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근소근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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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소근소근 노트|2013년 2월 21일

무슨. 드라마 찍으랬지 화보 찍으랬나. 두 사람 얼굴 밖에 안 보여. 저 립스틱 컬러 뭐지, 저 블러셔 뭐지, 저 아이쉐도우 뭐지만 생각했네. 두 사람만 보이고 나머지는 다 자동 블러 처리. 극장에서 원빈 보고 옆사람 보면 오징어가 보인다더니, 송혜교 조인성이 나오니 드라마 맥락은 안중에도 없어진다. 희한한 효과네. 라네즈 대박나겠다.

[나는 행복합니다]

소근소근 노트|2013년 2월 20일

현빈과 이보영. 피폐한 삶에서 일순간 뺨을 스치는 바람 같은 인연. 정신병동의 안과 밖.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와 가족들. 미묘한 권력 구도.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가. 누가 치료하고 누가 치유되는가. 인생이 정답이 있나. 미치지 않고서 살 수 있겠나. 영화 자체는 너무나 평이한데 원작의 세계가 이처럼 팬시했을까 의문이다. 현빈이 나오니까 다 드라마 세트장 같고 컨셉 화보 같고 그래. 지옥같은 삶이 리얼하게 안 다가와. 얼마 전 본 [바비]는 너무 날 것이라 베일 것 같았는데. 배우의 존재감이라는 게 가끔은 작품을 덮기도 하는 걸까. 나의 선입견 때문일까. 다양한 역할을 연습했다는 점에서 현빈에게는 의미있는 필모일 수도 있겠다. 별 OO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소근소근 노트|2013년 2월 18일

다이얼로그가 전부 번역투야. 유학파 감독인가. 원작 대사 그대로 직역했나. 현빈과 임수정과 비와 아기 고양이와 파주 출판단지의 예쁜 집과 파스타와 사진과 레스토랑과 하정우까지. 뭐 세련되고 눈 편하고 감성과 감정의 공간도 텅텅 비어있고. 크고 고즈넉한 갤러리 한 바퀴 휙 돌고 나온 느낌. 현빈이 드립 커피 내리는 장면, 파스타 면 삶을 때 소금 크게 두 스푼 넣고 올리브오일까지 주루룩 붓는 장면, 야채 엄청 크게 써는 부분, 마치 웍 다루듯 후라이팬을 계속 괴롭히면서 야채 익히고, 마늘편도 엄청 크게 썰어서 오일에 볶는 장면, 왜 그렇게 유심히 보이던지. 내가 만드는 것도 내 친구가 만드는 것도 집집마다 파스타 만드는 요령은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야채와 양파 써는 것도 왜 그렇게 손이 느리니. 야채

[누나]

소근소근 노트|2013년 2월 18일

평이한 드라마인데. 패완얼이지만 역시 핏이 생명이라는 것. 절실히 깨달음. 핏이 드러나지 않는 면바지와 헐렁한 빅사이즈 티. 완전 사람을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더라. 나 어렸을 때 소위 힙합 스타일이라며, 바지는 바닥 다 쓸고 티셔츠는 XXL 입고. 무슨 미친 짓이었나 싶어. 예전에는 그게 이뿐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면 정말로 아니었다 싶어. 성유리가 생활의 안정을 찾고 머리도 단정한 단발머리에 핏 사는 면바지에 적당한 시스루 셔츠 입고 나왔을 때. 딱 성유리 같았어. 옷은 정말 중요한 거구나. 중요한 코드구나. 싶었다. 드라마는 설정부터. 가족이라는 지옥을 겪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족이 언제까지나 완벽한 신기루 같지만, 막상 겪어보면 완벽한 가족애, 완벽한 우정, 완벽한 사랑, 그런 건 없더라.

[아기기린 자라파] 오랜만에 만나는 아날로그 감성의 애니메이션

소근소근 노트|2013년 2월 10일

노예무역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흑인들을 마구잡이로 납치하여 노예로 이용한 역사는 14세기부터 19세기에 걸친 기나긴 세월이었다. 당시 계급사회였던 프랑스 또한 흑인 노예들이 아주 많았고, 프랑스인이 아닌 흑인, 아시아인들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주장할 수 없었다. 노예상인들로부터 가까스로 탈출한 어린 흑인 소년 마키는 계속해서 도망치고 숨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만 한다. 맹견과 권총으로 소년을 쫒는 노예상인의 추적을 피해 마키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가족영화. 전체관람가로 아주 어린 꼬꼬마부터 엄마아빠들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식민지 지배와 노예 제도로 부와 권력을 불려온 유럽 강대국들의 흑역사는 잊어도 좋다. 주인공인 아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