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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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스포트라이트.

『오늘의 사이』|2017년 11월 24일

조명을 받는 쪽보다 비추는 쪽을 보길 좋아한다. 가장 밝고 선명하다는 단순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정면에 자리한 밀라노의 두오모보다 양쪽으로 나란히 놓인 건물들이 좋았다. 밤에도 성당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한 빛이 강렬하게 뿜어나오는 근원지. 어느 정도 어둠이 내려앉으면 기다렸다는 듯 탁탁탁탁 켜지겠지. 생각만으로도 멋진 순간이다. 그렇게 내 기억 속에서 광장의 주인공이 되었다.

선인장 정원이 있는 마을.

선인장 정원이 있는 마을.

『오늘의 사이』|2017년 11월 20일

남프랑스의 에즈는 선택 관광이었는데 리스트에서 보자마자 꼭 가야겠다고 다짐한 마을이었다. 갑자기 여행을 제안받기 전까진 유럽에 일말의 관심도 없던 나였지만 이 정원의 모습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었다. 골목길 끝에 자리한 작은 입구, 오르고 오르는 정원... 굉장히 아름다운데, 날씨에 크게 좌우된다는 난제가 있다. 흐리거나 안개가 낀 날에는 정원도 왠지 힘이 없는 느낌이고, 절벽 너머 바다까지의 절경을 감상할 수도 없으니까. 다행히도 날씨 운이 좋아 이렇게 맑은 날에 선인장 정원을 방문하였다. 에즈는 독수리요새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적의 공격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구축한 요새 마을이었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 심정으로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돌면서 올라가야 한다. 마을 꼭대기에 있는 선인장 정원까지는 갈림

영국인 산책로.

영국인 산책로.

『오늘의 사이』|2017년 11월 20일

니스의 영국인 산책로를 걷는 중 눈에 들어온 영화 같은 순간. 재회 혹은 기다림, 은 사실 뷰파인더에 우연히 그렇게 잡혔을 뿐이고ㅎㅂㅎ 실제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관계로 보인다. 오른쪽 여성은 계속 비슷한 자리에 혼자 남아 어딘가를 찾는 듯했으니까. 산책로 풍경을 담고 있었는데 어쩌다 이야기가 있어 보이는 사진이 얻어 걸렸다. 로마의 스페인 계단, 괌의 스페인 광장, 니스의 영국인 산책로. 대체 이 부조화는 무엇일까 늘 찾아보게 되는데, 이곳은 우기를 피하러 니스에 휴양 온 영국인들이 길을 만드는데 많은 돈을 기부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역시 돈이 최고구나 싶고. 그러고 보니 최근에 호놀룰루 국제 공항이 어떤 일본인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와이 역사에 큰 획을 긋는

크루즈선.

크루즈선.

『오늘의 사이』|2017년 11월 19일

38세의 현지 가이드는 마흔에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계획을 늦춰야 할 것 같다고. 농담조로 얘기했지만 그게 두어 번 반복되자 정말로 가고 싶으시구나 생각했다. 나는... 크루즈 여행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항구에 있을 때마다 크루즈선을 봤지만 크게 감흥은 없었다. 배 자체로만 보자면야 예쁘긴 하지만, 그런 여행이 내 타입이었던가. 출항 시간에 안 늦으려고 허둥지둥 다닐 내 모습을 상상하니 마뜩잖다. 아니 그전에 계속 배 안에 갇혀 바다를 떠돌 생각에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었다. 갇혀서 이동하는 일은 길지 않을수록 좋다. 카프리섬에서 나폴리로 향하는 50분짜리 페리를 타면서도 눈 뜨면 항구이길 바라며 잠을 택했지. 아무리 큰 배라도 어느 순간에는 배에 오르기 싫

톤톨로 씨.

톤톨로 씨.

『오늘의 사이』|2017년 11월 18일

피우지의 호텔 입구 한 구석에 의자가 놓여 있다. 손님을 반겨준다는 톤톨로 씨는 보이지 않고 사흘 동안 빈집만 덩그러니 있었다. 호텔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캐리어를 끌고 나가다가 숙면 중인 고양이를 발견했다. 아무리 이른 아침이라지만, 그렇게 '귀찮으니 그냥 꺼져'라는 자세로 주무시고 계시면 서운합니다... 사진을 붙여 놓은 건 그를 보지 못하고 떠날 경우를 위로하기 위한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