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U MISS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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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

DID U MISS ME ?|2019년 12월 11일

동화 속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갔다가 이상한 나라로 떨어지게 된다. 그럼 이 영화의 수남이는? 수남은 돈 따라 자본주의 굴로 들어갔다가 제아무리 성실히 일해도 행복해질 수는 없는, 그야말로 '이상한 나라'에 불시착한다. 존나 웃긴 건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갔던 것이나 수남이 돈을 따라갔던 것 모두, 그게 나쁜 추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앨리스는 순수한 호기심 때문에, 그리고 수남은 그저 살기 위해서. 문명 사회에서 태어났으면 돈이 필요한 게 당연지사잖아. 근데 그거 좀 따라갔다고 이 꼴 나는 게 과연 맞는 거냐- 이 말이야. 엄밀히 따져봤을 때, 영화가 조준하는 것이 '자본주의' 그 자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영화가 겨누는 진정한 타겟은, 바로 그 자본주의 국가에서 계획적으로 단단히 버티고

결혼 이야기

DID U MISS ME ?|2019년 12월 9일

라는 제목과는 상이하게, 니콜과 찰리가 겪어온 둘의 결혼 생활은 카메라가 담지 않은 영화의 바깥에만 존재한다. 영화 초반 스케치로 살짝 묘사 되기만 할 뿐, 둘의 결혼 생활 모습을 상세히 보여주는 과거 회상 장면 따윈 영화 속 그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정작 영화는 '결혼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갈라 서기로 마음 먹은 상태인 찰리와 니콜의 이혼 과정만을 담담히 보여 준다. 그런데도 왜 이 영화의 제목은 '이혼 이야기'가 아닌 '결혼 이야기'인가. 영화는 두 시간 내내 이혼의 과정을 성실하게 옮긴다. 국가마다 이혼하고 관련된 법과 그 과정이 서로 다를 것이라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의 그것과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만약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미국인이라면. 특히

나이브스 아웃

DID U MISS ME ?|2019년 12월 8일

질감으로 치자면 따뜻한 벽난로 앞의 안락 의자에 앉아 직물로 짜인 카펫에다 발을 비비며 듣는 이야기 같은 영화. 아가사 크리스티나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 소설들을 읽으며 상상했던 그런 느낌들이, 영화 곳곳에 잘 스며들어 있다. 그만큼 프로덕션 디자인이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 아닌 게 아니라 빅토리아 시대 풍의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인데, 시간 배경은 현대라 등장인물들이 죄다 스마트폰 들고 구글이나 인스타그램 타령하고 있는 게 백미다. 스포일러 아웃 ! 결국은 가족주의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해 그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표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름이 아니라, 정말로 '가족'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영화다. 트롬비 가문의 사람들은,

메기

DID U MISS ME ?|2019년 12월 8일

인간은 의심의 산물이다. 애초 자연과 과학에 대해 '왜?'라는 질문이 없었다면 지금의 인간과 인류 역사는 존재하지 않았을테지. 허나 그 '왜?'라는 질문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질문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비집고 들어오고, '왜?'라는 한 글자짜리 짧았던 질문은 이내 '누가?', '너야?' 같은 응용문들로 변화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질문의 부피가 그 관계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어느새 터져버리는 순간에, 바로 그 때문에 대부분의 인간 관계는 파탄난다. 이처럼 인간에게 있어 당연시 되는 '의심'이라는 것을 영화적 소재로 차용하고 있건만, 어째 영화는 내내 주마간산에 뜬구름 잡는 것처럼만 보인다. 비교적 짧은 포맷의 단편 영화들에서는 번쩍이고 반짝이던 아이디어와 연출들은 장편 영화라는 형식

포드 v 페라리

DID U MISS ME ?|2019년 12월 5일

제임스 맨골드는 언제나, 남자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정서가 무엇인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만약 제목대로 포드 차를 타는 남자와 페라리 차를 타는 남자, 이렇게 두 남자가 주인공인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이미 론 하워드의 가 보여줬던 것처럼, 그거라면 그거대로 또 멋진 우정과 질투의 드라마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가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 힘을 모아야만 하는 팀내 두 명을 주인공으로 삼음으로써, 단순한 경쟁의 이야기로 끝내지 않고 결말부 켄 마일스가 내리는 선택에도 방점을 찍어준다. 남자들이 갖고 있는 본성 중 좋은 것들도 분명 있다. 우정이나 의리. 집념. 물론 여자들도 충분히 갖고 있는 덕목들이지만, 이상하게도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