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먹기대회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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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_구글맵 없이

175_구글맵 없이

오이먹기대회1등|2013년 4월 3일

한참을 걸었는데도 익숙한 길이 나오질 않는 걸 보니 길을 헤매고 있는 게 분명했다. 주위에 듬성듬성 몇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구글맵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걸 보면서 우리의 처지는 위로받았다. 아아! 모두가 헤매고 있구나. 나름대로 구글맵 없이 잘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엉뚱한 골목만 마주칠 뿐이고 시커먼 바다가 나올 뿐이고. 제대로 갈 길을 갔더라면 볼 수 없었을 풍경을 보았다. 잠깐 멍해져서 길게 출렁이는 불빛만 봤다. 보고 싶은 얼굴들한테 얼마나 보고 싶은지 고백하고 싶고. 하여튼 이런 풍경을 앞두고는 와 닿는 게 많았다. 워쩌다가 내가 여기에 있지? 뭐 내가 왔으니까 있는 거겠지만 정말로 오래 생각하면 그

173_이런 밤, 저런 마음

173_이런 밤, 저런 마음

오이먹기대회1등|2013년 4월 3일

안아주고 싶은 밤 공기였다. 딱 들뜨기 좋은 밤인데 달리 할 것이 없다! 한없이 밤거리를 걸으면서 홍콩 밤바다를 떠올렸는데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 밤에 우리는 자몽을 까먹으며 거대한 광장 귀퉁이 어딘가에 걸터앉아 연인들에게 꽃 파는 상인을 구경했다. 그 상인은 지나가는 남자에게 꽃을 사서 여자친구에게 줄 것을 제안했다. 꼭 사이좋아 보이는 연인에게만 다가가서 능숙하게 꽃을 건넸다. 일단은 그런 엄청난 제안을 받은 이상 남자는 생각할 것이다. a. 꽃을 사면 속은 느낌이 들겠지만 여자는 괜히 기분이 좋을 것이다. b. 사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겠지만 어딘가 석연치 못할 것이다. 꽃을 살지 말지

172_뜨거운 안녕

172_뜨거운 안녕

오이먹기대회1등|2013년 4월 1일

해가 지려는 싼 마르고 광장에서 올려다 본 하늘은 이랬다. 일렁이는 바다와 함께 뱃 머리를 위아래로 끄덕이던 곤돌라들은 매일 보는 해질녘엔 큰 감흥이 없어보였다. 해는 최선을 다해서 지고있고 우리는 아쉬워하고 지금까지랑은 전혀 다른 새로운 밤이 왔다. 어떤 의미에서 닿을 수 없다는 건 멋지다.

168_리알토 다리와 잇태리!

168_리알토 다리와 잇태리!

오이먹기대회1등|2013년 3월 25일

리알토 다리 위 경치가 지구 끝까지 좋다! 좋은 건 알아가지고 다리를 지나는 사람은 오지게 많았다. 나는 그 속에서 우리를 노리는 소매치기를 생각했다. '피자도 못 사먹는 빈털터리가 된 나'는 생각하기도 싫은데. 찐따처럼 보이는건 중요하지 않다. 가방은 착실하게 앞으로. 난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배를 타고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너그럽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화살표 옆에 서서 최선을 다해 웃으면 평생 소장하고 싶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곤돌라 없는 베네치아는 탄산 없는 콜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멀리서 지켜볼 뿐. 그냥 '

166_여기라서 좋아요 베스트 7

166_여기라서 좋아요 베스트 7

오이먹기대회1등|2013년 3월 25일

01 아침 시장의 과일들! 너무 푸릇푸릇한 나머지 넋을 놓기 쉽다. 안 살 거면 저리 꺼져. 하는 듯한 아주머니의 눈빛에 압도된다면 오렌지를 살 것. (싱싱하고 저렴하다) 02 어디서 많이 봤나 했더니 토익 리스닝 part1에 나올 법한 풍경들. 03 어느 상점에서나 사지 않고 구경만 하다 가는 사람(나 포함)에게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맞아. 여긴 이탈리아였지? 와하하 04 말 걸고 싶게 생긴 새. 잘 생겼고 다리도 긴데 조금 웃기게 걷는다. 여기 저기 모여있고, 후다닥 뛰어 다녀서 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