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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조 검사는 실재하는가

By  | 2012년 4월 16일 | 
<범죄와의 전쟁> 조 검사는 실재하는가
군 시절 보직상 공판과 검사조사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관찰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말이 검사조사지 조서의 진위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기소내용을 검토하는 등 자질구레한 일은 대개 수사관들 몫이었다. 고참들이 말하길, 지청의 검사들은 이른바 '향검'으로 큰 사건을 맡아 수도권으로 올라갈 생각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한 번은 마약사범이 함정수사를 주장하며 경찰에서의 진술을 뒤집은 적이 있었다. 물론 망상 수준의 횡설수설이었지만 일단 피의자가 범죄사실을 부인한다면 기소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일이다. 수사관이 몇 시간에 걸친 조사 끝에 결국 검사를 불렀다. 이윽고 옆 방에서 짜증 가득한 얼굴로 행차하신 검사님. 권력의 아우라란 그런 것일까. 마흔도 채 넘지 않은 것 같은 젊은 검사가 조사실에 발을 들여놓

<탑밴드2> 2회 스테이지 후기

By  | 2012년 5월 13일 | 
<탑밴드2> 2회 스테이지 후기
저작권을 노리는 하이에나떼들에게 맞서는 노엘 겔러거의 준엄한 경고. 보고있나 이글루스? 1. 가장 아쉬웠던 밴드는 비틀즈의 come together를 하드한 록큰롤로 커버한 재봉브라더스. 솔로도 좋았고 (클라이막스에서 다소 호흡이 달리는 모습이 보였으나) 보컬의 에너지도 돋보였다. 이날 출전한 팀들 중에는 해리빅버튼과 함께 가장 하드한 사운드를 보여줬는데, 마룬5를 신스팝으로 커버한 자보아일랜드에게 밀려 떨어지고 말았다. 신대철은 메탈라템이 아니라 재봉브라더스를 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자보아일랜드의 아이디어는 신선했는데, 넘실대는 '뽕끼'가 거슬렸다. 한국에서 키보드를 통해 레트로를 구현하려는 시도는 왜 뽕끼로 흐르는지 모르겠다. 이 팀만이 아니라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뽕끼가 물

<탑밴드2> 3회 스테이지 후기

By  | 2012년 5월 20일 | 
<탑밴드2> 3회 스테이지 후기
1. 와이낫이 why not을 불렀다. 구성력에 있어서나 라이브에서의 쾌감에 있어서나 그들의 베스트 넘버라고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패를 다 보여주고 간 것 아닌가 싶다. 그래도 함께 나온 두 팀을 모두 제꼈으니 만족해야 하는 건가. 와이낫을 처음 본 것은 2004년 어느 클럽.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 쏟아져 나오는 시원한 그루브에 넉다운 됐다. 좌중을 압도하는 데도 여러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이들은 그루브를 살아내는 것으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나오면 반드시 터지는 호타준족의 1번타자 같은 라이브랄까. 음악이 '좋다'는 말보다 '즐겁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분들. 후주에선 10년 넘게 꽹가리를 던져왔는데 잘못 던져 부상을 입었다니 이것이 공중파의 영험함인가. 2. 로맨틱 펀치의 purple r

<좀비랜드> 오프닝 : 메탈리카의 영화적 변주

By  | 2012년 4월 18일 | 
사실 변주란 말은 옳지 않다. <좀비랜드>의 오프닝 크레딧은 지금껏 보아온 어떤 메탈리카 뮤직비디오보다 더 메탈리카적이다. 84년 <ride the lightning> 앨범의 수록곡이니 20년 넘는 시차를 가진 셈인데, 애들 장난 같은 요즘 락씬이 감히 넘보기 힘든 초절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크레딧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넘어지는 아이디어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슬로우모션이 원곡의 터질듯한 리듬감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언젠가 홍대에 공연을 보러 갔다 꼬꼬마 밴드 애들이 말하는 걸 들었다. - 저건 너무 올드스쿨인데.- 올드스쿨이 뭐야?- 왜 다리 벌리고 서서 기타 치면서 우워워 하는 아저씨들 있잖아.- 아. 그런 거. 철없는 것들. 꼰대라서 미안한데, 그 아저씨들

<설국열차>의 종착점 : 듀나와 이동진의 비평을 지나

By  | 2014년 4월 3일 | 
<설국열차>의 종착점 : 듀나와 이동진의 비평을 지나
1. 듀나는 이 영화의 알레고리에 대한 단선적 해석을 경계한다. 해석의 다양성이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 이 영화를 스릴러나 액션으로 보지 않고 어드벤쳐나 SF로 본다면 리듬감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다. 외려 알레고리에 대한 해석을 열어둘수록 영화의 리듬은 갈피를 잡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간다. 스릴러라고 하기엔 쉼표가 지나치게 많고 어드벤쳐라고 하기엔 의외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 영화의 리듬에 관한한, 듀나보다는 이동진의 해석(다소 헐겁다)이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설국열차>의 단점은 협소한 공간과 단일한 소재라는 재료를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데 있다. 다양한 해석은, 이야기가 밀도있게 진행되는 동안 관객 스스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