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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길동, 스텝이 꼬이다

By  | 2016년 7월 8일 | 
탐정 홍길동, 스텝이 꼬이다
상당히 괜찮은 발상이다. 주인공은 하드보일드 느와르에서 튀어나온 명탐정. 잔인하고, 가차없고, 영리하다. 그렇다고 유머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인간도 아니어서 혼자서 성장드라마 한 편을 가득 채울 전사도 풍부하다. 이제훈의 연기도 역할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한국형 배드 애쓰, 도전해볼만한 영역 아닌가. <공공의 적>의 강철중, <추격자>의 엄중호를 생각해보라. 이 계보는 의외로 검증된 흥행 코드다. 여기에 코미디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 말순이가 담당하는 유머는 타율이 높고, 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가족애와 결합되어 있다. 가난한 두 자매와 나이 든 조부, 등장하는 장면마다 확실한 안타를 날려주는 아역배우, 정확한 각본과 연출의 삼위일체는 서사 진행을 방해하는 일 없이

<소셜 네트워크>, 자본주의 수퍼히어로 무비

By  | 2014년 4월 13일 | 
<소셜 네트워크>, 자본주의 수퍼히어로 무비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수사는 대개 다음과 같다. 관계에 대한 스릴러, 자본주의 교훈극, 천재 너드와 상식적 세계와의 마찰. 결론부터 말해 이 같은 평들은 부분적 해석은 될지언정 이 영화의 갈래를 정확히 지적한 것은 아니다. 아론 소킨이 각본을 맡았던 또다른 영화 <머니볼>과의 유사성부터 시작해 보자. 두 영화는 모두 사실에 기반해 있고, 능력있는 의사결정권자의 탄생과 그들의 성공담을 그리고 있다. 소재만 다를 뿐 두 영화의 결론은 같다. 하나는 야구로 돈을 벌고, 다른 하나는 닷컴으로 돈을 번다는 차이 뿐, 두 영화의 주된 플롯은 이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을 쟁취하느냐는 것이다. 빛나는 아이디어와 추진력, 시장에 대한 기민한 판단, 니즈에 대한 통찰, 이런 것들이 '저

한국 대중음악의 상황

By  | 2016년 7월 2일 | 
감이 안 잡히는 분들을 위해 영화로 바꿔봄. 영화사 3개가 만드는 작품만이 배급되는데 이들이 만드는 영화는 1) 발연기를 주무기로 하는 아이돌1에서 아이돌 10까지 떼로 출연해 정체불명의 언어로 각자 연기하다 사라지거나 2) 욕 잘하는 동양인이 흑인이 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세상에 이런 일이 극장판이거나 둘 중 하나. 이 와중에 유통구조가 잘못되는 바람에 수익은 감독과 스탭에게 돌아가지 않음. 제작자들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동 창작 시스템을 구축, 외국의 레퍼런스를 잘개 쪼개고 덧붙여 어디서 본 듯한 시나리오를 대량생산. 결국 배우 소속사를 겸하는 영화사는 영화가 나오면 배우를 예능에 출연시키거나 광고, 행사를 돌려서 수익을

<레 미제라블> 혁명의 이미지, 혁명의 뮤직비디오

By  | 2014년 4월 8일 | 
<레 미제라블> 혁명의 이미지, 혁명의 뮤직비디오
1. 영화라는 무대 뮤지컬과 영화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대의 존재다. 연극은 무대가 곧 프레임이다. 뒤집어 말하면, 영화에서는 프레임이 곧 무대다. <지젝의 기묘한 영화강의>에서 지젝은 영화가 욕망을 전시하는 방식을 정확하게 설명한다. 클라렌스 브라운의 <possessd>에서 여주인공 앞을 지나가는 기차는 필름의 은유다. 필름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살아 움직이는 욕망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것이 무대임을 자주 잊는 것은 영화가 가진 가장 진화한 시청각 매체라는 사실 때문이다. 다큐와 픽션을 구분하는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프레임을 무대로 치환하려는 극단적인 시도는 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빌>이다. 도그마 선언의 진의는 영화의 매체 형식상 한계를 넘어 관객과 사물의

롹킹한 음악영화 베스트 22

By  | 2014년 6월 21일 | 
롹킹한 음악영화 베스트 22
22. 락큰롤라 락큰롤과는 아무 관계 없는 전형적인 가이 리치 영화. 대니보일 다운그레이드 버전 아니랄까봐 한심한 스토리라인과 난잡한 편집이 관객을 도발한다. 우연히라도 보지 말 것을 권한다. 21. 락스타 마크월버그가 사악한 헤비메탈의 마수에서 벗어나 그런지로 귀의하는 과정을 그린 종교영화. 삽질을 이렇게 돈 처들여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능력. 20. 록커 과거 억울하게 밴드에서 해고된 드러머 삼촌이 우연히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조카들 밴드에 합류해 성공한다는 내용의 코믹 드라마. 천재라는 애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데서 오는 황당한 괴리감이 관객의 승질머리를 자극한다. 베이스 주자로 나오는 엠마스톤의 풋풋함이 유일한 볼 거리. 19. 아임낫데어 예술 한 뚝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