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즐거운 황무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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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The Priests, 2015)

검은 사제들 (The Priests, 2015)

명동 한복판에서,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컴컴한 골목에 검은 사제복을 걸친 두 사내가 입성하면, 영화 속 현실이 두 개의 세계로 나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라틴어와 수도사의 종, 성수, 악령을 품을 새끼돼지 등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참신한 재료들이 듬뿍 있고, 박소담이라는 신인 여배우의 열연도 인상적이었다. 스토리는 돌직구고, 부연설명도 많지 않다. 영화의 만듦새가 매끈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투박한 느낌도 좀 있고 촌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강동원이 연기하는 최부제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너무 과하게, 상투적으로 쓰였다는 느낌이 강하다. 김윤석이 연기하는 김신부는 귀신 들린 소녀는 걱정하면서 최부제의 여동생 얘기를 들으면서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냉소적이어서

마션 (The Martian, 2015)

마션 (The Martian, 2015)

본지 한참 되었지만 그래도 잊어먹지 않기 위해서 끄적여 보는 마션 감상.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을 보면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란 어렵다. 또한 그런 사람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크고 작은 노력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또 마음이 움직이기 마련이다. 은 그러한 사람들의 의지와 선한 노력이 똘똘 뭉쳐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기적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의 영화는 많다. 을 보면서 이야기의 흐름 자체가 아주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탓이다. 그러나 큰 골격으로 보면 아주 단순한 드라마에 극한 상황에서도 하나 하나 핸디캡을 극복하며 자신의 마음을 굳건히 다스리는 총명한 주인공과, 다른 목적 없이 순수함과 인

잘가요 언니

잘가요 언니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다. 진짜 잘못본줄 알았고, 잘못본것이길 바랐음... 항상 예쁘고, 밝고, 사랑스럽던 분. 동료 여자성우들의 결혼 소식에, 이 언니는 대체 언제 시집가냐며 주변에서 그렇게 짖궂고 무례하게 놀려댔건만 오히려 본인이 스스로 개그소재로 삼으며 웃어 넘기던 분. 동료 남자성우들과 라디오 진행하면서 그 어떤 강력한 시모네타가 나와도 그 천진한 웃음과 목소리로 맞받아치던 분. 성우로서도, 진행자로서도, 자기 몫 너무 잘해줬던 언니. 그래서 너무 좋아했던 언니. 언니 잘가요.

라이프

라이프

는 제임스 딘이라는 한 유망한 배우와 데니스 스톡이라는 재능있는 사진작가와의 짧은 만남을, 순간 섬광이 번쩍였던 그 순간을 포착한다. 둘 다 젊고, 자신의 분야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시점에 있고,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제임스 딘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자신의 한 이미지만 소비하고 있다는 것에 갑갑함을 느끼고 데니스 스톡은 아직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많은 작품을 해보지 못한 신인 배우에게서 다른 모습을 발견한다. 이 영화를 흥미로우면서도 차분하게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이 제임스 딘이라는 배우가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시점에,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제임스 딘을 보면서, 저 젊

슬로우 웨스트, 더 홈즈맨 : 참으로 기묘한 서부극들

슬로우 웨스트, 더 홈즈맨 : 참으로 기묘한 서부극들

(슬로우 웨스트, 더 홈즈맨 두 편의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서부 영화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다. 기억나는 게 있다면 와 정도..? 그러나 많이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서부영화라고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들은 누구나 있다. 모래바람 부는 황야에 거친 마초들, 그 특유의 요상하게 생긴 모자를 쓰고 말을 타면서 총을 겨누는, 뭐 그런거? 물론 서부영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이미지들에 대해 선명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산타클로스나 외계인을 그려보라고 하면 100명중 90명 정도가 비슷하게 그리는 것처럼 어떤 고정화된 이미지들이 있는건 사실이다. 그런 이미지들을 떠올려 봤을 때,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