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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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 歩いても (2008)

멧가비|2021년 11월 8일

그 유명한 비트 타케시의 명언, "가족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 저 말은 가족을 다루는 영화를 볼 때 늘 떠오르고, 가족을 다루는 영화를 되새길 때 늘 인용하게 되고, 특히 일본의 가족을 다룬 영화와 관련해서는 결코 거를 수가 없다. 보통의 경우, 가족이란 완전히 해체되지 않는 어떠한 울타리이기에 오히려 영원히 상처를 주는 존재다. 타인에게서 들었더라면 별 거 아니었을 말로도 상처 받고 미워할 수 있게 되는 존재, 그것이 가족. 고레에다의 영화들에 혹간 그런 순간들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가족 모임을, 닥쳤으니까 억지로 해치워야 하는 예비군 소집 따위의 성가신 행사처럼 대하는 절묘한 리얼리티가 있다. 너무 사소하고 너무 일상적이라 내가 느끼는지도 모르는 그러한 감정을 이

이터널스 Eternals (2021)

멧가비|2021년 11월 7일

피조물이 마을로 내려간다, 피조물이 창조주를 저주한다.또 하나의 근사한 "프랑켄슈타인 괴물" 이야기가 될 무궁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설정이다. 캐릭터의 면면도 흥미롭다. 범우주적인 임무를 지닌 존재라는 에고와 인간 세상에서의 부귀영화라는 아주 사소한 이드를 놓고 저울질하는 킨고, 한 쪽이 알츠하이머를 앓는 부부의 드라마를 가진 길가메시와 테나, 팅커벨 컴플렉스의 스프라이트 등. 불멸의 존재에게 누적된 필멸자의 자아 이야기를 깊게 파려면 팔 수도 있었을 것 같고, 그랬다면 정말 좋은 의미로서의 마블 같지 않은 영화가 되었을테지만, 예상대로 이 영화는 그런 것들에 진지하게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아쉽다. 아쉬워서 아이러니하다. 그동안의 마블 영화들이 쌓여있지 않았더라면 시도되지 못했을 프로젝트인데, 바로 그

듄 Dune (2021)

멧가비|2021년 11월 7일

두 편의 SF로 나는 드니 빌뇌브가 지금 가장 과대평가된 감독이라는 확신을 얻게 됐다. 뱃고동 소리, 저음을 넘어 숫제 소근거리기만 하는 대사 디렉팅, 익스트림 롱 숏. 별 거 없는데 괜히 뭔가 있어 보이는 얕은 장치들로 가짜 아우라를 만든 허영심 장사꾼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게 돼버렸다. 그냥 놀란병 걸린 감독이야. [컨택트] 때는 그나마 "놀란이 만든 스필버그 영화" 쯤의 신기한 돌연변이 감각이라도 있었는데, [2049]에 가서는 그냥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얘기를 일부러 재미없게 만드는 짓을 하더니 이 영화도 결국 그 연장선상 밖에는 되지 않는다. 정의 구현, 사랑의 완성 등 말초적으로 관객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아닌, 우주 먼 곳 어딘가에서의 정치 암투. 공감 요소가 없는 생판 남의 얘기를 하

특촬탐구 - 울트라맨 시리즈 괴인 다다의 미학

멧가비|2021년 10월 17일

"삼면괴인 다다"는 [울트라맨] 28화 '5-6 인간표본' 편에서 첫 등장한 원로 외계인 캐릭터 중 하나다 인간의 표본을 수집한다는 계획과 더불어 묘한 디자인과 쓸 데 없이 약해빠진 피지컬 등으로 인기인 컬트 캐릭터 소위 "다다 포즈(ダダポーズ)"라는 게 유명한데, 재미있는 사실은 저 포즈가 당시 잡지 등의 스틸샷으로 유명해진 것일 뿐, 편집으로 잘렸는지 정작 본편에는 안 나온다는 사실이다 [울트라맨 X]에서 처음 오마주 된 이후, 이후로도 [울트라맨 지드], [울트라맨 R/B] 그리고 [울트라맨 타이가] 극장판에서 까지 저 포즈는 꼭 한다즉, 나오면 무조건 한 번은 구른다는 것 교활한 건지 얼빠진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얼굴인데다가

특촬탐구 - 울트라맨 트리거 13화 메트론 성인

멧가비|2021년 10월 17일

총집편이자 쉬어가는 회차, 말루루의 엉터리 탐정놀이 에피소드로 채워졌다 말루루가 메트론 성인인 만큼 언젠간 나오겠지 싶었던 다다미방 구도가 드디어 나왔다 울트라맨 시리즈가 다른 특촬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이런 일상 속에 비일상이 침투한 묘한 감각이다 다다미방 구도는 메트론 성인(メトロン星人)의 첫 데뷔작인 [울트라 세븐] 8화 '노려진 거리'에서 시도된 이후로 하나의 시그니처가 된 쇼트 '노려진 거리'는, 명작이 아닌 에피소드를 찾는 게 더 빠른 세븐이지만, 그 와중에서도 아방가르드한 연출과 인간 사회 불신풍조에 대한 지적 등 굴지의 명작으로 꼽히는 에피소드 오리지널은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郎) 풍의 "다다미쇼트" 앵글이지만, 이번 오마주에서는 화면 비율이 달라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