어난 하바나의 하늘은 또 비가 올 듯 흐렸다. 겨울은 건기라고 했건만 전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닌 듯 했다. 비옷을 챙겨갈까 잠깐 고민하던 나와 아내는 일단 그냥 나가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고 결론적으로 나쁜 선택은 아닌 것이 되었다. 일단 해가 저물기 전 저녁을 먹고 올드 하바나쪽으로 야경을 보러가는 것으로 큰 컨셉을 잡았다. 어느 곳에 가서 밥을 먹을지에 대해서는 딱히 정해둔 바가 없어서 인터넷이 되는 광장으로 가서 적당한 곳을 물색하고 이동하기로 했다. ...쿠바 여행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미 다 찾아보았겠지만, 쿠바의 인터넷은 특정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그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통신사 부스나 호텔에서 판매하는 인터넷 카드를 구매해야 한다. 통신사 부스에서는 1
쿠바(Cuba),1일차:Havana,쿠바국립미술관,그들은 미술을 편애 하는가?
쿠바 국립 미술관은 혁명 박물관의 뒷마당 - 야외 전시관 - 의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미술관,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동선. 케케묵은 군복과 시대착오적인 혁명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없던 아내는 박물관에서 탈출하자마자 바로 이 곳으로 향했다. 혁명 박물관의 관리상태에 적히 실망했던 나는 이곳 미술관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나의 편견은 건물 입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존 옛 건물의 외관 중 남길 것은 남기면서도 다듬고 보강해야 할 부분은 제대로 손을 봐 두었다. 좌측에는 벽돌로 만든드라이버 끝 모양 - 왜 하필 드라이버 끝 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 의 조형물이, 우측에는 사람의 형태로 솟아 오르는 듯한 엑토플라즘을 닮은 조각도 있었다. 방금 본 혁명 박물관의 앞에서

쿠바(Cuba),1일차:Havana,쿠바 혁명가 열전_2부
혁명 박물관을 관람하는 중, 바깥에는 소나기가 왔었다. 12월의 쿠바는 건기(乾期)라고 들었지만 그래도 소나기는 오는가 보다. 창으로 보이는 비 오는 거리에는 사람들이 비를 피해 이리저리 흩어지고 있었고 그 중에는 이 건물로 피를 피해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물관 어느 층에서 마주쳤던 남녀 학생들도 그런 사람들 중 일부였을까. 구리빛 피부와 육감적인 몸매, 곧게 솟은 코와 갖은 보석 빛깔로 빛나는 그들의 눈은 이미 다 자란 성인으로 착각할 만 했지만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교복과 투닥투닥 서로 치고 받는 모습은 앳된 소년 소녀의 그것이었다. 그 중 한 소녀가 약간 멋쩍어하는 남학생을 툭툭 건드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의 점순이구나. 허허. 그 나이에 '이 사람'도 아버지나

쿠바(Cuba),1일차:Havana,쿠바 혁명가 열전_1부
캐나다에 오기 전부터 쿠바는 내 여행 버킷 리스트에서 언제나 상위권에 있던 국가였다. 아름다운 카리브의 해안이 있고 바카디럼과 향기로운 시가 - 비록 피우지는 못하지만 - 가 넘치는 나라.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대표되는 그들 특유의 음악이 넘치고, 위대한 소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된 그 곳, 쿠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넘어서는 매력적인 요소가 쿠바에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삼국지에 필적하는 드라마틱한 혁명기(記)가 이곳에서 쓰여졌다는 것이다. 1895년의 쿠바 독립전쟁부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까지, 쿠바 사람들은 스페인제국과, 독재정권과, 그리고 미국에에 대항하여 끊임없이 혁명해 왔다.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미국의 엠바고로 온 나라가 고립되었어도 이 유쾌한 사람들은 열심히 야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