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켄 로치가 마음을 찔렀다. 그것도 갑자기, 더 정확하게 '기습적'이라는 표현으로.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지금 말하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반응에는 아무것도 보태고 싶지 않다. 이 영화의 결말은 윤여정의 <죽여주는 여자>처럼 무기력하다. 그러나 안다. 지금 현재 여기의 공기가 그렇게 막혀 있다. 켄 로치의 영화가 좋은 경우는 코미디일 때다. 다른 경우는 너무 힘이 들어가서 결국 어쩔 수 없는 결말에 이르게 된다. 영화적으로는 정말 볼품없다. 그러나 결국 이 영화가 켄 로치의 마지막 영화가 된다면 진짜 나는 슬퍼할 것이다. 아마 남몰래 울지도 모른다. 02 '기습적'으로 나를 찌른 또다른 영화는 마렌 아덴의 <토니 에드만>이었다. 페이소스가 강한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