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먹기대회1등
Posts
119 posts
158_멜랑주 (Melange)
커피와 케이크 값은 각 각 다른 사람에게 지불했다. 멜랑주(Melange)라고 불리우는 비엔나 커피는 생수와 함께 나왔다.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라는 의미? 커피를 좋아하지만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경지까지는 아니다. 감히 멜랑주에 대해 말하자면, 진정성과 풍미가 느껴지는 맛이었다. 빈에 가면 이것만 마셔야지. 생각했다. 아직 8시인데 너무 할 게 없다. 도대체. 이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무얼할까?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꾸역꾸역 잘도 갔다. 문득 과거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여기 어딘가에 타임리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157_쿠겔른
저녁을 먹고 거리로 나오니 들르려했던 모차르트 생가도 대부분의 상점들도 문을 닫았다. 열려있는 건 먹을 곳뿐. 이로써 짤츠부르크 원데이 카드도 끄읕. 열린 문으로 사람들이 와글와글해 들어가니 짤츠부르크의 명물, 쿠겔른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아마도 초컬릿 가게 고풍스럽게 생겨가지고 묶음별 종류도 다양했다. 이런 건 투어리스트로써 꼭 먹어야 한다. 의무감을 가지고 한 뭉치 사고 싶었지만, 맛을 알 수 없으니 일단 낱개로 샀다. 모차르트를 모델로 한 쿠겔른은 너무 전형적으로 생겨서 맛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여태껏 접하지 못했던 맛과 식감을 자랑했다. 모차르트의 무엇이 되려면 이 정도 맛은 되어야 하는 걸까.

156_오늘의 메뉴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 어슬렁거리다가 배가 고파져서 엘리펀트 레스토랑에 가보기로 했다.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아 비너 슈니첼과 '오늘의 메뉴'를 주문했다. '생선인데 괜찮으신가요?' 웨이터가 물었다. 생선까스 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해서 당연히 괜찮다고 했다. 오늘의 메뉴라는 이름으로 나온 레몬을 곁들인 구운 생선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누워있었다. 생선이 나를 졸린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좀처럼 맛있게 슥싹 먹을 수가 없는 거였다. 생선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괜찮을 리 없겠지만 흑흑

155_아저씨 같음
영화 으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에서의 오후. 이렇다 할 기분 좋은 일도 딱히 없는데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졌다. 이런 건 좀 아저씨 같은데. 이 동네의 흔한 형 이 동네에 흔한 음악 서로 눈빛을 주고 받으며 유쾌하게 노래를 부르는 희끗한 아저씨들에게서 소울(Soul)을 느꼈다. '아저씨 같다'는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 속에서 멀어져도 노래는 끝도 없이 들려왔다. 리스너의 계절인가요

153_오늘의 산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이라는 운터베르크산의 높이는 1776m. 맑은 공기가 주는 청량함! 급경사에 잔 돌맹이가 많고 그늘진 곳에는 눈이 쌓여있다. 딱 보기에도 터프한 산인데 여기 사는 사람들은 동네 뒷산 오르듯 운터베르크산을 오른다. 따라 오르면서 문득 나의 페이보릿 광교산을 떠올렸다. 이 산(운터베르크산)과 저 산(광교산)이 모두 다 '산'이라고 불리운다는게 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르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느 산이나 같았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는 데서 오는 해방감 같은!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굳이 산에 오르는 이유도 다 이 기분의 힘을 알기


![[웹툰단행본] 『통제구역관리부』 1권 후기 : 이상한 변칙과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 공간에 대하여](https://img.zoomtrend.com/2026/06/09/1780996474-SE-5eda86fa-0d63-4afd-b8dd-b801879fed5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