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 다시는 못 놀것처럼 게으르게 놀자. 그리하여 우리의 둘째 날 일정은 단 하나, 재빠르게 조식을 먹은 후 워터붐에서 하루 종일 노닐기. 호텔 선택의 입지조건도 단 하나, 가까운 곳이었다. 처음 이박을 했던 까르띠까는 워터붐, 디스커버리 몰과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었기 때문에. 한겨울에 찾은 발리의 진면목은 다음 날 아침에 느껴진다. 문을 열었을 때 느겨지는 더운 기운, 폭설의 나라에서 한참은 못 보았던 소다색 하늘, 몇 걸음 나가면 바로 보이는 바다 같은 것들. 여름을 지독히 혐오하는 내게도 무척이나 반갑기 그지없는 풍경들이다. 사실, 호텔 앞 바다는 근처에 즐비하게 늘어선 네온사인 덕분에 익숙한 해운대 느낌이 나긴 했지만 아무렴 어때. 까르띠까 호텔에서 몇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