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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4/4)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4/4)

bleury|2015년 3월 23일

4. 아이슬란드에어... 내 인생 최악의 항공사. 호텔비 외에 추가적인 리펀을 받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날씨때문에 그런걸 어쩌라구요'라고 할 것 같다. 독일 국제 법원은 동네 마실 가듯 갈 수 있나본데 난 그렇게는 못하겠지, 아마. 완전히 아이슬란드를 떠나 헬싱키 공항에 도착하자 갑자기 안도감이 들었다. 아이슬란드에서 멀어질수록 안심되다니. 아이슬란드는 머물기엔 좋은 곳이지만 들어가기도 나가기도 쉽지 않은 나라다. 헬싱키의 반타 공항은 깨끗하고 이동에 최적화 된 구조였다. 환승 게이트 이동엔 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 저기 널려있는 무밍들을 보고, 믿을수 없게 평화로운 창밖의 조용한 풍경과 키가 큰 칩엽수들을 보고, 바에 들어가 "핀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생맥 주세요" 하고 지난 이틀을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3/4)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3/4)

bleury|2015년 3월 23일

3. 나 역시 비슷한 일정을 추천받았다. 추천이라기엔 다른 대안이 없었다. 레이캬비크-헬싱키-파리-인천... 어이가 없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어서 헬싱키가 어디냐고 물었다. 핀란드라고 했다. 핀란드가 어디냐고 물었다. 지도를 보여줬다. 야! 삼각형이자너! 레이캬비크랑 헬싱키랑 파리는 삼각형이잖아! 그러나 방법은 없었다. 난 이틀 꼬박 하늘에 둥실 떠있어야 할 운명이었다. 하릴없이 그 일정으로 리북을 했다. 독일인 부부보다 낫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헬싱키에서 잘 필요는 없으니... 비맞은 개나 병아리나 뭐 그런것들처럼 축 쳐져서 호텔로 돌아왔다. 마침 정말 비가 내렸지만, 그동안 하도 맞고 돌아다녀서 '평소보단 비가 안오네'란 생각을 하며 그냥 들어갔다. 로비에서 그동안 몇 번 마주쳤던 영국 남자와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2/4)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2/4)

bleury|2015년 3월 20일

14일 아침은 지난밤보다 더했다. 전날 밤 어떻게든 희망을 갖고 싶어서 아는 파일럿에게 어렵사리 말걸어 늦은 밤 민폐 끼쳐가며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그런것 다 소용없이 풍속은 일기예보를 훌쩍 뛰어넘어 100km/h에 달했고, 돌풍은 130이 넘었다. 창문 때리는 바람 소리가 요란해서 잠을 거의 이룰 수가 없었다. 발이 묶인 여행객들 덕에 호텔이 만실이라 12시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면 어디로든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그때까지만해도 호텔이 영 마음에 안들었기때문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있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여행지에서는 뭐가 됐든 어떻게든 된다.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공사중인 바에 들어가보니, 한결 차분해진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의 삽질 모험기와는 관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1/4)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방법 (1/4)

bleury|2015년 3월 17일

지난 3/9 ~ 3/15 일정으로 아이슬란드에 다녀왔다. 그 곳은 들어갈때도 평생 잊지 못할 공포의 착륙을 보여주더니, 떠날때는 무려 이틀을 더 머물게 했다. 사실 3/13에는 파리에서 쇼핑을 하고 지인들을 만난 후 넉넉하게 3/14일 저녁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것이 원래의 내 스케쥴이었다. 그러나 다음 여행기는파리에 있었어야 할 3/14 아침 케플라빅 공항 라운지에서 마지막 이틀을 돌이켜보며 정리한 글이다. ------------------------------------------------------------------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않았다... 13일의 금요일에 이어 14일의 블러디화이트데이까지... 난 지금 파리가 아닌 헬싱키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케플라빅 공항에서 기다리는 중

그녀 Her (2014)

bleury|2015년 2월 3일

주위에서 극찬을 많이 들어서 기대하고 봤는데, 재밌긴 했는데 그정도 찬사를 들을만큼은 아니었음. 내가 정말 아낌없이 후한 평가를 주고 싶은 분야는 미술과 의상. 특히 의상! 근미래 배경의 영화 중 이 영화만큼 '가장 그럴싸한' 패션을 보여준 영화는 단언컨대 없었다. 그때는 어쩌면 정말 하이웨이스트 팬츠에 차이나 칼라의 컬러풀 파스텔톤룩이 대유행일지도 몰라! 이상한 헬멧에 부직포같은 반짝이옷보다 이쪽이 훨씬 더 센스가 맞아보인다. 극중 등장하는 집, 회사, 클럽, 대중교통 등의 배경은 마치 컨셉북처럼 이상적일 정도로 깔끔한 동시에 개인적이고 실용적으로 보였다. 내용은... 외롭고 쓸쓸해서 누군가를 갈구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미성년자와의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