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보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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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postschapter 55 - <시인의 사랑>
본지 좀 됐지만 아직도 잔상이 남았다. 시나리오가 좋다는 칭찬이 자자하기에 보러 갔더니 과연, 감독의 내공이 보였다. 열연한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 했고. 제목은 진짜 지나칠 정도로 흔해터지고 진부하지만, 내용은 절대로 진부하지 않다. 전개 방식이 매번 예측을 빗나간다는 점에서는 을 연상케도 한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서 시의 영감을 얻은 어느 시인의 흔들리는 감정을 묘사한 영화라고 해야겠지만, 이런 류의 원조격이라 할 처럼 흘러가지는 않는다. 시인이 청년에게 욕구를 느끼기는 하는데, 연민과 뒤섞여 나중에는 종잡을 수 없어진다. 그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을 간파했으니 청년은 거칠게 라고 물었을
chapter 52 - <덩케르크>
2012년이었던가... 와 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로 개봉해서 여러모로 비교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도 물론 명작이었지만 가 워낙 압도적인 걸작이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조용히 의 손을 들어줬었다. 이번에 드디어 놀란 감독이 에 맞먹는 걸작을 내놓은 것 같다. 다른 것 다 제거하고, 오로지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절박함에 집중한 작품. 그런데 이게 실화에 바탕을 둔 내용이니... 모골이 송연해짐과 동시에 숙연해지고,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위대한 승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생존에 대한 위대한 찬가가 이렇게 탄생했다. 늘 그렇듯 픽션은 현실을
chapter 51 - 동유럽 3개국 예술 기행이랄까...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3개국을 다녀왔다. 뭐 남들 다 가는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인 코스를 밟다 온 셈이긴 한데, 그래도 모처럼 마음 편하게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주변 환경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음미하는 시간을 원없이 즐기다 왔다. 굳이 규정 짓자면 정원 산책 기행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정원이 많은 고도에 갔으니, 게다가 계절도 계절인 만큼 녹음이 우거지고 온갖 꽃이 만발한 정원 한가운데, 때로는 분수 곁에서 때로는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기만 해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심지어 호텔 바로 옆에도 작은 공원이 있었다. 나무 몇 그루만 있어도 새들이 모여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정말 실컷 듣고 왔다. 건물이 낮으니 서울과 비슷한 나무들인데도 더 울창
chapter 50 - 최근 본, 창작에 큰 자극이 되어 준 영화 세 편
좀 지나긴 했지만 연달아서 영화 세 편을 보았다.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이렇게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도 참 오랜만인 거 같다. 세 편 모두 뛰어난 작품이었지만 특히 시나리오가 뛰어났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좋은 자극을 받았다. 세상에 나온지 26년 정도 밖에 안 됐지만 나오자마자 일찌감치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페미니즘 영화의 대명사와도 같은 작품이지만 시나리오 작가가 언급했듯이 여성에 국한되지 않은, 세상 모든 약자들을 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 번 보면서 얼마나 시나리오가 매끄럽게 집필되었는지 새삼 감탄했다. 모든 사건은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물 흐르듯 흘러가며, 그 과정에서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극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입체
chapter 47 <유령작가>
국제 평론가 협회에서 올해의 영화로 선정되었던 영화라 해서 관심이 끌려 보았다. 개봉 당시엔 그저 그런 스릴러 영화로 치부했었는데... 글 쓰는 사람으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기묘한 정체성을 가진 유령작가라는 직업을 다룬 영화라 기억은 해 두고 있었다. 잘 만든 영화다. 오랜만에 예전 전성기 걸작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기분을 다시 맛보았다. 걸작 미스테리 소설의 특징은, 사건의 진상과 직접 연결되는 사실을 등장인물들이 반복해서 언급한다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 반복해서 들으면서도 별로 주목하지 않는데, 알고 보면 사건의 진상으로 바로 이어지기에 감탄하게 되는...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은 유령작가에게 회고록 집필을 의뢰한 영국 전 총리의 재임 당시 행동을 끊임없이 언급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