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카이사르가 확신에 차서 한 말처럼 여행의 묘미는 '그곳'에 가서 간접적으로만 접하던 곳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을 마친 지금 돌이켜 보면, 그건 반쪽짜리 묘미에 불과했다. 여행이라는 행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주는 건 결국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나와 다른 삶의 궤적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통해 새로운 삶의 지평을 보게 되기도 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과정 가운데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새로운 곳으로 난 창문 같기도, 때로는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 같기도 했다. 이스라엘 키부츠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